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엔디님 
蜀道難(촉도난)
噫吁戲危乎高哉(희우희위호고재) 어허야아!, 위태롭구나, 높을시고.
蜀道之難難於上靑天(촉도지난난어상청천) 촉나라 길은 푸른 하늘 오르기 보다 어렵다.
(중략) - 당나라 시인 李白(이백)
촉나라.
파촉, 익주라고도 불리기도 하는
한(漢)나라의 시조 유방과 삼국지의 유비가 힘을 모은 땅.
멀국지를 본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지명입니다.
험난한 산맥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분지 지형은
들어가기도 힘들거니와 떨쳐 나오기에도 어려워서
‘천하가 다스려져도 촉은 다스려지지 않는다’ 같은 말이 있을 정도로
과거에는 중원(中原)과 동떨어진 별세계라 할 수 있는 지역인데,
현대에는 티베트인이라고 불리는 장족 외에도 묘족, 강족(납서족), 백족(바이족) 같은 다양한 민족들이 주로 거주하며
지금도 고급 석재로 취급하는 대리석의 어원이 되는 대리국이 존재했었던,
다른 문화와 법칙이 지배하는 신비한 일이 벌어지는 세계...
이야기는 이곳에서 진행됩니다...
때는 북송(쯤), 우리가 익히 아는 [수호지]의 배경이 되기도 하는 시대,
아직 이민족들이 중원을 무너뜨리기엔 이른 시기지만
중원 땅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반란과 도적떼, 침범해오는 유목민들에 의해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데이터] 하락(河洛) 유니버스에 대하여... (1) (의천도룡기 외전)
하지만 이 모든게 무슨 상관일까요?
한달 전, 우리는 김용군협전(의천도룡기 외전)의 세계에서 십사(十四)천서를 모두 수집하고
성당을 통해 현실로 돌아오지 않았습니까?
아야야...... 드디어 돌아온 건가?
하하하...... 옛 시대의 친구들이랑 작별한 건 슬프지만, 그래도 다시 현대과학의 품으로 돌아오니 친근함이 느껴지는걸......
...... 어라?
이... 이 괴상한 곳은 뭐야!
잠깐, 잠깐!! 나는 우리 집으로, 컴퓨터 앞으로 되돌아갔어야 하잖아?
내가 어디로 온 거지?
남현, 북추, 그리고 임 요리사, 빈랑 씹던 공씨가 날 함정에 빠뜨린 건가!
이게 어디가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거야! 아이고...... 내가 또 어디로 온거지?
------------------
◆ 여기서 잠시......
유한회사 지관 (1992-1999)
우리는 저번 글을 통해 지관과기(智冠科技)라는 대만의 게임 회사가 어떻게 한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그 회사의 게임인 김용군협전 (의천도룡기 외전)은 어떤 게임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용군협전의 성공 이후, 지관 산하의 하락공작실은 이소룡이 떠난 뒤 100년 뒤의 강호를 배경으로
<무림군협전>과, <삼국군협전> 이라는 후속작을 내놓았습니다. <김용군협전>을 포함한 이 3가지 게임은
서로 같은 세계관을 공유 할 뿐만 아니라 캐릭터 육성 방향의 다양화, 그리고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탐색 공간을 구현하며
플레이어에게 전례 없는 자유도를 부여하여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 게임들을 합쳐서 「하락삼부곡」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결말이 찾아오는 법,
오랜 역사를 지닌 대만의 게임 회사들은 점차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21세기의 첫 10년, 오픈월드라는 개념이 세계의 게임계에서 크게 자라나고 있을 시기에,
그런 개념이 없던 시절부터 높은 자유도의 게임들을 만들어오던 하락공작실 또한 해체라는 수순을 겪게 되었죠.
2018년, 현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하락공작실의 핵심 프로듀서였던 서창륜은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지금 우리는 세상에 너무 많이 뒤쳐져 있다."
"그때 우리가 버틸 수 있었더라면... 아쉽다. 정말 너무 아쉽다."
"에휴..."
하지만 암울한 시간이 지난 뒤 2014년,
하락공작실은 지관소속이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팀으로 재구성됩니다.
그리고 2015년, 무림군협전을 리메이크한 게임,
협객풍운전을 출시합니다.
쿼터뷰 DOS 게임이었던 1996년의 김용군협전과는 달리,
2001년에 나온 무림군협전은 시점, 조작, 그래픽 모두가 진보한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14천서를 모으는 메인스토리에 얽매이지 않고 주어진 세계 속에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이야 말로 매력적이었죠.
