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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오늘의 일기

구름한방울
2020-04-07 20:20:16 117 1 2

4월 7일이다.

오늘의 일기.

오늘은 광팔 형님이 휴방하는 날이다. 


선생님이 일기를 읽어주시진 않겠지만

심심하기도 하고 글쓰기도 할 겸, 일기를 써본다.


저번 일기에서 광팔 선생님이

내 일기에 하나하나 토씨를 달아주신다고 하셨다. 

이것 참, 큰일이다. 


설렁설렁 쓰는 일기라 트집 잡을 게 많을텐데. 

내 일기가 문장 한 줄 마다 인수분해 당할 걸 생각하니

참으로 슬프다.

하지만 포기할 순 없지.

트집 잡히지 않을만큼 완벽한 일기를 써내면 된다!

하하핳! 트집 잡아보시죠! 선생님!!


다음 주. 아니지. 이번 주 일요일은 트수노래자랑이 있는 날이다.

한 달이면 꽤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코 앞에 다가왔다. 

시간의 흐름이 어마무시하게 빠른 것이 꽤나 무섭다. 


저번 시간에는 조약한 핸드폰 녹음을 해서 창피를 당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노래방에서 녹음을 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조용히 빤스런을 하는 게 나을까 조금 고민된다. 

요즘 좀 답답하니 코로나고 뭐고 그냥 마스크끼고 노래방이나 한 번 갈까. 

욕망이 그득그득 차오른다.


으음... 

하여간, 이번 트수노래자랑도 성황리에 잘 끝났으면 좋겠다. 


저녁에는 아파트 단지 앞에 족발 장사를 하는 분이 왔다고 해서

한 번 사보았다. 

8천원짜리 작은 뼈족발. 

그리고 저번에 사두었던 삼겹살을 좀 구웠다. 


삼겹살은 그럭저럭 잘 구워졌지만

족발은 별달리 맛이 없었다. 

족발 특유의 소스가 제대로 베여있지 않았다고 할까. 


맛없는 족발을 먹으며 적당함의 미학에 대해 생각했다. 


분명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맛있는 꼬막국수를 먹으며 

적당한 참기름의 미학에 대해

설파한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번 족발에선

부정적 의미로써의 적당함을 느꼈다. 

그냥 적당한 족발맛. 


딱히 뛰어나지도 

그렇다고 커다란 결함이 느껴지지도 않는

그냥 먹을 수 있는 어떤 적당함의 맛. 


똑같은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이렇게나 다른 느낌이 날 수가 있다니

역시 한글의 위대함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남은 족발을 정리해 냉장고에 두었다. 


인생도 마찬가지.

항상 어디에도 적당한 인간이 되면 

사랑받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이든 잘하는 

어디서든 '적당한' 참기름같은 인간이면

물론 좋겠지만


그냥 무슨 일이든 어디에서든

눈에 띄지 않고 보통인

'적당한' 인간이라면


적당히 지나갈 

적당히 쓸만한

적당히 아무데서나 구할 수 있는

소스가 덜 베인 족발같은 맛이 나는

그런 사람 그런 인생 


으음....

쓸데없이 진지해졌다. 

맛없는 족발은 사람을 이리도 심각하게 만든다.


허무하게 사라져버린 내 8천원에 대한

가벼운 조의를 보내면서...

오늘의 일기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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