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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키의 게임 및 영화 리뷰 더 포가튼 시티 ★★★☆

Broadcaster 어스키
2023-01-07 15:32:48 260 13 0

포가튼 시티는 2021년에 나온 어드벤쳐 게임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대뜸 한 남자가 다가와 이야기 한다. '절대 나쁜 짓을 하지 마세요. 나쁜 짓을 하면 우리 모두가 황금으로 변해버려요!' 뭐라고? 황금으로 변한다고? 참을수 없다.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나쁜짓을 바로 해본다. 게임은 매우 친절하게도 '도둑질' 트리거가 존재한다. 곧장, 상점에 있는 돈을 주인 몰래 살금살금 들어가 훔쳐온다.그 순간! 갑자기 천지가 요동치며 사방이 색을 잃어버린다.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이 모두 황금으로 변하고 있다. 가슴을 쓸어 내리고 밖으로 나가보니 한 남자가 황금이 되어 가는 사람들을 뒤로 한 채, 어딘가로 달려 간다. 남자의 뒤를 쫓아 뛰어가니 처음 이 도시에 왔던 지점에 도착하게 되더라. 남자는 수상한 주문을 외운다. 주문이 끝나자 앙상한 뼈다귀만 남긴 채 그 자리에서 녹아내려 죽고 만다. 그리고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처음 게임을 시작했던 때로 돌아간다. 깜짝 놀라 주머니를 확인해 본다. 내가 정말 처음으로 왔을까? 주머니 속에는 아까 훔친 돈이 그대로 들어있다.


포가튼 시티는 단 한 사람이라도 죄를 짓게 된다면 모두가 황금이 되는 저주에 걸린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른 바, 연대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이에 대해 자연스럽게 고찰하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이 알지 못하는 신에 의해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 항상 타인들의 눈치를 봐야하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진 않았을까 걱정하게 된다. 보편적 도덕이라는게 있지 않은가. 도둑질 하지말라. 다른 사람을 죽이지 말라와도 같은 것들 말이다. 작품은 보편적 도덕의 개념을 적용시키며 타인에게 죄를 짓지 말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자유의지가 제약 되는 것은 맞다. 신이 정해 놓은 도덕적 행위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짓을하게 된다면 도시 사람들 전체가 황금으로 변하게 되니 말이다. 이 때문에 도시는 겉보기에 매우 화목하고 즐거워 보인다. 실제로도 범죄를 생각하는 이들 자체가 없다. 신이라는 절대자에 의해 멸망 당하고 싶지 않으니 말이다.


헌데, 이 신이 정해 놓은 도덕이라는게 참으로 어설프다. 살인은 부도덕한 행위가 맞다. 도둑질도 부도덕한 행위가 맞다. 그런데, 누군가가 중독 되었을때 그 사람을 치료하는 해독제를 비싸게 판매하는 것은 부도덕한 행위가 아니다. 설령 그로 인해 사람이 죽는다 할지라도 상인의 죄는 없다고 판단한다. 웃기지 않은가? 또 다른 예도 있다. 무너져 가는 건물이 있다. 자칫 잘못 발을 딛으면 그대로 폭삭 내려 앉아 사망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불안하다. 이 건물에 다른 사람을 보내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교사 행위이기 때문에 악의가 느껴진다. 하지만 신은 이번에도 어떠한 처벌도 내리지 않는다. 실소를 머금을 수 밖에 없다.


게임의 후반부에 이르게 되면 마침내 모순 덩어리인 신을 만날수 있게 된다. 자연스럽게 만나면서 겪었던 오류들을 신에게 말하며 잘못을 지적한다. 신은 어처구니 없어하며 대답한다.'나는 너희들보다 뛰어나고 위대한 존재기 때문에 나의 통찰은 틀리지 않았다' 라는 교만섞인 말과 함께 말이다. 이 대답을 듣게 된 직 후, 또 다른 고찰에 빠지게 된다. 신의 말처럼, 위대한 존재가 다른 하위 존재의 자유의지를 박탈하고 철권 통치를 해도 되는 것인가?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는걸 금방 알게 된다. 어떠한 존재들도 다른 존재의 권리를 박탈할 수 없다. 자유라는 것은 모든 이들에게 보장 된 기본 권리다. 그것은 비단 인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동물, 식물과도 같은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물들에게 부여되는 동등한 조건이다. 


예를 들어보자. 부모가 아이를 낳았다. 아이의 입장에서 부모는 절대자나 다름없는 존재다. 세상에 발돋움하기 위해선 부모의 보살핌이 반드시 필요하다. 부모 역시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키워주고 재워주고 교육까지 시켜준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사회에 나갈수 있게 물심양면 애쓴다. 하지만 이 부모에게 자녀의 직업이나 학교, 결혼과도 같은 개인적 선택을 강요할 수 있을까? 그 순간 부모는 자녀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박탈하게 되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나쁜 부모가 되는 순간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떄, 부모는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대단한 존재인 것은 틀림없지만 자유까지 박탈할 권리는 없다는 것이다.


신이라는 완전한 존재의 궁극의 윤리로 접근 했을때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상인은 해독제를 비싼값에 팔려고 한다. 사람의 생사가 달린 문제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상인은 가격을 높게 부른다. 사람의 생명으로 저울질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생명이다. 생명의 불씨 하나가 키워져서 더 많은 선을 행할지도 모른다. 더 큰 도덕적, 사회적 이익이 발현될 지도 모른다. 그것들을 상인이 깨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궁극의 윤리관을 지녀야 하는 신의 입장에서는 상인의 실수를 지적하는 것이 맞다.허나, 신은 '나의 가치관은 너희 따위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라며 일갈한다. 궁극의 윤리가 깨어진 신을 더 이상 신이라 부를수 있는가? 그의 선택은 틀렸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듯, 포가튼 시티는 연대책임과 보편적 도덕으로 시작해 철권통치와 자유의지에 대한 해답으로 게임을 풀어낸다. 설령 궁극의 위대한 존재가 있다 할지라도 하위의 존재들을 마음껏 유린할 권리는 없다. 모든 생물들은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중에 등장하는 신의 철권 통치는 처음부터 큰 오류를 포함하고 있는 행위인 것이다. 포가튼 시티는 그렇게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직접 등장시키며 영웅이 신의 오류를 지적하는, 그리스 신화적인 면모를 띄며 마무리 된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직접 등장시킨 배경을 쓰다니 다시 한번 설계에 감탄한다. 궁극적 자유 의지를 표방하는 비디오 게임에 자유 의지를 내세운 게임이라는 점도 가산점이 붙는다.


한 가지 게임에서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다면 액션 파트다. 사실, 액션을 하라고 만들어 놓은 게임이 아닌 만큼 허술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자유의지에 대한 고찰이 핵심인 게임인데 당연하지 않겠는가. 애초에 뺐으면 어땠나 싶다. 뭐 이런 오류가 할지라도 이 게임의 작품성에 흠결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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