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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키보드가 필요한 이유...

승리의상징타락귀7e6ad
2019-12-24 10:56:08 230 7 0


2016년 봄 저는 꿈에 그리던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이젠 수능때문에 하지 못한 공허의 유산을 즐길 수 있어!

하지만 단 144명만이 즐기는 이 게임을 사서 하기엔 대학생활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첫 ot, 첫 mt 첫 시험 그리고 첫번째 축제.. 그리고 종강파티

할 일도 없는 사람들인지 종강파티 까지 찾아온 졸업생이라는 선배들이 주는 술 한잔 두잔 먹다보니 머리는 어지럽고 속은 쓰리고...


——————————————————————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뭔가 이상했습니다.


처음 보는 흰 티로 갈아입혀져있고 낯선 이불을 덮고 분명 누군가의 자취방인데..? 

화장실에서 누군가 입에 칫솔을 물고 배시시 웃으며 나왔습니다. 재수를 한 동기 오빠였습니다.

 야 개새끼야!

 눈물이 났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거 같았고 앞에 있는 남자가 원망스러웠죠. 

“야 나 진짜 아무것도 안했고 너 토해서 옷 갈아입혀준거도 혜지(다른 동기)야 재워준 사람한테 욕하냐? ㅋㅋ”


 부끄러웠습니다. 사실 저 오빠가 저에게 아무짓도 안했을걸 알지만 제 자신에게 부끄러운 감정을 오빠에게 표현한것 같네요.


“밥이나 사라 ㅋㅋㅋㅋ” 


담에.. 

도망쳐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 오빠는 끈질겼습니다. 

카톡~ 야 일어났냐? 

카톡~ 나 담주엔 집 내려가야된다 밥 사라


도와준건 맞으니 밥 한번 사지 뭐.. 


한번 사준 밥은 두번 사는 커피로

두번 산 커피는 신작 영화들로


그렇게 자연스럽게 우린 손을 잡고 있었고 

2016년 서울 의 기온이 첫 영하로 내려가던 날 신촌 cgv 뒤 술집에서 입맞춤과 함께 사귀는 사이가 되어있었습니다.


첫연애 첫키스 그리고 첫..

오빠가 원하는건 다 줬습니다. 오빠가 좋으니까요.


돈 없던 학생들의 데이트는 이런거였을까 아니면 내가 처음 만난 남자가 이런 남자인걸까 


우린 자주 pc방 (1시간 반 1000원) 에서 데이트를 하곤 했습니다.

그때 남친이 같이 하자 해 “LEAGUE of LEGENDS

를 처음 하게 됐습니다.  남친이 하는 게임은 이거 하나뿐이었거든요. 


그렇게 함께 롤을 할 수록 저는 오히려 가슴속에 뭍고있던 스타크래프트2를 향한 열정이 불붙어만 갔습니다.


ad룬 ap룬 특성이 어쩌구도 2우관 불사조 3차관로보틱스 찌르기등 다양한 스2의 빌드를 따라오지 못했고

빠른 승부를 낸다는 5인 미드갱도 광자포러쉬의 짜릿함엔 비교가 안됐죠.. 


이후 피시방에서 만나기로 한 날엔 한시간 더 일찍 가 스2를 하곤 했습니다. 물론 피시방에서 스2를 찾긴 힘들었죠


“저기요 스타2는 어디 있어요..?”


“그거 까셔야 하는데”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와 잘 자라고 카톡을 보낸 뒤엔 바로 스타2를 키는 일상이 시작됐습니다.


출시된지 1년이 넘은 공허의 유산을 이미 즐기던 143명의 스투충들은 돌아온 144번째를 언제나처럼 반겨줬습니다.


lllllllll : 씨발놈 게임 좆같이 하네

광자포 : 년인데 

lllllllll : 년은 니 애미고 


매일 밤 스2로 밤 새다 보니 남자친구를 만나도 멍따리는 일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자주 티격태격 했습니다. 


“듣고 있는거 맞지?“

“어 말해”

“내가 뭐라 했는데” 


“근데 오빠 피시방 갈래? 나 하고 싶은 게임 있어”


차피 할 일도 없고 돈 도 없고 시킨 아메리카노는 식어가고 있어 남친도 흔쾌히 콜..


우린 그날도 피시방으로 갔습니다. 

스타2 하자

뭐?

스타2 하고 싶어 하자

야 오빠가 둔산동 이제동이었어 ㅋㅋㅋ


오빠는 아마 스타1과 스타2가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했나봅니다. 


