벚꽃이 많이도 열렸더군요
기지개를 켜고 있는 꽃봉오리가 귀엽습니다
지난 시간엔 머신 메이드와 마우스 블로운의 성능 차이를 실험했었지요
그렇다면 최고의 잔은 어떤 경치를 보여 줄까요?
월요일 출근을 앞둔 새벽
시발 비용 20만 원을 지출해 버린 나
오스트리아를 합스부르크가 지배하던 시대
황실에 샹들리에 등을 납품하던 로브마이어의 와인 글라스입니다
공식 카탈로그에는 워터 글라스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두께는 잘토가 훨씬 얇은데 그 못지않게 가볍고 크리스탈의 색택이나 형태의 우아함이 비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탱탱한 텐션을 가진 곡선이 와인 한 잔 마시라고 유혹하는 것 같습니다
도멘 폴 블랑크
리슬링 슐로베르크 그랑 크뤼
2017
폴 블랑크 = 와이너리 이름
리슬링 = 품종
슐로베르크 = 밭 이름
그랑 크뤼 = 프랑스 알자스 와인에서 가장 높은 등급
잘토는 설거지가 귀찮기 때문에 지난 테스트에서 잘토와 큰 차이는 없었던 마크 토마스를 사용해 비교 테이스팅했습니다
알자스 떼루아의 특징인지 짜릿한 산도가 앞서고 열대 과일스러운 향이긴 한데 진득하게 푹 익은 이미지 보다는
생기 넘치는 푸릇푸릇함에 가깝습니다
알자스 산맥 어딘가의 꽃밭에 코박죽하면 이런 향일까요?
로브마이어가 마크 토마스보다 다채로운 향을 훨씬 해상도 높게 표현합니다
특이한 점은 향이 시원하게 느껴지네요
미친 맛인데?
미친 포도 아니야?
돈만 있으면 박스로 사 놓고 마시고 싶습니다
다음날
또 주방 들어갈 생각에 시발 시발하다가
로브마이어의 두 가지 글라스를 더 주문했습니다
잔 3개에 주방 월급 절반을 태운 나
나의 과소비를 알까?
??? : 뭐 이런 그지 새끼가 다 있어!
마침 방장 생일 술방이라 축하하는 의미로 샴페인을 마셨습니다
방장은 샴페인보다 레드를 더 좋아하시잖아요?
샴페인 레테 보트랑 밀레짐 2014
유투부에 와인킹이라는 와인 업계 최고의 전문가인 '마스터 오브 와인' 피터 코프와 그의 한국인 제자가 운영하는 채널이 있습니다
관심있는 시청자 나부랭탱이는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와인킹의 샴페인 테이스팅 영상에서 글라스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는데요, 피터 할아버지는 아주 고급인 샴페인이 아닌 이상
반드시 전용 글라스인 플루트에 따라야 한다고 하십니다
길쭉한 형태가 버블을 관찰하기에 용이하고 탄산을 지키며
좁은 입구가 향을 농축시키기 때문입니다
튤립 모양의 하이브리드 잔도 언급하시는데 로브마이어 샴페인 글라스가 그런 타입입니다
그럼 잔의 형태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험해 보겠습니다
1 - 로브마이어 발레리나 샴페인
2 - 로브마이어 발레리나 버건디
3 - 로브마이어 발레리나 워터
파삭한 느낌의 좋은 산도
10년이라도 묵은 보틀이라 그런지 배, 꿀 등의 진한 노트가 감지되고 하얀 꽃과 구운 빵 냄새
경험해 본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국가 스파클링 와인보다 확실히 좋은 품질입니다
탄산 보존은 샴페인 글라스가 압승
입구가 좁고 다른 두 잔에 비해 여유 공간이 적어서 집향에 불리할 거라 생각했는데 샴페인은 발향 방식이 일반 와인과 달라서 그런지 별 문제 없었습니다
버건디 글라스는 탄산이 정말 금방 날아가서 그냥 잘 만든 화이트 와인 느낌
하지만 화이트에 같은 가격대라면 다른 선택지가 많습니다
오래된 고급 샴페인이라면 버건디 글라스가 샴페인 글라스보다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워터 글라스는 향을 굉장히 진하게 압축하네요
탄산도 어느 정도 살아있구요
아름다운 기포를 감상할 수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샴페인 글라스의 퍼포먼스가 압도적으로 좋았어서
순위는
샴페인 > 워터 > 버건디
입니다
안주는 옆집 찰스님이 주신 야추 바사삭을 먹었습니다
샴페인과 공짜 치킨이라니
인생을 잘 살고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강아지 사진 의무 첨부제
준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샴페인 목욕을 하는 부자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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