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끝자락.
저에게 아주 낯선 보급상자가 떨어졌습니다.
분명 이렇게 사진으로 볼 때는 그렇게 크지 않아보였는데...
무려 4.4kg 이라는 묵직한 친구가 저에게 배송 되고 있었죠.
너무나도 눈에 잘 띄는 크기였기에 얼른 집으로 옮겼죠.
젤리가 들어있단 말은 들었지만 이건 도저히 젤리로만 채운 웅장함이 아니었기에 조금 긴장했습니다.
오픈 하자마자 보이는 무슨 군복 패턴에 1차 당황 ;
리얼 보자마자 이 안에 사람 하나 썰려있는거 아니냐며 막내랑 같이 술렁술렁 함 ㅋㅋㅋ
자두사탕을 좋아한다 했더니 한 봉지가 아니라 사탕으로 완충제를 만들어버린 센스에 2차 당황 ;
하나하나 다 찾아 먹어야 하는 내 기분, 마치 쌀을 골라내는 콩쥐 심정 ㅎ
짬처리 편지봉투를 열어보니 쓰다 남은 스티커는 그렇다 치고, 본인 증명사진을 넣어놓은 의미모를 행동에 3차 당황 ;
아니 그리고 편지 봉투가 아니라 짬처리 봉투에 본인 사진을 넣는 놈이 어딨죠?
당황함만이 가득한 이 선물상자는 아직까지 큰 미스테리가 남아있습니다.
대체 저 군복 덩어리는 무엇인가.
리얼 조각 조각 썰려버린 사람인가...?
는 길리슈트.
예, 진짜 존나 보급이었던 것 입니다.
옆에서 봄이가 뭘 이딴 걸 받았냐는 표정인거 보이십니까?
아, 그런 표정 아닌거 같다고요?
그럴리가 ^^ 저걸 찍고 있는 제 심정이랑 똑같은 표정인걸요.
제가 받고 빡쳐할 걸 분명 알고 있던 사람은 단 하나.
보급을 떨어뜨린 사람이겠죠.
그는 매우 영악하고 용의주도하게 편지의 첫 구절부터 서약을 받아냅니다.
이미 보급템을 먹어버린 저는 힘이 없었기에 파들파들 떨리는 손으로 싸인까지 했더랬죠...
편지를 다 읽고 상자 내용물을 다시 한번 살펴봤습니다.
혹시나 본인이 입을 걸 내게 준건 아닐까, 아님 상자를 잘못 포장했나?
그러나 젤리로 가득 채워진 내용물이 대놓고 저를 위한 것들이라 진짜 어이가 없고...
앞으로 얼마나 먹어야 바닥이 보일까 생각하면 조금 혀가 달다 못해 아려오고...
안 그래도 동그란 턱인데 젤리 씹다 네모가 될 때까지 먹을 수 있겠다며 좋아하기도 잠시.
이 꽃같이 맛대가리 없는 젤리는 대체 누가 만든거며, 무슨 의도로 내게 보낸 건지 진짜 김제비를 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아, 김제비가 누구냐고요?
이 새끼요. 이 새끼...
보급 떨군 새끼...
그래도 팬심은 팬심 아니겠냐며 저는 기쁜 마음을 가지려고 했습니다.
네, 오늘 방송에서 리뷰를 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각종 쏟아지는 닮은 꼴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제가 봐도 그랬기에 반박도 못하고 도라에몽 주먹만 파들거렸습니다.
이런들 저런들.
선물을 보내 준 친구도 리뷰 방송에 매우 만족하는 눈치고 저 또한 일용할 간식거리가 많이 생겨 기분이 좋네요.
화가 났다기 보단 어이없고 당황스러운 선물이지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김제비군.
그리고 자꾸 다음을 기약하는데, 꽃바지 다음으로 길리슈트면 다음은 굳이 받고 싶지 않다고 이 자리에서 말씀 드립니다.
예? 아시겠냐구요.
p.s. 21/02/27 팬심 리뷰 방송 이미지_화면에 잘 나온 버전.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