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잠_ 0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가 아님에도

평행세계라는 만화적 개념을 영화에 도입시켰고

소니 픽쳐스는 스파이더맨을 현실화, 그리고 다시 만화화 시켜본 제작사가 되었다.

사실 만화적 개념을 마블보다 더욱 심화시킨 편인데

영화의 세상이 만화로 구성되어있다는 목적론적 세계관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내내 상황에 맞추어 스파이더맨의 코믹스가 현재진행형으로 노출되거나

주인공의 독백이 말풍선으로 나타나거나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또 재밌는 것은, 스파이더맨 작품의 특징인지 감독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상당히 스토아 철학적인 부분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흔히 좋은 영화를 철학이 있는 영화라고들 하는데, 철학이 있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면

이 영화는 노골적으로 좋은 영화이다.

주인공은 목적론적 세계, 즉 로고스가 세상을 관장하는 것처럼 운명에 제멋대로 이끌려간다.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들이닥친 고난에 스파이더맨들과 세상은 그것을 객관화시켜 철인처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경험을 객관화하여 큰 선을 위해 다시 일어나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것이 스파이더맨의 숙명이라고.

완벽한 스토아 철학의 영화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물질시대에 다시금 스토아 철학이 부활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물론, 스토아 철학의 학문적인 부분. 신에 대한 의존이나 신비주의 등은 유물론에 의해 진작에 끝장났다.

현대인들에게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게끔 일부 스토아적 삶의 태도가 부활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런 현대 스토아 철학의 흐름에 완벽하게 부응하고 있다.

상처입은 사람에게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지 방향을 제시한다.

이성적인 삶을 제시한다.

그리고 나는 스파이더맨이 현대 스토아 철학에서 허구적 롤모델로 연구된다는 것을 위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 얘기는 이 영화가 내 뇌피셜뿐만 아니라, 스토아 철학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스토익한 영화처럼 느껴졌다는 얘기다.

이 리뷰가 긴 흑역사가 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누군가는 이 영화를 보고 용기를 얻을지도 모르겠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