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는 흔히 남자들이 사탕같은걸 여성에게 주는 날이라고하죠.
고등학교 2학년 초에 있었던 일이니까 4년 전 일입니다.
고1때부터 묘한 관계였던 졍 이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졍이는 고1때 전교여자부회장 후보였고, 기숙사에서 인사만 하는 사이였던 저희였지만 솔직히 제가 관심있어서 선거활동을 돕게 되었습니다. 제가 한 일은 별로 없었지만 이 친구는 당선이 되었고 진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선거가 고1 겨울에 끝나서 당선 선물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겸해서 목도리를 선물했었습니다.
그 당시에 18대 대선이 있었는데 투표장에서 명부를 확인하는 봉사도 같이 하고 기숙사에서도 계속 마주쳤고 연락도 계속 했었습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때 이 친구하고 연락을 하던 중에 올해는 고등학생이니 집에서도 선물을 못받으니 하나도 못받겠다~ 라고 하소연을 했더니 첨부한 사진과 같은 문자가 옵니다..
'내 선물은 나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모솔이었고 아무것도 몰랐기때문에 착각아닌 착각을 했던거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겨울방학동안에도 학교에 나가고 기숙사에서 지냈으니까 평범히 같이 놀러 나가기도 했지만 일은 개학을 하기 전에 터집니다.
어느 순간부터 뭔가 멀어지는걸 느끼긴 했었는데 갑자기 이 친구가 싸늘해진 기분이 드니까 모솔 찐따같은 저는 또 '아...내가 무슨 잘못을...'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3/13일이 아마 3월 모의고사 날이었습니다. 저는 화해와 고백을 겸해 뭐라도 건내고싶었기때문에 시험이 끝나자 마자 이것저것 사왔고 무슨 패기인지 아마 꽃다발도 하나 그 친구가 좋아하던 안개꽃으로 준비해서 기숙사 자습실 그 친구 자리.. 몇 번 자리인지 이제는 기억이 나지 않네요. 그 자리에 두고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보통 등교하기 전에 자습실 자리에서 책을 챙겨가니까 그 친구가 14일 아침에 딱! 확인하고 기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편지도 길게 썼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 친구가 사탕들과 편지를 봤다는건 아는데 아무 반응도 없었습니다. 문자도, 만나서 인사할 때도
너무 허무하게 끝나는 감이 있지만 이게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화이트데이 고백의 마지막입니다.
이 일 이후로 저는 롤을 시작했으며..시즌4죠 하츠네 미쿠를 즐겨듣는 학생이 되었답니다.. 이후로 학교를 다니면서 가끔은 인사를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혀 교류다운 교류는 하지 못했고 사탕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어느 순간 이 친구가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끊은 것을 알았기때문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할 때마다 친구들은 이 일을 놀립니다. 내 선물은 나야~~~~~ 하구요. 그리고 저는 취한 상태에서 이 친구에게 페이스북 친구요청을 보내죠. 아직도 남아있는 주사인데 다행히 이 친구가 저를 차단한건지 친구추가 버튼이 없어져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대학교를 갔더라면.. 대학 축제 때라도 가서 술의 힘을 빌려 물어볼 수 있었겠지만 제가 해외로 학교를 갔기때문에 그런 기회도, 따라서 이 이야기의 뒷 이야기도 없습니다.
그래도.. 화이트데이가 되면 가끔은 생각납니다. 그 때는 졍이라고 부를만큼 친했지만 이제는 이름을 부르는 것조차 어색해졌습니다. 시청자 분들..학생들을 포함한 다른 분들은 이런 일은 겪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너무 긴게 아닌가 걱정되네요. 초홍님 아프리카에서 자주 시청했었는데 한동안 못보다가 다시 보기시작했는데 늘 응원할게요 : )
신청곡은 검정치마 - Love Shine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