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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머피의 법칙

Broadcaster 로페릭의_매콤달콤
2020-03-28 14:15:52 135 0 0

<머피의 법칙>

 

  

 


극본 : 권영순
연출 : 이상여

 

 

 


[등장인물]

 

유일상 (29, 남) 75년식 포디의 소유자. 가보 포디를 물려받아

                       외국차수입회사에 세일즈맨으로 근무하면서도 몰고 다닌다.
                       그러면서도 그가 외제수입회사에 근무하는 이유는?  "모든 차여 나에게 오라!!!"

 

목희야 (26, 여) 영화사 소품 담당직원. 70년대 영화를 찍고 있음. 포디 한국 자동차에서
                       70년대 한국에 널리 보급시킨 자동차. 하지만 현대식 자동차에 밀려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듬.

 

송씨 아저씨(50대 후반, 남) 유일상의 아버지와 함께 자동차 공장에서 근무.

동료1,2 유일상의 외국 수입차 세일즈 동료.

스텝

과장

감독

조감독

경찰

남공

종업원

기자

 

 

 

[남자]

일상

과장 조감 남공원

ㄷ 송씨 동료 감독 스텝

 

[여자]

희야 종업원 기자


[Ctrl과 F] 혹은 [F3]를 누르시고 자기 역할 자음을 넣으시면 쉽게 대본하실 수 있습니다!










M       시그널 오프닝

 

E        자동문 열렸다 닫히는 소리.
          그 틈으로 밖의 소란스러운 차소리가 들렸다 멈춘다.

E        구두 힐소리 (BG)

 

ㄴ과장 : 유일상씨! 또 지각인가?


ㄱ일상 : (기죽어) 죄송합니다.


ㄴ과장 : 이번엔 무슨 일이야?


ㄱ일상 : 저 늦잠을.....


ㄴ과장 : 또 차가 고장난거야?


ㄱ일상 : 예? 예에??


ㄴ과장 : 그러게 차 좀 바꿔.

             도대체가 창피하지도 않아 명색이 수입카 세일러맨이 말야.


ㄱ일상 : 아. 예에..


ㄴ과장 : 말만 그러지 말고. 바꿔? 알았어? 

             이게 뭔가? 제대로 출근 시간에 맞춰 출근도 못하고 말야?


ㄱ일상 : 네.

 

ㄴ과장 : 쯧쯧..

 

E      다시 자동문 소리.

 

ㄷ동료 : 어서 오십시오. 차 구경 하시게요.


ㄴ과장 : 가봐!

 

ㄱ일상 : 예.

 

E     의자에 털썩 앉는 소리.

 

ㄱ일상 : 휴우~~


ㄷ동료 : 손님이 자넬 살렸군.


ㄱ일상 : 차가 날 살렸지.


ㄷ동료 : 그럼 그렇지 차고장이 아니라 늦잠 잤지?
             과장이 꼬물, 꼬물차라고 매일 뭐라 그러지만 

             난 그렇게 오래된 차가 고장나는 꼴을 못봤다니깐.


ㄱ일상 : 어제 감기기운이 있어 약을 먹고 잤더니

             그 약이 독하더라고 오늘 아침까지 뻗었지.


ㄷ동료 : 그런데 왜 과장은 매번 네 고물차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냐?


ㄱ일상 : (될대로 되라식) 뭐 좋지 뭐. 지각 핑계 거리 고민 안해도 되니.


ㄷ동료 : 그런데 차 안 바꿀거야?


ㄱ일상 : 너까지 그러기냐?


ㄷ동료 : 아니 뭐...이왕 바꿀거면 나한테서 사라 이 말이지.


ㄱ일상 : 싫어 임마! 내가 세일즈맨인데 왜 너한테 넘기냐? 내 실적에다 넣지.


ㄷ동료 : 뭐 싫음 관두고.그런데 차 바꿀 생각이 있긴 있나 보네.


ㄱ일상 : 글쎄. 그게 고민중이다.


ㄷ동료 : 고민할게 뭐 있어? 과장도 저러는데 바꾸지 그래?


ㄱ일상 : 바꿔도 남 몰래 바꿀거야.

