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못볼수도 있지만 유튜브에 남으니까..
좀 긴데 안되면 말고
때는 바야흐로 십 몇 년 전,
저는 엄마와 손을 잡고 오빠와 같이 어디론가 놀러를 갔습니다. 너무 오래 됐고 그때 당시 아무 생각 없이 살던 때라 어디였는지는 기억도 안나네요. 아마 저는 초등학생이었을 겁니다.
대체 무슨 축제에 간 건지, 그냥 기억나는 것은 거기서 우연치 않게 어느 야외 행사를 하고 있는 걸 발견 했다는 것입니다. 앞에는 보통사이즈의 무대가 있었고, 앞으로는 등받이가 있는 그 흰색 플라스틱 의자들이 쭈루룩 놓아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아무생각 없이 엄마를 따라 뒤쪽 맨 오른편에 앉아 아무생각 없이 꼼지락 거리고 있었습니다. 행사가 시작됐는지 사회자가 걸어나와 뭐라뭐라 하더군요. 도대체 무슨 행사였는지 잘 기억 안나네요.
기억나는 대로 얘기하자면,
그때 객석이 휑했던걸로 기억합니다. 반정도 찼었나요. 새로 산 디지털 카메라를 갖고 놀면서 쇠기둥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 사회자를 줌해서 대충 몇장 찍었습니다. 어차피 나중에 보지도 않을 건데 싶어서 몇 장 찍다가 말았습니다. 사회자는 혼자서 우렁차게 얘기하고, 객석에서는 아무도 대답을 안해줬지만 뻘쭘해 하면서도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어린마음에는 속으로 '아, 사람 없으면 저렇구나' 싶었습니다. 혼자서 허허허. 저희는 꽤 뒤에 앉아있어서 잘 보이지도 않았기 때문에 신경도 안썼습니다. 애초에 그냥 엄마 따라 앉아있었으니까요.
기억나는건, 사회자가 티비에서 익히 봐서 알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분이 음반도 내셨더라고요. 사람 없는데도 열심히 하시던 그분. 앞으로도 잘 되라는 의미에서 그분의 곡을 신청합니다.
김기열 - 너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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