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저챗하실때도 말씀드렸던 적이 있는 것 같지만
제 친구 중 한명이 훠궈에 심각하게 꽂힌 적이 있었습니다.
웃긴건 비슷한 맛이 나는 마라탕은 누가 먹자고 해야 먹으러가고 정말 주구장창 훠궈만 찾아먹으러 다니는 녀석이었어요.
훠궈 애호가를 넘어 훠궈 중독자를 넘어 훠궈 마인이라는 칭호까지 제가 붙여줄 정도였으니까요;;
어느 정도였냐면, 훠궈가 맛있는 집이 있다고 하면 자기가 사는 서울은 기본이고 지하철이 뚫려있기만 하면
1시간 반, 2시간은 마다하지않고 훠궈를 먹으러가는 대단한 열정을 보여줬습니다...
뭐 우리나라 양갈비집이나 일반 식당에서 취급하는 우리나라식으로 많이 어레인지된 훠궈는 취급도 안해주고
자조화과 라고 한자로 쓰여있는 진짜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가게들만 골라 찾아다니는 집념 또한 가지고 있었습니다.
(앞에 자조는 무한리필집이라는 뜻이에요! 앞에 자조가 안붙어있으면 마라탕집처럼 그람수대로 가격을 받기때문에 가격이 많이 사악해집니다)
이 친구를 쫓아댕기다보니 저도 어느새 저만의 훠궈 소스를 제조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되더라구요...
그러던 중, 연말이 다가왔고 연말인데 간만에 친구들과 맛있는거나 먹을까 하고 연락을 하던 중,
아니나다를까 이 훠궈 마인 친구가 자기가 자주 가는 집 주변 단골 훠궈집에 끝내주는 의뢰를 해놨으니 먹으러 가잡니다
뭔 의뢰를 했길래.. 라고 생각하고 훠궈집에 도착한 제가 마주한 광경은 바로 이랬습니다
저 시뻘건 국물이 보이시나요?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훠궈는 백탕/홍탕으로 반반 갈라져 있는데
놀랍게도 저 어마어마하게 고추가 많이 들어있는 국물이 백탕(이었던 것) 입니다..
고추를 엄청 넣어서 국물이 얼마나 새빨갛게 변했는지 옆에 홍탕이 비교적 맑아보이더라니까요 ㅋㅋㅋ
알고보니 이 친구가 훠궈집 사장에게
"진짜 사천에서 먹는 제대로 된 훠궈 맛을 한번 보고싶은데 가능하겠냐" 라고 의뢰를 해서 사장님이
"재료가 전부 구할수는 없어서 100%까진 아니더라도 90%까진 맞춰보겠다" 라고 하셔서 만들어주신게 바로 저 훠궈였답니다.
안그래도 가뜩이나 현지인 식당가서도 '최대한 맵고 얼얼하게 만들어주세요!' 라고 주문을 넣는 친구인데
저 고추 듬뿍넣은 백탕이 그 어레인지된 홍탕보다도 더 매웠습니다...
참고로 진짜 사천식 훠궈의 비주얼은 이렇답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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