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에 대한 리뷰.

Broadcaster 롤케이크
2020-06-27 23:16:16 103 0 0

안녕하세요?

데스 스트랜딩에 이어서 두 번째로 리뷰를 쓰네요.


라오어2 에 대해서는 다들 익히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대체 왜 그랬을까요?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굉장히 오만했다고 생각합니다.


라오어2 에서 쟁점으로 삼을 내용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굳이 '메세지' 를 위해 팬들이 후속작에서 바라는 것들을 배반해야 했는가?

2. 그렇게 해서 나온 작품이 팬들의 기대를 빼고 보면 잘 나왔는가?


사실 1번은 의견차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고 어려서부터 게임을 좋아했기에 저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영화, 연극 수업과 미학 수업 등등 각종 교양을 들으면서 '예술'과 '예술성'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알아보기도 했는데요.

그 중에 한가지 배운 것은 작품은 작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받아들이는 독자에 의해 완성된다는 점이었어요.

이런 점에서 너티독이 한 일은 독자를 완전히 무시한 행태라고 생각합니다.


라오어1은 대중적인 작품입니다.

아저씨-소녀 구도도 그렇고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재에서 많이 다뤄졋던 통상적 감정을 아주 정교하게 다뤄서 명작의 자리에 올랐죠.

많은 팬들은 조엘과 엘리에게 깊게 몰입했고 애정을 갖게 됐습니다.


저는 닐 드럭만이 이걸 몰랐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인터뷰를 보면 '조엘과 엘리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잘 알아.' 라는 태도를 갖고 있더군요.

저는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고 봅니다.


다른 인터뷰에서는 어느 정도 라오어1의 성공적인 요소들이 계산되고 의도된 게 아니라 운이 좋은 부분도 있다고 했더군요.

조엘과 엘리에 대해 닐 드럭만이 1을 만들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진 모르겠지만 그들의 의도와 실제로 유저들에게 어필된 면은 엄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첫 작품도 대중성을 띤 작품이었단 걸 고려하면 당연히 2를 만들 때 자기가 생각했던 본 모습이 아닌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유저들이 원할만한 것을 생각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닐 드럭만이 팬들을 배반하는 작품을 낸 것은 굉장히 실망스러운 결과에요.

하지만 모든 작품이 늘 대중성만 쫓을 순 없죠. 당연히 예술성을 더 지향하는 작품을 만들어도 돼요.

그래서 2 로 넘어갑니다.


이 부분이 가장 크죠.

제가 방송하면서 종종 언급했지만 라오어2 에서 이럴 필요는 없었다고 자주 말했어요.

솔직히 조엘과 엘리 빼면 주요 캐릭터 중에 전작과 이어지는 캐릭터 없죠?


게다가 조엘은 초장에 죽고 실상 엘리 밖에 안 남습니다.

그런데 이 둘의 설정이 꼭 라오어1 이어야만 받아들여질 그런 설정이 아니에요.


그냥 배경 설명 좀만 해 주면 그리 오래 안 걸려서 사람들이 이해 할 만큼 흔한 소재에요.

국산 게임인 블소도 진서연에게 사부님이랑 사형사제들이 다 죽으면서 시작하죠?

그리고 그거 복수한다고 나서서 계속 진행하다가 결국 진서연의 뒷 이야기를 알게 되고, 용서하고 환생 시키면서 끝난 걸로 기억합니다.

걍 라오어2 의 조엘 엘리 애비 설정이랑 홍석근 막내 진서연 설정이랑 차이가 없어요.


그만큼 흔해 빠진 소재고 설명이 어려운 배경도 아닙니다.

이걸 위해서 신규 캐릭터도 아닌 전작의 핵심 캐릭터를 죽인다는 건 오바인거죠.

라오어2 라는 게임이 될 수 있는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골랐다는 게 진짜 라오어1 의 후속작만이 할 수 있는 설정이 아닌 흔해빠진 소재와 스토리라는 게 안타까운 겁니다.

제가 종종 이걸 왜 라오어2에서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던 게 바로 이 부분이에요.


자 그럼 내용으로 넘어가 보죠.

개연성이나 캐릭 붕괴는 차치하고 본인들의 메세지조차 제대로 전달을 못 해요.


의도는 확실합니다.

초반에 분노유발 - 분노에 휩싸여 전진 - 악당(?)의 배경 이야기를 알게 됨 - 악당을 불쌍히 여김 - 용서(해피엔딩)

앞서 언급한 블소랑 똑같은 서사네요.


문제는 닐 드럭만이 전혀 유저가 어떤 생각을 품을 지 예상 못했다는 겁니다.

뭐 격렬히 증오하길 바라며 만들었다? 이건 그냥 정신승리죠.

그 누구도 저런 생각으로 안 만듭니다.

분명히 이게 잘 어필 될 줄 알았거나 혹은 자기도 자신이 없었을거에요.

그러니까 걍 저렇게 입 털면서 정신승리 하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애비에게 감정이입 시킬 수 있을지 모른거에요.

