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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컨텐츠 하시길래 조심스레 올려봅니다

방송온
2020-03-22 20:37:30 139 1 2

제목: 비겁한 변명입니다(가제)


세상이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게이트라고 부르는 것들이 생겨났고, 그 안에서 싸잡아 몬스터라 불리는 생명체들이 나왔다.

처음에는 그저 당했다. 현대의 문물들은 그리 효과가 없었다. 그 들에게 총을 쏘더라도 그리 아픈 기색 없이 앞으로 나왔다.

그런 그들을 잠깐이나마 중지시켰던 것은 예상치도 못한 동물 협회였다. 그들은 게이트에서 나온 몬스터들도 동물이라 주장하며 공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자기들이 길들여 보이겠다며 나섰다. 그러나 당연히 범국가적 차원에서는 그들에게 허락을 내릴 수는 없었고, 그들은 인터넷 방송으로 자신들의 모습을 생중계시켰다.

몬스터들 앞으로 나간 동물 협회의 사람들은 교감을 하려 애썼다. 처음에는 교감을 하며 다가가니 공격성을 조금 잃은 듯싶었다, 그러나 금세 본래의 모습을 띠며 동물 협회의 사람을 잡아먹었다.

하지만 동물 협회의 사람 중 한 사람이 자신을 희생하고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용기 있게 나섰다. 그렇게 몬스터의 앞을 막아섰을 때, 게이트에서 레이저 같은 빛이 나왔다. 그 빛은 막아선 사람을 관통했다. 그 장면을 보고 모두가 놀라 있을 때, 그 사람은 홀린 것 같은 눈으로 공중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곧 그의 손에서 빛이 나왔고 몬스터들을 해치우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마이크 존 이고, 이후 최초의 헌터라 불리었다.

***

“네 알겠습니다. 짐은 어디 있죠?”

세상이 바뀐 이후 최초의 헌터에게 들어간 빛은 주위로 퍼져 나갔으며 그 전염성이 엄청나 금세 세계 전역에 퍼지게 되었다. 그 빛은 사람들에게 능력을 만들어 주었다. 이때 얻은 능력을 고유능력이라 불렀다.

그 능력으로 몬스터들을 무찌르는 헌터들, 그런 헌터들이 몬스터를 무찌르러 들어가는 게이트 앞에서 게이트가 나타났을 때 앞을 통제하고 헌터들이 게이트 내부로 들어갈 때 짐을 들고 같이 들어가는 것이 내 역할이다.

“아 짐은 저 차 안에 있어요.”

인물 한번 훤칠해 보이는 한 남자가 내게 말했다. 그러나 난 그에게 웃기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의 상태창의 고유능력 칸에는 ‘비굴한 고집 (D)’ 이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잘생겼는데 똥고집이 있다는 소리다.

고유능력이라는 것은 조사에 따르면 그 사람의 성격 등이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이걸로 사람을 판별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 사람 중에 상태창에 좋지 않은 성격이 떠 있다면 사회적으로 인식이 좋지 않게 되고 심각한 경우에는 사회에서 격리조치를 하기도 했다.

“예 그럼 들어갑니다.”

차에 가서 짐을 챙겨온 나한테 비굴한 고집의 남자 백승철이 나와 그의 팀에게 말했다. 그리고는 게이트 내부로 들어갔다. 그렇게 나 또한 따라 들어갔다.

들어간 내부에는 ‘티마시스’ 무리가 있었다. 티마시스는 옅은 푸른색 피부에 왜소한 몸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이다. 주 무기는 그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고 그를 여러 가지로 사용한다.

“모두 쉿. 접근합니다.”

백승철이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말했다. 그러고는 몸을 숙여 조심히 티마시스 무리로 다가갔다.

“배쉬”

그가 들고 있는 방패를 앞으로 들이밀며 티마시스 무리를 습격했다.