             과장한테 그 사실 알려지면 난 바로 이 회사의 잘 나가는
             비싼 수입차를 끌고 다녀야한다고, 그 차 돈은 누가 내라고?


ㄷ동료 : 낄낄. 그건 그렇지.  그래도 저 악어 과장은 못 피할걸?

 

 

M     브릿지

E      강변 옆 영화촬영 현장.

 

ㄷ감독 : 오케이!! 잘 했어. 다들 수고했어. 자 오늘은 여기서 접지.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ㄷ감독 : 어이! 소품담당 어디갔어?


ㄴ조감 : 어이! 희야씨! 희야씨!  감독님이 부르셔!


E     뛰어오는 소리.

 

ㄹ희야 : 부르셨어요! 감독님!


ㄷ감독 : 응. 준비됐나?


ㄹ희야 : 네?


ㄷ감독 : 차 말야.


ㄹ희야 : 아! 예에.....저....


ㄷ감독 : 준비됐단 소리야? 안됐단 소리야?


ㄹ희야 : 아직....


ㄷ감독 : 으이구!! 이봐. 그게 빨리 해결되야지. 다음 주 씬 찰영분 준비할거 아냐.

 

ㄹ희야 : 저...그거 아무래도 다 폐차 된 거 같아요.

             그냥 헌 차 빌려와서 이리 저리 색칠하구 꾸며서 찍죠?


ㄷ감독 : (일갈) 지금 그걸 말이라구 하는거얏!? 

              지금 당장 밖에 가서 75년식 포디 구해와. 어섯!!!


ㄹ희야 (N) 감독은 저렇게 몇달째 길길이 날뛰고 있다.  하지만 어떻하란 말인가!
차 바꾸기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사람들을 탓하지 왜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그나저나 그 고물차를 어디서 찾아내야한단 말인가!

 


M     브릿지.

E      자동문 열렸다 닫히는 소리.


ㄴ과장 : (화난) 일상씨! 일상씨 어딨어? 앙!


ㄱ일상 : 왜 그러세요. 과장님.


ㄴ과장 : 도대체! 도대체가 저 차가 왜 정면유리창 앞에 세워져 있는거야? 엉?


ㄱ일상 : 그게 지하 주차장에 자리가 없..


ㄴ과장 : 당장 치우지 못햇!


ㄱ일상 : 아! 예 알겠습니다. 당장 치우겠습니다.(뛰어가는 소리)


ㄴ과장 : (씩씩) 도대체가 말야. 정신이 있는게야? 없는게야?

              번드러지게 보여야 할 수입차 진열창 앞에
              저런 꼬물차를 세워두면 도대체 어떻하겠다는 거야.

              장사를 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E      차 시동거는 소리.

 

ㄱ일상 : (N) 이것이 바로 과장이 매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나의 고물차다.

           75년식 포디. 우리나라 최초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던 차. 

           하지만 지금은 박물관에나 전시 되어 있어야 되는 차다.
           말 그대로 큰 직사각형 위에 작은 직사각형을 얹어 놓은 듯한

           잘 빠진 데라고는 눈시코 찾아볼수 없는 모양,
           그야말로 촌스러운 내부와 컬러링 이미 망가져

           음악도 안 나오는 라디오,  생각할수록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E      도로, 시끄러운 차소리들.


ㄷ스텝 : 선배! 그만 담배 피고 창문 좀 닫아줘. 나 이러다 매연으로 질식해 죽겠다구.


ㄹ희야 : 알았어.


E      창문 올라가며 차소리, 소음들이 점차 줄어든다.


ㄹ희야 : 휴우~ 도대체 그 고물딱지 차를 어디서 구하라는 거야? 미치겠네 진짜.
             근데 도대체 이놈의 차들은 왜 쭉쭉 안 빠지는거야?

             야! (갑작스러운 놀란) 잠깐! 잠깐만! 차 좀 세워봐.


ㄷ스텝 : 지금 이게 차가 서있는 거지 가는 거라고 생각해.


ㄹ희야 : 저기 저기 좀 봐 저거 75년짜리 포디 맞지?!


ㄷ스텝 : 응? 무슨 소리야.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이 도로에 그런 고물차 비빌데가 어딨겠어.
             다 잘 나가는 차 밖에 없구만.  쯧쯧 감독한테 그렇게 시달리더니

             드디어 선배가 이제 헛게 보이기 시작하나보지?