하다못해 애비 서사라도 먼저 보여줬으면 나았겠지만 그랬으면 또 그거대로 욕 먹었을 겁니다.

딱 하나. 초반에 조엘 죽이면 사람들이 화 나겠지? 정도만 의도대로 된 거죠.


하지만 그 후에 디나랑 연애질하는 거 보여주겠다고 (이건 분명하게 PC 때문에 게임이 망쳐진 부분) 시애틀 가고 몇 시간 동안 조엘이 잘 생각도 안 나요.

왜냐면 감정선을 흐트러뜨리거든요.

만약 러브라인이 전혀 형성될 수 없는 토미랑 여행을 간 거였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조엘의 복수라는 목표를 향해 게임이 흡입력 있게 진행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조엘의 복수가 강조돼야 할 타이밍에 계속 디나에 대한 걱정, 디나와의 행복한 한 때 이런 걸 보여주느라 바빠요.

덤으로 딱 이 구간이 어정쩡한 오픈월드 구조로 인해 템포가 느려졌던 것도 한 몫 하죠.

복수 여행을 시작하자 마자 이런 부정적 요소들로 감정선을 흐트려 두는데 누가 깊게 몰입할 수 있을까요?


또한 애비를 플레이하는 10시간 동안 애비에게 이입할 수도 없어요.

일단 각종 설정들부터가 어떻게든 조엘, 엘리와 대칭적 구조를 만들어서 '각자의 입장에서 둘은 사실 똑같다' 라는 메세지를 강조하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어요.

디나의 임신 설정이나 만삭 임산부가 총알과 좀비가 넘쳐나는 전장을 종횡무진 하는 거나 말이죠.

(레지던트 이블 영화의 앨리스처럼 좀비 바이러스로 신체 강화라도 된 건지?)


자연스러운 요소들 예를 들면 감정적인 부분에서 대칭성을 이뤄야 하는데 라오어2는 주변 설정을 통해 대칭성을 이루려 해요.

그런데 그 마저도 애비의 서사 중 5시간 정도 동안 보여주는 레브와의 유대감과 팬들이 1편을 플레이하면서 쌓은 조엘-엘리의 유대감은 당연히 같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5시간은 애비도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 사람이다 라는 얘기를 보여주는데 뭐 어쩌란걸까요?

그걸 누가 모를까요? 이걸 5시간이나 걸려서 보여줘야만 사람들에게 어필될 게 아닌데 말이에요.


솔직히 일자진행형 스토리 겜이 잘 없는 요즘 작년에 했던 플레이그 테일이 훨씬 시작부터 끝까지 주인공들의 상황과 감정에 더 이입이 됐던 것 같아요. 

애비 플탐보다 플레이그 테일 플탐이 짧았던 거 같은데 집중된 서사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네요.

이런 부분들을 돌아보면 닐 드럭만은 그냥 못 만든거에요.

적절한 분량 배분으로 타이트하게 핵심만 짚는 게 아니라 주절주절 늘어 놓은거죠.

데스 스트랜딩의 엔딩이나 애비 파트나 별 차이 없는 뇌절 파트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명작들은 편집을 통해서 쓸 데 없는 부분들을 쳐 냅니다.

그런 걸 할 줄 아는 감독들이 진짜 천재적인 거죠.

닐 드럭만은 분명 일반인들보다 뛰어나지만 명장 근처도 못 갈 실력이에요.

근데 그걸 자타공인 명장이라고 물고 빨고 있는게 현 자태구요.



정리하자면 이 게임은 팬들의 기대를 배반하면서 까지 시도를 했지만 그냥 실패한 겁니다.

예술적 시도를 했는데 팬들이 받아들이지 못한 거다?

저 말 자체가 실패했다는 뜻인데 쉴드 치려고 저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잘 이해가 안 가더군요.


앞서도 말했지만 모든 작품이 대중성만 쫓을 순 없죠.

하지만 대중성을 버리고 예술성을 택했다고 명작인 것도 아닙니다.

지금의 라오어2 리뷰를 보면 그저 '가지 않던 길' 을 갔으니까 명작이란 식으로 빨아주고 있어요.


그런 기준이라면 데스 스트랜딩은 왜 80점대여야 했던걸지..

매 년 수많은 인디 게임들이 남들이 하지 않던 방식으로 나름의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노력하는데 왜 이 겜들은 100점을 안 준 걸까요?


닐 드럭만은 라오어2에 이런 짓을 해선 안 됐고 그마저도 실패했으니 겸허하게 자기 잘못을 받아들이는 게 맞습니다.

후원댓글 0
댓글 0개  
이전 댓글 더 보기
TWIP 잔액: 확인중
▲윗글 7월 및 8월 방송 일정(수정) 롤케이크
▼아랫글 새 많와 무교광신도
0
04-24
0
10-03
0
새 많와 [1]
무교광신도
06-04
0
만화 추가 [1]
무교광신도
05-26
0
만화 링크 [1]
무교광신도
05-15
0
슈의 라면가게 [1]
무알콜맥주
01-25
0
업적 기록실
Broadcaster 롤케이크
01-24
0
01-07
0
11-07
인기글 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