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마우스 0

#0.

" 우리 친구하자! "

.

.

..

...

"네?"

.

.

오랜만에 당황했다...

#1.

테니스 동아리.

올해부터 우리학교 테니스 동아리에 가입했다.

물론, 학부에는 없어서 대학원생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고, (기본 30대)

실력자도 있긴하지만 초보자들이 많았다.

뭐.. 종종 찾아가서 재밌게 쳤다.

그렇게 동아리에 가입하고 1학기가 흘렀다.

#2.

군대에서 간부들과 테니스를 친지 약 1년 반...

나는 군대 간부들과 견줄만한 고수가 되어있었고,

(자뻑같지만 진짜 많이 늘었다. 웬만한 동호회 가도 이길만할정도)

그런 나에게 초보자인 상대를 배려하면서 치는건

꽤

재미없었다.

#3.

"오늘은 OO이(이하 테니스녀)도 데려갈게요~"

테니스부 회장님의 카톡이었다.

아재들과 아지매들과 테니스를 치던 어느날 뉴페이스가 등장했다.

대충 인사를 나눴다.

" 안녕하세요~? "

"아 네.. 안녕하세요."

나는 고수 아재들과 테니스 치느라 뉴페이스에겐 별 관심이 없었다.

#4.

회장님이 갑자기 제안을 했다.

"음... 죽순씨는 잘하시니까 테니스녀랑 같이 팀좀 해주실래요?"

"그래야 체급이 맞을거 같아서~"

"아 네 상관없어요."

그렇게 테니스 복식조가 이루어지고, 상대는 중간정도 하는 형님 2명이었다.

#5.

경기 직전에 다같이 네트에서 인사를 하고 돌아가는데

.

.

" 제가 발리(앞쪽에서 치는것)를 잘 못해서요... "

뭐 별 기대는 안했다.

"아 그럼 제가 다 커버 할게요"

발리는 자신있었다.

" 나이스 파트너~ "

테니스녀는 여성부원치고 꽤 괜찮은 랠리를 했다.

게임은 의외로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고생하셨어요~"

" 너무 잘하셔서..ㅎㅎ "

서로 웃으면서 칭찬(억빠)을 했다.

#6.

" 죽순씨, 99에요? "

"아 저요? 99맞아요"

" 저 97인데 저희 친구해요~ 같은 IMF세대! "

"아 저는 IMF를 안겪어서요..."

갑자기 친구하자는 말에 당황했다.

친형이 97인데 무슨 97 누나랑 친구를 하나... 싶었다.

#7.

동아리엔 대체로 30대... 혹은 40대도 있었기에

테니스녀의 또래는 거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동아리에 들어왔고, 썩 맘에 들었나보다.

" 그러지말고... 우리 친구하자! "

"알았어요...ㅋㅋ"

그렇게 얼굴을 텄다.

#8.

동아리 시간이 채 끝나기 전,

테니스녀는 집에 돌아가기로했고,

나는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저 멀리

테니스장 밖을 나가면서 나한테 열심히 손을 흔들어주길래

나도 🎾 라켓으로 인사 해줬다. (휘적휘적..)

#9.

그렇게

가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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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반전

p.s 제가 친구하기 꺼려한 이유는...

사실 테니스녀는 테니스 동아리 회장님 와이프였기 때문...^^

p.s 단순 호의인거 아는데 아직 쓸 거 없어서 씁니다. 내용은 진짜임.

오늘도 친구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