ㄹ희야 : 무슨 소리야? 헛거라니, 저건 분명히 포디라구. 

              우와!! 하나님! 예수님! 부처님! 감사합니다, 만세!

              드디어 발견했다. 얏호!  야! 차돌려 어서 빨리.


ㄷ스텝 : 무슨 소리야. 지금 차들이 이렇게 꽉꽉 막힌 채 움직이고 있는데

             여기서 어떻게 돌리란 얘기야?


ㄹ희야 : 안돼 어서 돌리지 못해! 오! 안돼!  내 눈에서 사라지쟎아. 여기서 못 놓친다구.
             여기서 놓쳤다간 난 감독한테 죽은 목숨이란 말야.


E      차문 열리면 다시 커다란 차소음 소리.
        소음 작아지며 차문 닫히는 소리

 

ㄷ스텝 : 으악! 선배, 지금 어디서 내리는거야? 여긴 도로 한복판이라구? 선배???


E       요란한 크락션 소리.

M       브릿지

 


E        자동문 소리.


ㄴ과장 : 치웠어?


ㄱ일상 : (기죽어) 예.


ㄴ과장 : 다신 그러지마!! 알았어?


ㄱ일상 : 예.알겠습니다.


ㄷ동료 : 어서오십시오.


ㄴ과장 : 가봐!!


ㄷ동료 : 어서오십시오!! 차 보러 오셨습니까?


ㄹ희야 : 저기...


ㄷ동료 : 어떤 차를 원하시죠?

             음....혹시 오늘 들어온 페라리 소문을 듣고 오신 건.


ㄹ희야 : 저기 전 그 차가 아니라요 

             앞의 차 때문에 들어온 건데요. 조금 전엔 있었는데...


ㄷ동료 : 요 앞의 차라뇨?  아하! 저 벤츠를 말씀하시는군요.


ㄹ희야 : (황급히) 아뇨! 아뇨 그 차가 아니라? 

              그거 말고 저 도로에 주차되어 있던 차 말이에요.


ㄷ동료 : 네?


ㄹ희야 : 요 앞에 좀전까지 그 포!..포디가 주차 되어 있었는데....저기 저 빈자리!에....

 

ㄷ동료 : ......아!!! 그 차요!  유일상씨!! 일상씨! 자네 찾아왔어.


E       걸어오는 소리


ㄱ일상 : 절 찾아오셨다구요. 어떤 차를 보여드릴까요? 

            비엠더블유? 아님 페라리? 아님 포르쉐 어떤 종류를 찾으시는데요?


ㄹ희야 : 아...저.....


ㄷ동료 : (속삭이며) 아니 그게 아니라 자네 꼬물차에 관심이 있나본데?!


ㄱ일상 : 예에? ?


ㄷ동료 : 쿡쿡!! 잘해봐!


ㄹ희야 : 저 저쪽 빈자리에 아까 포디가 주차해 있었는데....?


ㄱ일상 : (경계하는)네? 아! 네. 잠시 주차해놨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 뭐 잘못 되기라도 했습니까?


ㄹ희야 : (작은 환호성) 아! 맞군요. 거기 그 차가 있었죠.

              제가 헛것을 본 줄 알고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전 아까침에 제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갑자기 없어졌길래

              제가 헛것을 본 줄 알았거든요. 다행이에요! 정말.

 

ㄱ일상 : 흠흠..


ㄹ희야 : 어머! 제가 너무 흥분했었군요! 죄송해요. 너무 좋아서 그만! 

              그 차 보기 힘들쟌아요. 저...그 차를 제게 파세요!!


ㄱ일상 : 네에?


ㄹ희야 : 꼭 좀 부탁드릴께요. 네 부탁합니다. 이렇게 부탁드릴께요.


ㄱ일상 : 아니? 이보세요?


ㄹ희야 : 왜요? 안 되나요? 그러지 마시고 파세요. 값은 높게 쳐드릴테니깐. 네?!


ㄱ일상 : (눈치보며) 아. 저 여기서 다짜고짜 이러지 마시고 자리를 옮기시죠.

