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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9. 속리산 단풍 여행

웨스트5
2021-10-29 22:22:05 86 1 0

조금 이른 밤에 잠든 나는새벽2시 쯤 눈을 떠서 난 유튜브를 보며 새벽을 지새우고 있었다.

이번주도 시험과 과제에 찌들어 학업스트레스를 받아오고, 다음주도 시험에 야외조사에 다담주까지 시험에 과제에...

이런게 산더미가 있는 것 자체는 대학생이라는 신분의 본분이니 싫어도 그러려니 한다만, 일정을 지들 밥먹듯이 바꾸는 교수들의 변덕은 약속을 어기는걸 좋아하지 않는 나로써는 매우 혐오스러운 부분이었다.

그렇게 스트레스가 맥스치를 찍었다는 것을 느낀나는, 여행을 가야될 필요를 느꼈다. 

내 삶의 있어서 가장 가치를 두는 부분. 이번주의 스트레스와 앞으로의 일들을 감당하기 위해 나는 기분전환이 필요했다. 

빡센 기분전환이 말이다.


이미 이전부터 장소는 어느정도 결정되어있었다. 마침 오늘 밖에 평일은 시간이 나지않기도 했고, 마침 단풍시즌이 아닌가.

그렇다면 단풍을 보러 오랜만에 산에 오르는 것이다. 그럼 어느 산? 지금 절정이라 할 만한 곳은 계룡산이나 속리산 등이었고,

단풍으로 가장 유명한 내장산은 아직이었다. 가게된다면 속리산을 가자고 결정했고,

새벽에 뒹굴며 고민하던나는 5시가 되서 가야겠다고 결정한다.


난 조그만한 힙색하나에 셀카봉 비닐봉지 필기구를 넣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티슈같은 것도 안챙겼는지 아무생각이 없었나보다. 간식도 좀 챙기고 그랬어야했는데.

물은 버스타기전 편의점에서 하나사고, 밥을 못사서 어쩌나하다가 결국 속리산쪽 편의점 김밥을 하나 사들고 올랐다.

고작 물, 김밥한줄 이외 아무것도 없다. 나는 정상만 찍먹하고 내려오는 편안한 4시간도 안되는 코스를 탈 예정이었기에.

이 때까지 무슨일이 있을지 나는 몰랐다.


속리산 버스터미널, 아침에 도착해서 저녁에 돌아가려고 갔는데 안내원이나 그런사람은 보지 못했다. 무인터미널인가 창구는 있던데. 시골 버스터미널답게 간단하고 크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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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터미널에서 법주사가는 길 사이에 산채비빔밥 거리라고 식당들이 주욱 늘어서있는데, 산채비빔밥말고도 등산객들 상대로 여러가지 판매하는 그런 길이다. 아침이라 열은 곳은 거의 없었는데, 거기 걷는데 유독 빨갛게 물든 단풍이 있어서 한 컷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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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산길에 가까워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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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입장권인데 사실상 절에 방문여부와 상관없이 속리산을 이 코스로 등반하려면 지불해야된다. 5000원이다.

뭐 국립공원 유지비라고 생각한다면 기꺼이 지불할만 하다만, 이거 수익이 다 절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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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들어가기전 돌담 옆에서 찍었다. 붉은계열에서 노란계열까지 다채롭게 물든 단풍들이 햇빛을 받아 돋보인다.

단풍은 사실 예전 단풍들에 비해서는 그저 그런편이었는데 오늘 날씨가 정말 최상이라 단풍들을 그래도 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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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안의 탑. 구름의 위치와 맞춰서 광각으로 하나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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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를  나와 계속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에 옆에 샛길에 억새가 자라있어서 이것도 하나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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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동안에도 단풍들이 보일 때마다 열심히 찍어올라갔다만, 오늘찍은 100여장의 사진을 여기서 다 소개할 수도 없을 뿐더러, 볼만한걸 어느정도 추렸다. 단풍은 후반부에 이쁜게 많이 나왔기에 뒤를 보도록하자.

여기서 올라가는 길에 문제가 생겼는데, 세심정이라는 쉼터 앞에 갈림길이 있어서 기존 목적지였던 천왕봉(정상)으로 직행하는 길을 가야했는데, 바보같이 옆에 문장대로 올라가는 길을 타버렸다. 다음 쉼터 사장님께 여쭤보고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사장님은 문장대가 훨씬 멋있다면서 지금 돌아가면 걸어온게 손해라고 그냥 가라고 하셨다. 

