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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재취업한지 1년과 연애한지 2500일 되는 날이었읍니다.
고여도 너무 고여버렸군요.
중국에서 대학원 다니던 스물 여섯살에 시작한 연애인데
아직도 연애 중 입니다.
저의 그 분은 이십대의 8할을 저와 함께 보내고 곧 반갑잔치 받을 나이군요.
사실 이런 기념일은 서로 귀찮아서 일 년에 한 번만 챙기는데
그제 달력보더니 2499일이라고 하는군요. (요즘은 기계가 세줍니다)
고등학생 때만 해도 나는 스물 여덟 쯤 결혼을 하겠지? 했는데
막상 살다보니 뜻 밖의 대학원 생활로 스물 여덟 끝에 첫 직장을 구해서
계획이 틀어지고 말았읍니다. (사실 저 나이 땐 군대도 안 갈 줄 알았읍니다)
7년의 시간 중에 학생으로 일 년, 백수로 삼 년을 지내면서
돈 없이 지낸 세월이 길어서 잘 해준 것도 없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만나주긴 하는군요.
시작부터 장거리 연애 8개월에 백수 때는 돈 없어서 주 1회,
일 하니까 바빠서 주 1회를 만나니
맨날 동거하는 1년차 커플만큼 밖에 얼굴 못 보고 살아서 그런지
싸울 일도 없고 지겨울 일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주변에서는 오래 만났으니 슬슬 헤어질 때 됐다는 소리도 하고
빨리 애부터 만들어서 도망 못가게 하라는 소리도 들은지 꽤 됐읍니다.
남의 걱정 위원회 위원들이 자기 앞가림이나 하지 너무 귀찮게 굽니다.
이래저래 사정 상 미루기만 하다보니 벌써 2500일이 되었군요.
늙어서 몸이 썩어 문드러져가는 중이라고 저녁에 잔소리나 해야겠읍니다.
결론을 어떻게 써야되나 했는데 점심시간이 끝나니
이만 사라지도록 하겠읍니다.
그럼 좋은 오후 되십시오.ha0205POO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