 

 

E      카페 분위기
E      소리 속에 커피 잔 놓는 소리.


ㄱ일상 : 그러니깐 75년의 영화를 찍는데

             그에 맞는 제 차 오래된 차가 필요하다?! 이거군요?


ㄹ희야 : 네. 정말 중요한 장면들에 많이 필요하거든요.


ㄱ일상 : 근데 왜 내 찹니까?


ㄹ희야 : 알다시피, 그 차 우리나라에 거의 안 남아 있쟎아요. 

             저 정말 그 차를 찾느라 이곳저곳 안 다닌 곳이 없어요.
             여기서 겨우 일상씨 차를 발견한거에요.


ㄱ일상 : ......


ㄹ희야 : 이렇게 부탁드릴께요.


ㄱ일상 : 하지만 곤란하겠느데요. 이 차도 저한테 중요한 거라서요.


ㄹ희야 : 그러지 마시고 파세요. 이 차가 없으면 전 사표 써야되요.


ㄱ일상 : ......


ㄹ희야 : 돈은 후하게 쳐드릴께요. 원하시다면

             웬만한 중형차 다시 뽑으실수 있을만한 돈 정도도 저희가 지불할 용의가 있어요.


ㄱ일상 : 단순히 돈 때문에 그러는게 아니에요.  이 차에는 사연이 있다구요.
              정 그러시다면 일정액을 내시고 빌려가시죠.

              대신 흠집 하나 내시면 안되요. 아셨죠!


ㄹ희야 : 네에? 저........


ㄱ일상 : 저 차 고장나면 수리하기 힘드신 건 아시죠.

             그러니 조심히 쓰세요. 저건 부품도 없으니깐요.


ㄹ희야 : 저...그러시지 마시고 파세요. 네? 

             대신 좋은 신형차 뽑으시면 되잖아요.

             요즘엔 신보다 더 빨리 바꾸는게 차인데 왜 그러세요.

             이 기회에 좋은 차 하나 사시죠?

 

ㄱ일상 (N) 그야 나도 팔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이제나 저제나 고장날까봐 조마조마하며 운전하는 것도 지겹고
            도로에서는 고물 취급 당하며 무척이나 신기한 듯이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이제는 못 견디겠다.
하지만 이 차에는 사연이 있다. 그 사연있는 차를 고장도 안 났는데 팔라고!
            팔려고 했으면 벌써 팔았지!  왜 내가 이걸 여지껏 가지고 있겠나!

 

 

M   브릿지 - 회사

 

ㄱ일상 (N) 안 판다고 누차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화한다는 여자는 매일 찾아왔다.
           그리고 마침 내가 자리에 없을 때 그만 사건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E      자동문소리.

 

ㄴ과장 : 누구신가?  오호라!  혹시 그 일상씨 고물차 산다고 하는 사람!?


ㄹ희야 : 아?! 예.


ㄴ과장 : 아이구 반갑소. 고맙기도 하셔라.

             그 아무도 안 쳐다보는 고물차를 사시겠다니 정말 고맙수다.

             내 절이라도 올려야겠는걸!


ㄹ희야 : 예 안녕하세요. 죄송해요. 이렇게 폐를 끼치게 되서...

 
ㄴ과장 : 무슨 말씀을. 근데 그 고물차는 언제 끌고 갈 생각이우?

             끌고 갈려면 빨리 끌고 가지 그러시나.


ㄹ희야 : 저도 빨리 끌고 가고 싶지만..


ㄷ동료 : (입을 막으며) 저 아가씨! 잠깐 저랑.


ㄴ과장 : 이미 산 차 빨리 끌고 가면 서로 좋지. 뭐. 허허.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니 그런데 그런 꼬물차는 어디에다 쓸 생각이우?


ㄹ희야 : (눈치) 그게. 저. 일상씨가 허락을 안 해주셔서요. 그런데 파셨다고 하던가요?


ㄴ과장 : 그럼 안 판걸 팔았다고 하나. 원 젊은 아가씨가 웬 의심이 그리 많아. 허허!! 

             그러지 말고 오늘 빨리 끌고 가버려요.


ㄹ희야 : 예에? 하지만 아직 돈도...


ㄴ과장 : 아! 잔금이야 나중에 주면 되지 뭐. 안 그래?


