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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오빠의 말대로 믿어볼까요..?

러버양
2022-05-23 12:48:24 72 0 0

요즘 들어 

저희가 싸우는 이유 중 가장 큰 문제는

대화가 많이 줄어들었어요.


게다가 서로 본심을 얘기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서로 솔직한 마음을 가지고,

허심탄회하게 말을 하기로 했죠.



그 시작을 오빠가 먼저 얘기를 했어요.



솔직하게 말하라고 하니까 말을 하는 건데,

지금 본인 속마음 중에서 가장 크게 비중을 차지하는 게 미안함이래요.

무엇이 미안하냐면 지금 오빠 마음엔

저에 대한 비중 보다 일적인 비중이 더 크대요.



회사를 입사하고 난 뒤로부터

이 회사가 정말 좋은 회사란 걸 알게 되고 나서

자기의 꿈이 생겼대요.



자기가 원하는 성과를 이뤄내서

높은 자리까지 가고 싶대요.

그러기 위해선

지금 자기의 2~30대 인생은 편하게 사는 걸 포기해야 한대요.



지금 이 회사를 다니면서 돈을 버는 목적도 당장은 아니더래도,

내 아내에게, 훗날 태어날 우리의 자식들에게.

좀 더 나은 환경, 좀 더 좋은 여건, 번만큼 벌어서.

내 가족들에게 편안한 삶을 누리게 해주고 싶어서, 돈을 버는 목적이래요.

돈 때문에 빚 신세를 지고 살아가는 것이

너무 힘들고, 괴로워지는 걸 알고, 주위 사람마저

힘들게 하는 걸 너무나 많이 봐왔대요.

오빠가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삶을 살게 해주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좀 힘든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한테는 미안하지만 지금 자기의 일을 포기하면

이때까지 해왔던 오빠의 노력과 결실이 무너진 데다 이 가정을 책임지지 못할 거 같대요.

이미 돌이키기도 많이 늦었고, 이왕 여기까지 온 거 포기하지 않고

아내한텐 너무 미안하지만 집안에 좀 소홀히 해져도

나중을 위해서라도 지금 오빠 본인에겐 일을 잡을 수밖에 없대요.

그래서 그간 신경을 못 써줬고, 나를 외롭게 하고, 서운하게 하고, 상처 준 것이 미안하대요.



물론, 그만큼 자기가 고생하고 달려온 만큼 나중에 우리에게 돌아올 건 클 거래요.

자기는 욕심과 야망이 있는 사람이라서 이번에 욕심을 부려서라도

지금 맡아서 하고 있는 이 대형 프로젝트 건도 꼭 잘 돼서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싶대요.

그런 과정에서 저한테 너무 미안함 마음이래요.



오빠 본인도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서 가지고 가고 싶은데, 점점 시간이 흐르다 보니까.

현실적으로 생각할 것도 많아지고, 현실에 직시해질 게 많아졌고, 사람이 현실적으로 바뀌게 됐대요.

다만, 그 고생을 앞으로 쭉 오랫동안 볼 것도 아니래요. 아직은 조금 더 일에 집중하고 싶대요.



이 모든 걸 통틀어서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나도 그만큼 믿어달래요. 믿어줬으면 좋겠대요.



이 의견을 듣고 생각을 해봤어요.



확실히 오빠가 나빴어요.

얘기를 하면 전 당연히 오빠의 의견을 따를 사람이에요.

근데 오빠는 그 마음도, 그런 이유도 숨겼다는 거잖아요.

난 그게 화가 나는 거예요. 밉죠, 너무 밉죠.



그런데 오빠가 애초부터 그런 사람이었으면

날 만나주지도 않았을 거고, 나도 오빠랑 이렇게까지 오지도 않았겠죠.

오빠 말대로 그만큼 제게 해주는 것들이 많아요.

챙겨주는 것도 그렇고,

날 위해주는 것도 그렇고,

우리 가정에 대해서 고민도 많이 하고,

그걸 저한테 말하면서 의견을 알려주고 같이 해나가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서

오빠가 못되고, 나빴어도, 그렇게 막 원망 안 해요.