포촉 조차 올리지 않은 닉네임 둔산이제동은 예언자1기 불사조1기에 일벌레를 코스 요리로 헌납했고 


닉네임 광자포는 살면서 눌러볼 일 몇번 없다는 점멸 암기는 저그를 농락 후 신나게 춤을 췄습니다. 


아니 시발 오버로드 디텍팅 안돼?! 


ㅋㅋㅋㅋㅋㅋ 감시군주로 진화 해야돼 ㅋㅋㅋㅋㅋ 


처음엔 웃던 오빠의 표정은 점점 심각해졌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남자가 이렇게 치졸하고 유치한 생명체일 줄.. 


사람 놀리냐 .. 밤새 안자고 게임하냐..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냐.. 이해심이란게 없는거다.. 


사랑하긴 하냐


어떻게 점멸 암기에서 사랑하긴 하냐 까지 가는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이기적인 이 남자가 싫었습니다.


<난 오빠가 해달라는거 다 맞춰줬어. 처음 만난 남자도 너고 처음 안은 남자도 너야

니가 해달라는거 다 맞춰 줬고 너한테 내 몸 마음 다 줬어 근데 닌 어땠는데 


그냥 게임 같이 하고 밤에 같이 잘 생각밖에 안했잖아!! 


그런 새끼가 뭘 이해 어쩌구야!>


이별이었습니다. 

.

.

.

집으로 돌아와 밤새 울었습니다. 좋았던 시간 싫었던 시간 다 눈물로 흘렀습니다. 


스타2 하자고만 안했어도.. 


스타크래프트2로 인해 헤어졌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스2도 당연히 접었고 게임도 삭제했습니다만 


그날 이후 잠자리에 들려 할때면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잠을 잘 이루지 못했습니다. 


첫사랑은 아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트위치 메인 페이지에 전 남친을 닮은 남자가 방송을 하고 있는겁니다. 


그것도 스타2를.. 


오빠..?


오빠는 아니었습니다. 그저 잘생긴 스타2 스트리머일 뿐


게임을 끝낸 그 남자가 배시시 웃더니 


님들아 그때 말한거 왔어요 마이크

이거 스트리머들 많이 쓰는거래 ufo 


ufo 마이크가 어떤건진 모르겠지만 마이크를 바꿔끼자 목소리도 


키보드의 타건음도 참 선명해졌습니다. 


please sub my youtube 


유튜브도 하는구나..  


방송 시간 맞추긴 힘드니까 유튜브로 봐야지 


다음 날 학교와 알바가 끝나고 자기 전 슈퍼노바의 유튜브를 틀어봤습니다.

타다닥 타다다닥...

소리 좋다..

z...zz


개운한 아침이었습니다.  경쾌하면서 일정한 키보드 소리는 불면증에 시달리던 저에게  최고의 asmr...


그 날 이후 매일 밤 슢튜브를 봤습니다.  새 영상이 없는 날엔 이전 영상을 돌려봤습니다. 


쉬는 날엔 생방송도 찾아가 보곤 했고 나를 재워주는 이 남자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로 구독도 2년여 하게 됐죠.


간혹 숲튜브의 댓글을 보면 키보드 소리가 거슬린다는 댓글도 많았습니다.


스투러버 

이 사람 영상은 다 좋은데 키보드 소리 ㅈㄴ 시끄러움

ㄴ 영혼의광자포 

그런가 전 듣기 좋은데 취향차이 아닐까요..? 


하지만


슈퍼노바님이 키보드를 바꾸고야 말았습니다...



저소음 적축 



그 성능 좋은 ufo 마이크조차도 이 조용한 적축키보드의 소리는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너무나도 조용합니다... 


앞으로 이틀.. 혹은 사흘 후면 올라오는 숲튜브 영상에서도 경쾌한 레오폴드의 자장가 소리는 들을 수 없게 되겠죠..



전 다시 불면증에 시달릴까 두렵습니다..


전 잃고 싶지 않습니다. 


경쾌한 타다닥 소리.. 


나의 자장가.. 


레오폴드 갈축 750r


나를 재워주던 나의 고막남친.. 


슈퍼노바님의 레오폴드 750r 키보드가 갖고싶습니다


이 키보드를 받아 그랜드마스터를 찍고 싶다.

메카닉장인의 플레이를 체험하고 싶다..? 





NO


제게 필요한건 


그저 저를 그 남자에게서 벗어나게 해준 


나의 고막남친

나의 구원자


김영진


그와의 지난 2년의 시간을 추억하게 해줄 


그 소리를 간직한 레오폴드입니다.


잃고 싶지 않습니다.. 


저를 다음주에도 잠들 수 있게 해주세요. 


저의 자장가를 뺏어가지 말아주세요..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 you my HERO SuperN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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