ㄷ동료 : 예에....그야......


ㄹ희야 : (약삭 빠르게) 네에? 그래도 되나요? 과장님이 책임져 주시는거죠?


ㄴ과장 : 물론이지. 어서 끌고 가요.  아! 마침 키가 꽃여있구만.


ㄷ동료 : 과장님. 저.그게..


ㄴ과장 : (벌컥) 뭔가?


ㄷ동료 : 휴~~아닙니다.

 

 

M       브릿지

 

ㄱ일상 : (고함) 이봐요!! 아니 본인이 끌고 가란 소리도 안 했는데

              내 윗사람이 책임져 준다고 해서 가져갑니까?
              고발하기 전에 어서 당장 갖다 놓지 못해요?


E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꽝!!

 

ㄱ일상 : 과장님 이러실수가 있는 겁니까?


ㄴ과장 : 아! 난 이미 얘기가 다 된줄 알았지. 

             설마 안 팔았을 줄이야 생각이나 했겠어.


ㄱ일상 : 아니 그렇다고 주인도 없는데 열쇠를 넘겨줘요?


ㄴ과장 : 아니...뭐...(버럭) 그러게 애초부터 나한테 팔았다고 왜 거짓말을 해?

             그 거짓말이 언제까지 갈줄 알았나? 엉?


ㄱ일상 : (흥분) 물론 당연히 끝까지죠.

              제가 저희 동네 골목길에 세워놓고 다니는 걸 과장님이 어떻게 아시겠습니까?


ㄴ과장 :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건가.

             그러니까는 상사한테는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해놓고

             일하러 다닐 생각이었다 이 말인가 지금.


ㄱ일상 : .......하여간 전 차 안 팔겁니다.

            (울부짖음)그 차는 제 아버지가 저한테 물려주신 유일한 유품이라구요.
             그 차는 제 아버지거였습니다. 

             안 그러면 그런 고물차를 제가 왜 여태껏 끌고 다녔겠습니까?

 

E     뒷문 쾅 닫고 나가는 소리

 

ㄱ일상 (N) 잠시 편해보겠다고 거짓말한 것이

           일을 이렇게 끌고 갈 줄이야. 그런데 왜 가슴이 환해지고

           하늘을 날아다닐 듯 한 기분이 드는걸까.  일이 이렇게 됐는데 팔아버려?

 

 

M      브릿지

 

ㄷ동료 : 자네 차 사야지?


ㄱ일상 : (무미건조) 글쎄.


ㄴ과장 : 유대리 이리 와 보게.

 

ㄱ일상 : 아! 네.

 

E      구두소리.


ㄴ과장 : 자네 차 골랐나?


ㄱ일상 : 예?


ㄴ과장 : 여기 이 팜플렛 좀 보게!


E      책자 넘기는 소리.


ㄴ과장 : 이 차 어떤가?


ㄱ일상 : 좋네요.


ㄴ과장 : 잘 빠졌지!  어때 그럼 자네가 사는게?


ㄱ일상 : 예?


ㄴ과장 : 자네 설마 도로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보통차를 살려는 건 아니겠지?


ㄱ일상 : (기어들어가는) 그냥 국산 소형차나 하나 살 생각...


ㄴ과장 : (버럭) 뭐얏? 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러니깐 자네 실적이 여기서 여기 저기서 저기인거야.


ㄱ일상 : (볼멘소리) 뭐 이정도면 그냥 입에 풀칠은 하쟎아요.

              더구나 제 월급가지고 우리 회사차를 산다는 건 과대지출이에요.


ㄴ과장 : 무슨 소리야!  이거 자네가 사면 싸게 사는거야.


ㄱ일상 : (관심) 얼마요?


ㄴ과장 : 음.  이 차가 말이지 다음달부터 우리 회사에서 중저가로 내놓은 상품이야.


ㄱ일상 : 그 중저가가 우리나라 잘나가는 고급 중형차 가격하고 맞먹쟎아요!


ㄴ과장 : 할부로 해줄께.


ㄱ일상 : 음...


ㄴ과장 : 이거 타고 다녀봐. 그게 바로 광고라구! 생각해 봐.