아, 이게아닌데...라는 생각이었지만, 지금 다시돌아가서 천황봉을 찍고 오는거랑 문장대가서 한바퀴 빙돌아 천왕봉을 가는거랑 1시간 정도 차이였기에...결국 잘못 온 길을 밀고나가기로 했다.

밑에사진은 문장대 가는 길에 있던 두꺼비처럼 생긴 바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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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대 비석. 사진뒤에 계단을 오르면 저기가 찐 전망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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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에서 바라본 전경. 오늘 날씨의 축복을 받은 나는 여기 온 것이 아깝지 않게 되었다. 쉼터 사장님의 말은 옳았고, 나는 현지인에 대한 신뢰도가 +1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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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천왕봉에서 먹으려던 김밥 한 줄은 여기서 소모되었고, 이제 난 물하나 말고는 사탕몇개 쥐어온것이 전부였다. 잘 버틸 수 있겠지?

이제 능선을타고 천왕봉으로 향하게된다. 천왕봉가는길은 좁았고, 양옆으로 내키보다 큰 조릿대들이 무성히 자라서 흡사 유사정글? 옥수수밭?을 뚫고 가는 느낌이었다. 3키로의 거리가 전부 그렇게 되어있더라...

그러고는 가끔 샛길이나있어서 빠져보면 암석을 타고 전망을 조경할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밑에는 낭떠러지에 안전장치가 없어서 상당히 위험했으나, 아래 전경을 보고 위험을 감수할만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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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고지대라그런지 바람이 많이불었다. 추위를 안탔기에 나로서는 가장 적합한 선선느낌이었는데, 추위를 타는분들은 아무래도 바람이 찰 것이다.

그렇게 등반 4시간 경과 도달한 속리산 천왕봉(해발 1,058미터).

확실히 문장대가 더 크게 조성되어있고, 볼만했다. 

여기는 좁고 비석만 세워져있어서 전경을 보기에 다소 적합하지는 않았다.

인증 차 사진을 찍고, 오늘 온 곳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이 다가왔으니 

누군가의 합격을 빌고, 누군가의 쾌유를 빌어본다.

나보다 열심히 사는 친구들이 장애물로 좌절되는 일이 없기를, 나만의 하늘에게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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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에서 찍은 전경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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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길에 다리가 풀리기시작해 정말 고역이었다. 오랜만에 등산이라 4시간이 넘어가자 마지노선이 넘어간 것 같았다.

더구나 허기도 지기 시작하고, 물도 다떨어졌는데 가진건 하나도 없음. 이거 총체적 난국. 

최악의 경우에는 지나가는 등산객분들께 요청하면 되는 부분이긴 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는 않았다. 

나는 버정 정신을 가지고 있기에.

결과론적으로 상한 곳은 없이 무사히 내려오긴했기에 좋은게 좋은거겠지.

해가 위로 솟아서 조명을 주며 단풍들이 더 한껏 빛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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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과 더불어 조명을 받은 시냇물도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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뺴곡히 들어찬 단풍아래 서있으면, 붉은색 노란색 조명이 내 아래로 비친다. 셀로판테이프에 투영된 조명들이 날 감싸는 듯하다.

단풍이 말라서 아쉽긴했지만, 확실히 오늘 속리산은 올해 단풍의 최고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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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다리의 기둥이 이끼로 덮여서 분위기가 좋아 하나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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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내려오는 길에 해가 넘어가기시작해서 물가와 단풍에 오묘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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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은 많았지만 이런 색이 곱게 물든 놈은 보기 쉽지는 않았다. 보여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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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길에 마주한 고양이. 날 무척이나 경게하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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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오늘의 베스트 샷이라고 본다, 등산길 초반에 그나마 멀쩡한 단풍잎 하나 집어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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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세심정~문장대~신선대~천왕봉~세심정~법주사

등반거리 약 14키로, 소요시간 약 7.5시간 (법주사~세심정까지는 사실상 평지인데 그냥 포함시킴)


내 기억상으로 속리산을 2007년에 법주사로 처음가고, 학교 현장체험학습이었나?로 법주사를 한번 더 들렸던 것 같은데

이렇게 본격적으로 이 곳을 오른 곳은 처음이었다. 

에러사항이 있었음에도 무사히 안다치고 복귀했다는 것, 날씨의 축복을 받았다는 것, 단풍이 절정이었다는 것.

나름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그리고 나의 하늘이 내 부탁을 잘 들어줬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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