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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명찰

잘잤다
2019-09-09 20:23:58 191 0 0

초등학교 3학년 때는

6학년이 되게 커보였다

키가 어른에 가까워지니 그냥 어른 같았다

하지만 직접 6학년이 되니까 다른게 없었다


6학년때는 중딩이 커보였다

동아리도 하고 연애도 하고 축제나 가서 춤도 추고

어른 없이 친구들끼리 계곡도 놀러가고

근데 직접 되고 나니 그런것들은 그저 그랬다


중딩때는 고딩이 커보였다

야자를 하면서 집에 늦게 들어오고 모의고사를 치고

수능을 준비하고 선생님이랑 진로상담을 하고

직접 되어보니 별거 아니었다 그렇게 신경 쓰이지가 않았다


고1 때는 고2, 고3이 커보엿다

교복과 사복을 섞어 입고 진로를 설정하고 공부에 열중하고

선생님이랑 농담을 주고받고 성인을 앞두고 있고

직접 되어보니 그리 대단한 것들이 아니었다


그렇게 나는 민증이 나오고 성인이 되었다

어릴때 그렇게 멀게 느껴지던 성인이 되었다


그렇게 성인이 되어보니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아무렇지가 않았다

직접 성인이 되어보니 알게 되었다

성인은 성인이 아니었다

우리는 청소년에서 성인이라는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이라는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라는

단계를 넘어가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살다 보니 그런 명찰이 달린것뿐이었다


이걸 알게 되고 나니

이상하게도 부모님이 떠올랐다


이제는 부모님이 부모님이 아니라

그냥 나와 같은 한명의 사람으로 보인다

그저 부모라는 명찰이 달린


그게 존나게 마음을 후펴판다


내가 직접 느낀거를 시로 옮긴거는 처음인데 괜찮나요? 좀 간추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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