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대는 철원과 거의 가까운 경기도 북부에 위치에 있었습니다. 워낙 북한의 평양과 가까워서 라디오로도 북한 방송이 잡힐 정도였지요 그만큼 옛날에 전투도 많이 일어나 미처 못 찾은 지뢰나 발굴하지 못한 전사자의 흔적도 있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부대는 과거 부조리의 온상이라 불려서 부대에 부조리가 그렇게 많았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부대 내에서 살자 사고가 많이 있었다네요. 죽은 혼령은 성불을 못했던건지 부대 폐건물에서 갑자기 불이 켜지더니 손을 흔들며 초병에게 인사를 하는 귀신이 1년마다 목격된다고는 합니다.
저도 근무를 서면서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요, 한때 추운 날에 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저희 부대 정문 초병은 2인조로 1명이 밖에서 대기하고 나머지 1명이 초소 안에서 대기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날은 너무 추웠던 탓에 2명이서 초소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잠깐 졸다 깨니 창 밖으로 성인 남성의 형체가 지나가던 것이었습니다. 그 날 당직사관은 초소 순찰도 부지런히 도는 깐깐한 사람이었는데, 그래서 근무 태도 불량으로 닦이겠구나..하고 후다닥 나갔습니다. 그러나 바깥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주변을 돌아봐도 아무도 없었던 겁니다. 상황실에 몰래 무전해서 당직 사관 순찰갔냐고 물어봤는데, 당직사관은 상황실에 있었다고 그러더군요. 속으로는 차라리 귀신이라 다행이었다 싶었습니다.
댓글 0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