             그럼 그게 어디로 연결되겠어. 바로 자네 실적으로 연결되쟎아.


ㄱ일상 : 과장님 꼭 그렇게까지 해서 부하직원에게 차를 팔아야 속이 시원하십니까?


ㄴ과장 : 시끄럿!  너가 여기 앉아봐.


ㄱ일상 : 쳇! 너무하십니다. 과장님.


ㄴ과장 : 살거야! 안 살거야!


ㄱ일상 : 그게 세일즈맨의 태도입니까?


ㄴ과장 : 뭐얏!

 

ㄱ일상 : 알았습니다. 계약서 어디있죠?


ㄴ과장 : 정말이야?

 

ㄱ일상 (N) 내가 그 선망의 대상인 딱정벌레 차를 사게 되다니.
           이게 꿈이냐 생시냐!!  아! 표정관리.

           여기서 좋은 티 냈다가는 과장이 돈 더 내라고 할라! 표정관리!
           왜 이리 일이 잘 풀리지 이런 비싼 차를 이렇게 싸게 사다니.

 

 

E     조명 차례차례 켜지는 소리.(영화촬영장 분위기)


ㄴ조감독 : 잠시 후에 촬영 들어갑니다. 자! 준비 빨리빨리 끝내요.


ㄷ감독 : 이제야 카씬을 찍을수 있겠구만.


ㄹ희야 : 조심! 조심! 다들 차 조심해서 다뤄요.


ㄷ감독 : 희야씨 나 좀 보지. 도대체 웬 차조심을 그렇게 시키는거야?


ㄹ희야 : 아니! 뭐...힘들게 돈주고 구해온 차니깐 아무래도 흠집 나면...


ㄷ감독 : 클로즈 업 장면들이 끝날때까진 뭐 중요하게 다뤄야 하겠지만

             그 장면들이 끝나면 뭐  이깟 고물차 뭐 귀히 다룰 필요 있겠어? 

             어차피 마지막 씬에선 결국 폭발시켜야 하는데.


ㄹ희야 : 그 폭발씬 다른 차 가지고 찍어도 되지 않겠어요?


ㄷ감독 : (꽥) 무슨 소리 하는거야!! 지금?!  그리고 다른 차가 어딨어 어?!
             자 어서 어서 시작하자구! 준비들 다들 끝났나. 자 찍자구. 레디 액션~~

 

 

M       브릿지.  - 도로


ㄱ일상 (N) 아! 요즘만 같으면 살맛 난다.

            실적도 계속 오르고, 흐흐!!

            더 기분 좋은 것은 항상 도로에서 주눅 들었던 옛날과는 달리

            지금은 가슴을 쭈욱 펴고 활개를 치고 다닌다는 점이란 말이지.

            부러운 듯 내 차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란!  

            흑흑!! 살다보니 이런 때가 있긴 있구나.
            아버지께서 내가 그동안 그 고물차를 아낀 노력을 가상히 여기셔서

            드디어 나에게 복을 내리시는구나. 오! 아버지! 고맙습니다.


E)     거리소음, 크락션 소리


ㄱ일상 (N)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그건 폭풍전야의 고요함이었을 뿐이었다.

 

ㄱ일상 : (화나 내뱉는) 에잇! 뭐하고 안가는 거야!

             젠장 신호 한번 더 기다려야 되쟎아! 제기랄!

 

E       (크렉션 소리)

 

ㄱ일상 : 그래! 가자고. 제발!  제발 내 차례까지 되거라.

 

E       급출발
E       (경찰의 휘각소리)


ㄱ일상 : 젠장.


E)      급제동


ㄷ경찰 : 안녕하십니까? 신호 위반하셨습니다. 면허증 좀 제시해주겠습니까?


ㄱ일상 : 아. 저! 급해서요. 이거 3시 정각까지 고객에게 배달해 드려야 되거든요.


ㄷ경찰 : 그럼 이차가 본인 차가 아니란 말씀입니까?


ㄱ일상 : 예. 전 차 세일즈맨입니다.


ㄷ경찰 : 우선 면허증부터 제시해주시지요.


ㄱ일상 : 급해서 그랬습니다. 좀 봐주십시오!


ㄷ경찰 : 아! 면허증부터 보자니깐요.


