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범한 편의점 알바생입니다.
평소처럼 건선우님의 방송을 들으며 물류를 정리하던 중, 손님이 오셔서 급하게 뛰어갔습니다.
마르고 큰 키와 흰색 차이나카라 셔츠, 날카로운 턱과 샤프하지만 이쁜 눈, 평소 얼굴을 잘 공개하지 않는 건선우님이기에 목소리를 듣기 전까지 확신을 못했습니다.
"마일드세븐 곽 하나요."
목소리를 듣자 확신했습니다.
그는 건선우님이고 저는 성덕이 될 수 있다는 걸.
"건...."
"......?"
"건선우니흐읍!!!"
제가 건선우님을 부르자 그의 손은 급하게 저를 막았습니다.
이마에 그의 손이 닿자, 저는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었습니다.
그 끝없는 허공에서 계속 추락하더니 건선우님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너는 이세계에서의 임무를 잊고 현실에 안주하였으니, 다시 이 곳으로 돌아와 너의 새로운 임무를 맡거라"
아득한 정신으로 들었지만 귀가 아닌 것으로 들은 듯이 너무나 선명한 목소리였다.
끝없는 수렁은 바닥을 보이지 않았고, 난 어느새 기절하였다.
눈을 떠보니 수많은 옛 복장을 한 사람들이 날 내려다보며 수근거리고 있었다.
"저 사람 방금 하늘에서 떨어졌어!"
"나도 봤어! 그런데 그렇게 한참을 떨어졌는데도 어디 하나 다친 곳이 없어보이네."
그렇게 끝없이 추락했는데도 내 몸에는 바닥의 찬 느낌 뿐이었다.
옷을 털며 일어나자 사람들은 홍해 갈라지듯 갈라졌고, 그 끝엔 한 파란머리의 남성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어서와! 이 세계는 처음이지?"
선우형의 목소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