“키에에엨”

방패를 맞은 티마시스가 비명을 지르며 날아갔다. 그러나 날아가던 와중에도 눈물을 채찍 삼아 백승철에게 공격을 가했다.

“크으읔”

배쉬를 사용하고 잠시 경직된 백승철의 앞에 다른 방패를 든 남자가 서서 티마시스의 공격을 막았다. 그러나 그에게 살짝 공격이 무거웠는지 신음을 내뱉었다.

“배쉬”

그렇게 버틴 남자 뒤에서 백승철이 다시 배쉬를 사용했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큰 피해를 입힌 것 같았다. 이후에도 비슷한 방식을 사용하며 티마시스 무리를 상대했다.

나는 저런 장면을 볼 때마다 어떻게 저런 식으로 싸울 수 있는지가 너무 신기했다. 나 역시도 능력이 생기긴 했으므로 헌터가 되어 볼까 생각해서 게이트를 들어와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몬스터 앞에 가자 식은땀이 줄줄 나며 손을 움직일 수 없었다. 손이 떨려 손에 쥐고 있던 무기를 땅에 떨어뜨렸다. 머릿속에 있는 것은 오직 익숙하지 못한 생명체의 모습이었다.

공포에 질려 어버버 거리며 곧장 뒤를 돌아 도망쳤다. 같이 들어간 팀원들이 나를 불렀지만 나는 혼잣말로 변명을 하며 뒤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그렇게 게이트 밖을 나와 한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으니 공략을 마치고 나온 팀원들이 잠시 내가 있는 곳을 흘겨보다 자기들끼리 자리를 떠났다.

나는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조차 말하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혼자 집으로 돌아갔고 부모님께서 집에 기다리고 계셨다. 부모님은 내게 공략이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셨고, 차마 공략하다 도망쳤다곤 말할 수 없었기에 그저 그렇게 끝냈다고 말했다.

나는 그렇게 부모님을 속였지만 헌터 일은 도저히 못 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부모님께서 하지 말라던 헌터가 되겠다고 아득바득 우겨놓고 그만두긴 힘들었다. 그래서 정부에서 시킨 게이트가 나타나면 앞을 통제하고, 공략하려 하는 팀이 있다면 짐 등을 들어주는 역할을 맡는 감시자가 되기로 했다.

이렇게 잠시 상념에 빠져있는 사이에 티마시스 무리를 백승철의 파티가 다 정리했다. 나는 그러다 전투를 구경하던 와중 생긴 의문이 있어 백승철에게 물었다.

“왜 배쉬만 사용하신 거예요? 아까 보니까 다른 스킬도 있으시던데”

“아 그거 제 고유능력 때문에 그래요.”

거기에 말을 덧붙였다.

“제 능력이 똑같은 스킬을 계속 쓰면 그 스킬의 능력이 올라가서요.”

“와 그럼 계속 올릴 수 있어요?”

“이론 상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긴 한데 다른 스킬을 써버리면 원래만도 못 한 위력이라..”

머리를 쓸며 사람 좋게 웃으면서 내게 말해주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큰 소리로 말했다.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돌아갈까요?”

그렇게 장비를 잠시 점검하고 다들 게이트를 나갔다. 그들은 짐을 챙겨서 아직 닫히지 않은 게이트 앞을 떠났다. 감시자인 나는 게이트가 닫힐 때 까진 떠날 수 없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앞을 그저 지키고 있었다.

그렇게 서 있다 갑작스레 아까 봤던 백승철의 상태창이 생각이 났다. 오랜만에 상태창을 볼까 싶어 상태창을 불러 보았다.

“상태창”

--------------

이름: 손영훈

고유능력: 비겁한 소리(F)

일반스킬: 펀치부스트 (1.2%)

--------------

고유능력, 비겁한 소리, F등급, 능력은 변명의 대상을 만들어 낸다.

