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두운 밤하늘을 떠서 방을 채운다 너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무덤덤한 매트리스를 몇번 두드리고 조금 패인 자국을 쳐다보다가 누워 기다린다 이불이 바스락거리는 기척만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고 너는 아직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천장에 매달려있던 차가운 공기들이 서서히 아래로 내려앉는다 창을 몇 번 두드리던 바람은 그냥 지나가버리고 달빛이 살며시 창틀에 와 앉는다 이 모든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도 네가 없어서이다 너를 만나고 싶어서 계속 기다릴 것이고 이대로 뜬눈으로 밤을 지샐지도 모른다 어쩌면 네가 오지 않는 몇 가지 이유들을 꾸며낼지도 모른다 그리고 너는 결국 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부질없이 눈을 감고 더 어둡고 깊은 곳으로 너를 찾으러 가고 너는 여전히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