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예나 지금이나 게임 뿐만 아니라 뭘 하던 센스도 좀 부족하고 실력이 좋은것도 아니라 맨땅에 머리부터 박는게 습관이었음.
8살때 처음 받은 컴퓨터에 깔려있던 어스웜짐도 영어를 몰라서 아무키나 다 눌러가면서 하는법 힘들게 익혔었는데 공략이란건 있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지렁이가 펄쩍펄쩍 뛰어다니는게 웃기고 신기해서 그렇게 첫번째 스테이지에서만 한달정도 보낸듯. 하는법을 어느새인가 제대로 알고 츄라이해서 다 깨는데 걸린 시간이 반년정도로 생각된다. 학교 갔다와서 맨날 그것만 했으니까.
무튼 그렇게 멍청히 게임하던 나에게 교회에서 경품으로 받은 게임 CD 하나가 들어왔는데 GAME KING 이라는 이름이 적힌 CD 였음. 일종의 게임천국같은 CD 였는데, 그 게임 CD 안에 이런 저런 게임들이 있더라. 그것들중에 제일 재밌었던게 안에 있던 3D 아이스하키게임이었다. 이름은 아직도 기억 안남.
마찬가지로 오만키 눌러봐가면서 하는법을 익히는데만 몇달 걸리고, 이 게임은 이런식으로 해서 이렇게 굴러가는구나 익히는데 또 몇달 걸림. 그 사이에 내 컨트롤실력이 꽤 늘어서 컴퓨터한테 한 두번씩 이길 수 있는 정도가 됬고, 나중에는 완전히 찍어누를 정도가 됨. 그래서 하루는 각 잡고 내가 어느정도까지 제대로 이길 수 있나 해보자 해서 게임을 돌렸는데...
옛날 CRT 모니터 앞에 이렇게 차단막 둘 수 있었던거 아나? 우리집 컴퓨터도 이렇게 되있었는데, 게임 시작하자마자 컴퓨터한테 한 골 먹히고 시작해서 개빡친 나머지 나도 모르게 모니터에 주먹을 정면으로 꽂아버림.
다행히 차단막 너머 모니터랑 내 손은 멀쩡했지만 차단막은 완전히 개박살 나버리고 유리 깨지는 소리듣고 화들짝 놀라서 달려온 부모님한테 혼남... 살면서 처음으로 느껴본 순수한 분노라는 감정에 스스로도 당황했던 나는, 그 이후로 게임킹 CD를 봉인했고 이사갈때 잃어버렸다.
혹시라도 이 게임킹 CD와 아이스하키 게임을 아는 트수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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