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멜_ 0

일단 첫번째로 제가 선천적으로 아싸 종특이 있나봐요.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면 혼자서 천천히 차근차근 처리해나갈 수 있고, 힘든 일이 있어도 그냥 혼자 시간좀 가지면 툴툴 털어낼 수 있는데... 남들이 도움을 주려고 하거나 위로를 하려고 하면 오히려 그게 스트레스가 돼서 다가와요... '제발 나좀 그냥 내버려뒀으면...' 하고요.

이게 내가 뭔 억하심정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다 나 도와주려고 그런건 알겠는데... 그냥 남이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에 간섭하는 순간 짜증이 나버리는데... 또 얘가 좋은 마음으로 이러는거 아니까 겉으론 고맙다고 ㅎㅎ거리면서 해야되는데 거기서 또 스트레스 받고...

좋은 점도 있는 반면 오히려 남들이 호의를 보이면 불편해지니 애매한 성격이죠?

두번째는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일단 제가 공감능력이 되게 애매하게 있는건지 없는건지 모르겠어요.

막 소설이나 영화, 만화 같은거 보고 광광 우는거 보면 내가 되게 감성적이구나 싶거든요? 그런데 그런 일들이 막상 저한테 닥치면 되게 무감각해져요.

친구가 팡팡 울고있어서 위로해주긴 해야하는데 그냥 귀찮기만 하고 되게 답 뻔히 보이는거 멍청해보이고... 막 남들처럼 슬퍼하면 같이 슬퍼해주고 위로해주고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돼요...

심지어는 외할머니나 사촌 동생 상 치룰 때도 옆에서 어른들도 울고계신데 전 눈물 한 방울 안나오더라고요.

제가 가족들을 싫어했던 것도 아니고 친한 동생이었고 외할머니도 어렸을 때부터 거의 저를 키우시다싶이 하시고 되게 이뻐해주셨는데... 저도 저를 이해를 못하겠어요. 그냥 눈물이 안나왔어요...

어렸을 땐 제가 뭔 소시오패슨가 싸이코패슨가 싶어서 막 인터넷에 떠도는 테스트 같은 것도 막 풀어보기도 했는데 그런 것 같진 않고...

딱히 제 성격이 싫다는건 아니고... 그냥 불편해요... 사는 데...

p.s. 성격에 대해 고민하게 된 계기가 참 웃기는게 어느 분이 애니 보고 울면 씹덕이래요. 전 그게 보통인 줄 알았거든요. 검색해보니까 보통은 안운다는 인식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하고싶은 말이 뭐냐면...

씹덕이 애니를 보고 우는 것이 아니라, 애니를 보고 우는 이가 씹덕이 되는 것이다.

너는 씹덕의 자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너를 울릴 애니를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