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게.
봄의 따사로움을 만끽했음을 말하듯
올해의 여름은 조금 늦게 찾아왔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길게 늘어진 하루하루가 지나고
많은 것들의 침묵이 여름의 끝을 알릴 즈음
하늘 높은 햇살이 땅을 물들이며 가을은 시작됐습니다.
조금은 이르게 해가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쉽사리 올 것 같지 않던 저녁이 한걸음 가까워지고
영영 떠날 것 같지 않던 아침은 한걸음 멀어집니다.
우릴 움츠러들게 만드는 저녁의 쌀쌀함이
열심히 달려온 누군가를 식혀줄 선선함이 되길,
우릴 까맣게 덮어버린 새벽의 침묵이
사랑하는 어떤 이들의 작은 속삭임이 되길,
우릴 붙잡는 기나긴 밤과 밤들이
찬란히 빛날 그대와 나의 하늘이 되길,
조용히 기도하는 새벽입니다.
이윽고 해가 밝아옵니다.
당신의 마음속 소복이 쌓인 먼지 덜어내고
한 걸음 내딛는 그런 하루길 바라겠습니다.
그냥 새벽에 노래 듣다가 떠올라서 썼습니다.
모든 분이 오늘 하루도 건강히 잘 지내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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