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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납량특집) 센서등

박꿀배
2023-07-01 21:23:44 466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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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웹툰 스튜디오에서 보조 작가로 일을 했다.

홍대 인근 빌라의 2층.

전체적으로 무난한 환경의 직장이었지만, 화장실만큼은 조금 남달랐다.


우리가 이용했던 화장실은 1층 음식점의 뒷켠, 주차장을 끼고 돌아 들어가야 하는 구석진 곳에 있었다.

건물 연식이 오래된 것 치곤 센서등까지 사용하는 등 제법 구색을 갖춘 화장실이었다.


한데, 이 센서등이 문제였다.

잠시만 움직임을 멈춰도 내부에 사람이 없다고 판단해 금방 불이 꺼져 버리는 것이었다.

빡빡한 일정에 맞추기 위해 야근을 하는 일이 잦았기에, 밤에 화장실을 이용하다 보면 갑자기 불이 꺼지기 일쑤여서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규칙을 만들었다.

야간에 화장실을 이용할 땐, 적어도 둘 이상씩 짝을 이루어서 갈 것.

명문화된 규칙은 아니었지만, 다들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생겨난 합의였다.


그날도 그랬다.

새벽 1시. 야근하는 작업자 외에는 아무도 빌라에 남아 있지 않은 시간대.

나는 동료와 잠시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가, 갑작스레 배가 아파와서 화장실로 향했다.

담배 후 화장실은 일종의 루틴과도 같은 것이었기에, 동료가 자연스레 내 뒤를 따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변기에 앉아 잠시 핸드폰을 보며 시간을 때웠다.

볼일을 마치고 나왔는데, 동료가 보이지 않았다. 옆 칸에도 없었다.

먼저 올라갔겠거니 싶어 나도 별 생각 없이 화장실을 나와 계단을 올라갔다.


작업실로 돌아오자, 자리에 앉아 있는 동료가 보였다.

왜 먼저 올라갔느냐고 묻자, 동료는 처음부터 화장실에 간 적이 없었다고 대답했다.

혹시나 싶어 다시 센서등이 꺼지는 시간을 확인한 뒤, 나는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이후로, 나는 1층의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았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근 백화점까지 걸어가 용무를 해결했다.

일을 그만둔 지는 좀 되었지만, 아직도 당시의 일을 생각하면 오싹한 기분이 든다.


---


실제 경험을 각색해 적어본 괴담입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나세요.

제일 무서운 건, 똘삼이 아직도 안 왔다는 것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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