하락공작실은 협객풍운전을 통해, 무림군협전을 기반으로한 더 깊고 멋진 이야기를 선보였기 때문에,
이 게임이 시장에서 쏠쏠한 성과를 거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협객풍운전> 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협객풍운전 전전> 을 출시하며 그 성공으로 팀의 규모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윽고 하락공작실이 예전부터 그토록 갈망하던
<김용군협전의> 오픈월드 후속작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죠...
------------------
◆ 하락군협전
바로,
하락군협전은 이렇게 만들어지게 됩니다.
스카이림에서 모드 쓴거 마냥
능력치에 따라 허공답보, 수상비
경공을 펼치며 사방팔방 쏘다닐 수 있는 게임,
못가는 곳, 숨겨진 곳 죄다 들추고 다니면서
숨겨진 보물이나 기연을 얻기도 하고
강력한 동료와 인연을 맺기도 하는 재미를 갖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투는 '발더스 게이트'나 '디비니티'와 유사하게 상호작용을 하던 그 필드에서 바로 진행되며
자유로운 이동과 행동력, 순서 같은 시스템은 턴제 게임이나 최근에 발더스3를 해본 사람이라면 정말 익숙할 시스템이죠
적들의 레벨 밸런싱도 잘 갖춰져있고
판타지 게임의 스킬에 해당하는 다양한 무공서적과 강력한 병기들,
직관적이고 알기 쉬운 능력치 때문에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진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
RPG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선/ 악 시스템 또한 있어서
자신의 성향에 따라서 다양한 멀티 엔딩을 볼 수 있는 게임!
그런데, 잠시 뭔가 잊은 거 같은데...
------------------
◆ 아차차......
우리의 주인공을 까먹고 있었네요.
전작인 김용군협전(의천도룡기 외전)은
무협소설의 대부, 김용의 저작물을 기반으로 나온 게임이었습니다.
그것도 무려 14개나 달하는 소설의 등장인물들로 구성되어 다채로운 줄거리를 보여주죠
하지만 2018년에 나온 하락군협전에는 동일한 방식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롭게 창업한 회사가 14권에 해당되는 저작권비를 감당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러자 개발팀은 김용군협전과 하락삼부곡이 선보일 수 있었던 오리지날 스토리에 주목합니다.
그건 바로 매력적인 주인공, 이소룡과 그의 독문병기 야구권!
신비한 현자인 남현과 북추,
벽력당의 공팔라, 후덕한 요리사 임사부,
그리고 그들의 비밀인 「성당」과 차원이동의 비밀이라고 할 수 있죠.
주인공 이소룡은 방금 전까지의 모험을 떠올립니다.
분명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째서 돌아가지 못한 걸까요?
음... 이 궁전은 제법 기품이 넘치는군. 그 공씨네 집 지하실은 정말 너무 초라하고 비좁았지.
중년 남성?
허허허...... 젊은이, 안녕하신가.
엇? 어디서 나타난 거지?
「동호」 공금
허허, 여기가 어디인지는 알 필요 없다. 넌 이 어르신을 따라오기만 하면 돼!
「동호」 공금 , 「남현」 서가객
갑자기 등장한 중년 남성은 자신을 "하락일족"이라고 소개하며
주인공을 다짜고짜 제압합니다.
「북추」 이애주, 「서포」 운충화
이윽고 주인공은 자신처럼 다른 세상에서 온 인물을 "천외객"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들 하락일족은 마치 전작의 4인방처럼 다른 세계에서 건너와 횡포를 부리는 천외객들을 통제하는 사명을 갖고 있었고,
주인공은 이 세계를 떠나기 위해서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죠
드넓은 게임 속 세상에서...
어떤 인연을 만나게 될 것인가?
과연 이번에야 말로 주인공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어쩌면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의천도룡기(1993)
지금까지 22년 만에 등장한 의천도룡기 외전의 후속작,
하락군협전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이소룡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아니,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였나요?
20여년만에 다시 보게 된 하락(河洛)세계는 즐거우셨나요?
다음 글인 3편에서는
하락군협전에서 직접 이어지는
천외무림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그 전에 이 시리즈를 쓰게 된 진정한 목적,
하락 세계관의 완결작인 「천외무림」의 번역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리며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글 다 읽어준 사람 고마워용~
코른 
싱글벙글멘붕
댓글 9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