실망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근데, 좀 서운해요.

이런 걸 숨겼다는 거 자체가

그래서 얘기하고 나서 제가 그렇게 말했어요.

지금 내가 오빠를 나쁘게 생각하는 건

이런 얘기를 그때 해주지 않고, 이때까지 잘 숨겼다가 

지금에서야 얘기하는 게 밉다고 했어요.

오빠가 왜 미안해하는 지도 이미 충분히 알고 있어요.

견디라고 하면 저도 견딜 수 있어요.

그 말을 안 했어도 지금까지 저도 잘 견뎌왔어요.



물론, 가끔 서운하고, 혼자 있는 게 외로워서 힘들긴 했죠.

그런대도 나름 저도 잘 버텨왔어요. 앞으로도 그러라면 그럴 수 있고요.



솔직히 터놓고 말 할게요. 마음이 너무 아파요.



왜 아프냐면 오빠의 마음도 알아요.

오빠가 어떤 생각인지도 이해하고,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도 알아요.



오빠는 충분히 좋은 사람이에요.

지금 저렇게 욕심내는 것도 나 때문이라 생각해요.

예전에 제가 그랬거든요.

난 오빠랑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내가 그런 말을 해서 저렇게 욕심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게 아니라면



애초에 오빠가 처음부터 성공에 대한 욕망이 컸으니까,

그러는 와중에 저까지 끼워 넣게 된 거 같아서

성공 때문에 날 내버려 뒀다는 거 생각하면요? 미워요. 진짜 미워요.

오빠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마음인지 누구보다 잘 알아요.


그렇지만 좀 힘들 거 같아요.

내가 좀 더 이러고 살아야 한다는 게 말이에요.

남들이 보기에 조금 더라는 말이 아닐 순 있어요.

오빠 말대로 내후년이면 상황이 더 괜찮아지고, 정확히 내후년 상반기부터는

지금까지 해왔던 성과도 톡톡히 받는대요.

그래서 저도 오빠 회사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오빠 말대로 확실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그때까지 어떻게 버틸 거냐고 물어본다면

모르겠어요. 저도 이미 그 생각 때문에 마음이 아픈 거예요.

못 버틸 수도 있어요. 맞아요. 못 버텨요.



오빠는 자기를 믿고 따라와 달래요.

그 과정에서 제가 좀 더 힘들겠지만 조금만 버텨달래요. 이해해달래요.

그렇다고 너무 소홀히하진 않을 거고, 신경을 아예 저버리는 것도 아니래요.

그래서 오빠 본인이 조건을 걸어서 이 조건은 못 해도 꼭 지키겠다고 하더라고요.


첫 번째, 제가 너무 외롭지 않게 하루에 두 번씩

출근하고 일 시작하기 전에 한 번,

퇴근하기 전에 한 번, 이렇게 총 두 번씩 연락하겠대요.


두 번째, 집에서까지 업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

제가 예전부터 말한대로 푹 쉴땐 쉬고, 잠도 푹 자고,

집에서만큼은 저와 온전히 시간을 쏟겠대요.


마지막 세 번째, 건강 걱정도 덜어낼 수 있게

일을 할 때도, 쉬고 있을 때도, 시간 날 때마다 운동을 하면서

오빠의 건강은 본인이 확실하게 챙기겠대요.

일하면서 건강을 악화시켜 저를 걱정시키지 않게 해주겠대요.



그렇지만.. 왜일까요..

마음은 너무 서운해요..

분명 한달 전까지만 해도

회사에 대한 진급 욕심은 버리고

저한테 온전히 신경 써주겠다 했단 말이에요..



너무 서운해요..

안 서운하면 사람이 아니죠.



그래서 고민이에요.

오빠 말대로 믿어도 될지,

아니면 내 마음을 따라서 좀 더 생각해봐야 될지..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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