비겁하다. 이건 무엇보다 나를 잘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 단어라고 나는 생각한다. 처음 게이트를 들어갔을 때도 그렇고 다른 때도 나는 중요한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때 회피하려 애쓰며 책임을 지지 않으려 했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비난했다. 나도 이것이 잘못된 줄은 알지만 고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와중 6시가 지나서 퇴근을 할 시간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 따라 집을 들어가기 싫었던 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 뚜루루

“어어 야 술 한잔 할래?”

“콜 어디서”

갑작스러운 나의 제안에도 친구는 오히려 신난 듯이 답했다.

“우리 집 근처에 산거리 포차, 그로 온나.”

전화를 끊고 게이트에 일반인들이 잘 다가오지 못하도록 펜스로 게이트 근처를 막았다. 평소라면 대충 하고 끝냈을 텐데 오늘은 느낌이 좋지 않아 단단히 막았다. 그리고 나서야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포차에 도착하니 친구는 이미 와 소주를 시켜 마시고 있었다.

“어휴 술도 잘 못 마시는 게 왜 먼저 먹고 있냐.”

친구의 얼굴은 소주 반병만 마신 주제에 붉어져 있었다.

“뭥 내가 모 마셔. 딸꾹 빠리 안즈라.”

혀도 꼬여 말도 잘 안 나오는 친구 옆에 앉았다. 이야기를 나누며 소주를 먹고 있던 찰나에 내가 말했다.

“야 내가 있잖아.”

“응?”

뭔 헛소리를 하려나 들어보려는 듯 친구가 대답했다.

“다시 헌터를 하면 어떨까?”

술기운이 올라와 막 내뱉은 것 같은 말이었다. 그러나 그저 빈 말만은 아니었다. 이 말을 들은 친구는 내 말투에서 조금의 진지함을 느낀 듯 장난 끼를 빼고 반문했다.

“야, 너 옛날에 몬스터 앞에 대치하자마자 도망쳤다며.”

“그랬지..”

“그런데 뭔 다시 헌터니. 친구야.”

“아니 그래도... 어떻게 되지 않을까..?”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그건 너무 이기적 인거 아니냐?”

“...그렇지?”

이 말까지 들은 친구는 자리를 박차며 일어났다.

“오늘은 내가 쏜다. 그렇게 기운 빠져 있지 마라.”

비틀비틀 거리며 친구는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배웅은 필요 없으앜.”

걸어가던 친구는 길에 넘어 졌고 나는 달려가 일으키고 택시를 불러 친구를 택시 태워 보냈다. 그리고 나는 잠시 길을 따라 걸었다. 그러다 게이트 앞까지 도착했고, 근처의 벤치에 털썩 앉았다.

“하.. 나 왜 이러냐. 진짜”

한숨을 내쉬며 나지막이 말했다. 두 손을 모아 얼굴에 가져다 댔다. 그리고 곧 흑흑 거리는 소리가 공원에 퍼졌다. 그렇게 시간만이 하염없이 흘러가고 있을 때였다.

치직치직

뒤 쪽의 풀에서 소리가 났다. 술이 아직 덜 깬 채로 바라 봤을 때 그 곳에는 사람처럼 보이는 인영이 있었다.

“허으어 누..누구세요?”

철푸덕

나는 깜짝 놀라 벤치에서 떨어졌다. 20대 남자가 눈물을 흘리며 공원 바닥에 나자빠져 있는 모습은 꽤나 꼴사나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나를 봤음에도 그 사람은 아무 말 없이 걸어갔다.

눈을 비비고 보니 여성의 형태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게이트 쪽 이었다.

“어어 어 안 되는데.... 어?”

그 행동에 술이 깬 난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비틀 달려갔다.

“저기요! 거기 들어가시면 안돼요.”

말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을 유지하며 펜스를 치웠다. 그리고 게이트 내부로 들어갔다.

“어어 어떡하지... 아 안 되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밖에 있었는데 술기운인지 습관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이렇게 보내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마디로 그저 감이었다. 그 후 공원에 남아있는 건 땅에 퍼져있는 물자국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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