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두운 방 안, 조금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린 카돌은 눈 앞에 놓인 거대한 살덩어리에 깜짝 놀라 두 눈을 커다랗게 떴지만 곧 익숙해진 듯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그에 자신이 잠들어 있는 동안 또 멋대로 방 안에 기어들어와 자신을 다키마쿠라로 쓰고 있던 카순이 무언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손을 더듬자 그는 살며시 그 손을 피해 침대 밖으로 나왔다.
아니, 나오려 했다.
"우앗!!"
갑자기 자신의 손을 잡아채는 얇고 긴 손가락에 의해 그대로 뒤로 넘어간 카돌의 머리는 말랑한 무언가에 의해 보호되었고 그 무언가가 어떤것 감촉인지 잘 알고 있는 그는 기겁을 하며 바로 고개를 들었다.
"누나!! 갑자기 뭐하는 거야!!"
"우리 꼬마 주인님...왜 아무말도 없이 나가려는거야...응~?"
아무래도 카돌이 침대에서 빠져나오려는 움직임에 잠이 깬 것인지, 카순은 졸린듯 나른한 눈을 뜨며 여느때보다 조금 더 색기있는 모습으로 그를 내려보며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의 팔과 허리에 두른 손과 팔에 힘을 주었다.
"매번 내가 직.접. 침대까지 와주는데...언제쯤 우리 꼬마 주인님은 적극적으로 나와줄까나..?응..?"
"이,이상한 소리 좀 하지마!! 그리고 남자가 자는 방에 함부로 들어오지 말라고 몇번이나 말했는데..!"
붉어진 얼굴로 소리를 치는 그의 모습이 카순의 눈에는 그저 귀여운 아이의 투정으로만 보였다.
몇번이나 집주인과 하숙생의 관계는 넘어섰지만 카돌이 적극적으로 그 관계를 넘어선 적은 없었다.
다른 둘도 스스로 관계를 원해서 했지만 어디까지나 한쪽이 적극적으로 원해서 한 관계.
카순은 그것이 아닌 카돌이 직접 자신을 한번 덮쳐보이길 원했기에 매번, 매~번 이렇게 발버둥을 치며 벗어나려한다.
아아...언제쯤 스스로 자신을 요구해올지 아니면 그 전에 자신이 한계가 와버려 카돌을 덮칠지, 그것은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방 밖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에 카순은 입술을 삐죽내밀며 1초라도 더 카돌을 끌어안고 있기위해 그의 볼에 입을 맞추며 자신의 가슴에 그를 파묻었다.
어쩔수 없지 않는가, 이제 곧 무서운 언니가 들이닥쳐서 내 머리에 꿀밤을 날리고 카돌이를 빼앗아버릴텐데. 언제나의 아침처럼.
만약에 뽑히면...마크...깔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