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질린다 싶은 테마인데 계속 듣다보니 괜히 나도 쓰고싶자너...
그래서 제 첫 악몽에 대해 씁니다. 역시 뇌를 거치지 않는 아무말 대잔치.
때는 바야흐로 제가 8살 때 쯤. 어릴적 저는 유일한 유희가 비디오를 빌려보는 것이었습니다.
하도 많이 봐서 나중에 아버지가 비디오 플레이어를 망치로 깨버리시긴 하셨지만요...
어찌 되었든. 꿈썰이니 꿈으로 돌아가 봅니다.
제가 몸에 열이 어릴적부터 되게 많았어서 더우면 거실 소파(현관 근처에 있어서 정말 추운 곳이었습니다.)에서 반팔 반바지로 자곤 했었습니다. 그날도 그렇게 자고 있었는데요.
꿈에서도 여전히 저는 비디오를 빌리러 가고 있었습니다. 익숙한 거리를 지나 비디오가게에 도착해서 재미나보이는 비디오를 가져와서 다시 돌아오는 도중. 갑자기 하수구에서 손이 쑥 올라와서 저를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그 유괴범의 모습은 무려 마스크의 모습이었습니다.
네, 이 마스크입니다. 아주 오래전 영화라 아시는 분이 있을까 모르겠네요.
영화에선 착했던 거 같은데 너무 인상깊었는지 꿈에선 유괴범으로 나쁘게 나왔네요.
여튼, 어린 나이에 처음 꿔 보는 악몽이라 벌벌 떨면서 어두운 곳에 갇혀 있다가 무서워서 깼습니다.
근데 진짜 무서운 건 깨고 난 이후 였습니다.
무서운 꿈꾸고 눈을 딱 떴는데, 식탁 위 쟁반에 아버지 머리가 있었어요.
그....단두대 그런 것 처럼 머리만요.
그래서 깜짝 놀라서 소리도 못 지르고 굳어 있다가, 눈에 초점이 슬슬 맞기 시작하며 그 물체가 다시 보였습니다. 그건..
조금 찌그러져있는 동그란 쇠 주전자였습니다. 밤에 창문 밖의 빛이랑 이상하게 음영이 지면서 사람 얼굴 같아보였었나봐요.
여튼 악몽 꾸자마자 바로 잘못 본 게 연달아 콤보로 들어가서 멘탈이 나갔었습니다.
그렇게 소파에서 추운 공기를 느끼다보니 다행히도 정신을 쉽게 추스를 수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어린나이였어서 회복력이 좋았나봐요. 다시 소파에 누워서 잤습니다. 악몽 안꾸길 바라면서요.
그 후엔 꿈이 아까 그 악몽에서 이어지긴 했는데, 초등학교 남자애의 꿈답게 로보트가 나와서 구해주고 해피엔딩이었네요 찡긋!
언제나 결론은 멜짱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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