ㄱ일상 : 예에.


ㄷ경찰 : 유일상씨!


ㄱ일상 : 네.


ㄷ경찰 : 세일즈맨이시라구요?


ㄱ일상 : 아. 예


ㄷ경찰 : 외제차 취급하시면 심심치 않게 외제차를 타시겠네요?


ㄱ일상 : 네. 그렇지요.


ㄷ경찰 : 좋으시겠습니다.  전 언제 이런 차를 타보겠습니까?


ㄱ일상 : 좋기는요? 일이니깐 타지요.


ㄷ경찰 : 자!  여기 신호위반으로 5만원 딱지 끊었습니다.


ㄱ일상 : 네에?


ㄷ경찰 : 뭐 불만 있으십니까?


ㄱ일상 : 아니 저 봐주시는 거 아니었습니까?


ㄷ경찰 : 봐주다니요.


ㄱ일상 : (좀 열받은 듯) 아니 그럼 왜 그렇게 질문을 하셨습니까?


ㄷ경찰 : 아니! 좀 부러워서요. 설마 자신의 차도 외제차신가요?

 

ㄱ일상 : (조그맣게) 제 차도 외제차인데요.


ㄷ경찰 : (비꼬는) 호오! 그러세요.

              세일즈맨이 잘만하면 벌이가 좋다더니 그 말이 맞나보군요.
              외제차를 다 부리시구요. 뭐 이 정도 교통위반 딱지야 새발의 피시겠네요.

 

ㄱ일상 (N) 세상에 혹시나 봐줄까하는 생각에 얌전하게 대답했더니 실컷 묻고

            딱지만 정확하게 끊고 그냥 가버리다니 뭐 저런 경찰이 있냐?

            그러나 교통위반 딱지는 단지 작은 시작에 불과했다.

 

 

E)      거리소음


ㄹ종업원: 또 오세요.


ㄴ과장 : (꼬부랑 소리) 자! 3차다. 3차로 렛츠고!


ㄱ일상 : 과장님! 너무 취하셨어요. 그만 들어가세요. 누구 택시 좀 잡아줘!


ㄷ동료 : 택시!!

 

E        (끼이익! 택시 서는 소리)


ㄷ동료 : 내가 과장님 집에 모셔다 드리고 갈께.  그럼! 먼저 간다.


ㄱ일상 : 조심해서 들어가.


E        (시동거는 소리, 동시에 음악이 틀어진다.)
E        차출발


ㄱ일상 : 아니, 음주단속이잖아. 괜찮겠지. (차 엔진 멈추더니 차창 내리는 소리)


ㄹ경찰 : 안녕하십니까? 음주측정입니다. 여기에 대고 불어주십시오.


ㄱ일상 : 후우~~


ㄹ경찰 : ......(경례) 실례지만 내려주셔야 겠습니다.

 

ㄱ일상 : 예에?


ㄹ경찰 : (차문을 열며 강압적으로) 내려주십시오.


E      ( 차문 닫히는 소리)


ㄹ경찰 : 음주 측정 결과 제한치의 0.01 음주초과이십니다. 음주하셨죠?


ㄱ일상 : 무슨소리에요? 여태껏 이 정도는 음주측정에 나오지도 않았다구요.


ㄹ경찰 : 면허증 보여주시지요.


ㄱ일상 : 이것봐요. 다시 불어봅시다.


ㄹ경찰 : 그러시죠.


ㄱ일상 : 후~~


ㄹ경찰 : 선생님 다시 0.01 초과이십니다.


ㄱ일상 : 아니 이런 일이 한번도 없었다니깐요.

             이 정도 술로는 음주단속에 한번도 안 걸렸다니깐요.
             그리고 0.1도 아니고 0.01이라니요. 다시 불어봅시다. 예?


ㄹ경찰 : 선생님 다시 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면허증 내놓으시지요?


ㄱ일상 : 아니 이봐요. 다시 불어보자니깐요.

             여태 이정도로는 한번도 안 걸렸다니깐요.


ㄹ경찰 : 그러게 왜 애초부터 술은 드시고 운전하시고 그러세요.
             수치가 이정도니깐 벌금만 끊어드릴테니깐 면허증 주세요.

