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런저런 상황들로 꼬이고 치이면서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서 좀 쉬고 싶다... 라는 도피처 비슷하게 왔던 곳이 지금 있는 대구 입니다.
저 건물 1층에서 대구 생활의 시작을 했었죠. 지금은 사라졌지만
요즘 아침 운동하러 가면서 여길 지날일들이 생기면서 잠깐 차세워놓고 찍었습니다.
감회가 새로워요.
그때는 미래가 굉장히 밝을 것 같고 내가 그렇게 만들어 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자만심도
있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함께 하는 직원들과도 잘 어울렸고 같이 으쌰으쌰 하면서 뭔가 잘 될 것 같았던 시절이었는데
사람 일이 맘 먹은 데로 되면 그게 인생인가 싶을 정도로 항상 맘 먹은 것과 반대로는 잘 되죠 ㅎㅎ
고민 있거나 뭔가 지적을 해야 하는 직원들이 있을 때 마다 이곳으로 데리고 나와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기도 했고
그저 쉬는 공간이기도 했고
다른 업체 분들과 마주치는 장소이기도 했고
여러 사람들과 마주하며 얘기하던 장소.
여기 학교가 내부적인건 지랄맞아도
외형적으로는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는 편이어서
산책하기도 좋고 일하는 환경은 좋았었습니다.
여기서 계속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걸 모를 수도 있겠죠. 너무 당연하니까
뭐든 잃어 봐야 소중함을 알듯이
학교가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놨어요.
봄 되면 저 위쪽으로 벛꽃나무도 이쁘게 피고
여기가 알게모르게 드라마나 영화 촬영등도 했던 것 같더라구요
동감의 몇 장면도 여기였던 것으로 알고 있고 드라마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비가 오다 아침에 비는 그쳤지만 구름이 잔뜩 찌뿌린 날씨
근 8년 넘게 이 곳에서 일하면서 기쁨도 슬픔도 분노도 아쉬움이 담겨 있는 추억이 있다보니
옛 생각들 잠깐 하며 사진좀 찍었습니다.
아무 연고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는 대구에 와서 지금까지 있게 된 것도 신기하고
내가 주체가 돼서 뭔가 해보려고 하다 깨지기도 하고 망하기도 했지만
꽉 막힌 상황이 있으면 또 버티다 보면
확 뚫리는 상황도 있지 않겠습니까
가끔씩 오셔서 이런저런 사는 얘기들 힘든 얘기들 안풀리는 얘기들
서로 공감해주며 들어주고 아쉬워해주고 기뻐해주고 축하해주고 슬퍼해주고
그러고 싶어서 시작했던 방송이었거든요.
조금더 한 분 한 분 게임으로 인한 가볍고 장난 스런 분위기도 좋지만
가끔은 누군가들은 피곤한얘기들 한다 싶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저런 고민들 서로 풀어 놓기도 하며
만나뵐 수 있는 편안한 날들이 길어지길 바랍니다.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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