 

M    브릿지 - 회사

E     (자동문 닫히는 소리)


ㄴ과장 : 일상씨 이제 오나?


ㄱ일상 :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 좀 늦잠을....


ㄴ과장 : 이젠 차가 멀쩡하니 늦잠을 자나보지. 속편하군 그래. 

             뭐 좋아. 지각정도야. 내 넓은 아량으로 봐주지. 그런데 이건 어떡할건가?


E       (T.V 전원 켜지는 소리)

 

ㄹ기자 : 어제 서울시내 곳곳에서는 일제히 음주 운전 단속에 들어갔습니다.

             예전에 비해서는 음주운전이 많이 근절된 모습을 보였으나

             아직도 몰지각한 음주운전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더구나 어떤 운전자는 음주를 한 채

             고급 외제 승용차를 끌고 다니다 적발되어 경찰앞에서 발뺌하기 바쁜 모습을 보여줘

             여러 시민들의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ㄴ과장 : 지금 자네 때문에 회사가 발칵 뒤집혔어. 아니 자네 제정신이 있나 없나.
          음주를 하고 도대체 운전을 하다니 정신이 있는게야. 없는게야.

 

ㄱ일상 : (기죽어) 아니! 과장님! 그게 아니에요. 

              전 어제 음주측정이 약간 잘못 되서 벌금만 냈을 뿐이에요.


ㄴ과장 : 어쨋든 왜 카메라에 음주 운전을 하고 찍히냔 말야. 

             다른 사람은 전부 멀쩡하게 집에 들어갔는데. 엉?


ㄱ일상 : 아니...그게...저 전 카메라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ㄴ과장 : 시끄러! 하여간 각오해!


E        발소리

E        의자에 털썩 앉는 소리.


ㄷ동료 : 자네 요즘 왜 그래? 하는 일마다 실수투성이고. 무슨 일 있어?


ㄱ일상 : 실수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묻고 싶은 말이라구.

             요즘 되는 일이 없다고.오죽하면 내가 이렇겠어!!
             아니 들어봐.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어?

             내가 운전하는 줄은 매번 막혀서 고객에게 늦게 왔다고 욕을 먹지를 않나!
             매번 내 앞에서는 신호등이 바뀌지를 않나.

             경찰은 어디에 숨어있다 나타났는지 갑자기 나타나서

             신호 위반하셨다고 매번 딱지를 끊지 않나. 

             내가 주차를 하기만 하면 견인차가 어디서 나타났는지

             벌써 견인 되어버렸지를 않나... 지금 내 머리는 터져벌릴 것 같다고.


ㄷ동료 : 듣고 보니 그러네....근데 듣고 보니 꼭 머피의 법칙하고 똑같네.

 

ㄱ일상 : 머피의 법칙?


ㄷ동료 : 그 있쟎아. 한때 유행했던. 

              미팅 나가면 꼭 못생긴 여자애가 나한테 걸리고,

             극장 줄을 섰는데 내 앞에서 표가 매진됐다는 등 뭐 그런거... 자네가 꼭 그 꼴인걸.


ㄱ일상 : 으아악! 머피의 법칙이건 뭐건 왜 하필 나냐구!


ㄱ일상 (N) 그런데 머피의 법칙은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E       (열쇠소리)


ㄱ일상 : 으응? 왜 문이 열려있지?


E        (문소리)


ㄱ일상 : 으악! 이게 무슨 일이야. 

             아니 내 방 꼴이 왜 이 모양이야.  억!? 이게 뭐야?

             "이 겉 멋만 든 놈아! 외제차만 타고 다니지 말고 집에 돈 좀 놔두고 다녀라."
             으윽  이 도둑놈 주제에 으악!  도대체 나한테 요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


ㄱ일상 (N) 거기다 판매 실적 제로!  그에 뒤따른 과장의 득달!

            도대체 나에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가?
            머피의 법칙이던 뭐던 제발 나 좀 살려다오! 으윽! 그런데 잠깐만.

            이건 혹시...혹시...하지만 시기가 너무 꼭 들어맞는다.

            아..그렇다면! 그렇다면 바로 아버지께서

            차를 우리집의 가보를 팔아버렸다고 나에게 벌을 주신거다. 이럴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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