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전교생이 모두가 들뜬 날이었다. 벚꽃의 꽃말은 기말고사라는 말처럼 분명 우울한 하루의 시작이었지만, 학교 전체에 만개한 분홍색 파도는 풋풋한 대학생들의 심장을 촉촉히 젖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꽃엔 별 관심 없던 나 조차도 그 날은 평소와 달랐으니까.
그날은 -
아마도 첫만남.
"아... 안녕..! 여기 앉아도 돼?요?"
내가 기억하는 형의 첫인상은 그랬다. 사실 그렇게 존재감이 강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날은 확실히 내 기억에 각인되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얘기해보자면, 「형」 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할 수 없는 가녀리며 얇디 얇은 목소리, 조금은 소심하지만 어딘가 용기낸 듯한 목소리. 그리고 그 목소리에 홀린 듯 시선을 돌렸을 때 나는 생각했다.
‘내가 가지고싶다-.’ 라고.
이후에도 나의 시선은 늘 자연스럽게 형에게 닿아있었다. 늘 활기차고 귀여운 형과 친해지고 싶었다.
'우와, 진짜 20살이야? 키가 엄청 커서 나보다 형이라고 생각했어!' 라며 큰 눈을 굴리며 나를 바라 볼 때에도, '야아아아- 술 마시러 가자- 오늘 넘 힘들었다구-' 입술을 삐죽 내밀며 툴툴거릴 때에도. 아주 사소하지만
형이 발표를 할 때, 자판기에서 뽑아 마실 음료수를 고민할 때, 아르바이트에 늦었다며 헐레벌떡 강의실을 빠져나갈 때, 특히나 형이 입술을 삐죽 내밀 때 젤리 입술이 될 때에는 키스를 - !
아,
이제 알겠다.
나-
형이랑 친구같은 게 되고 싶은 게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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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냐세욤 ^^
2편은 다음에 또 들구올게염 ㅋㅋ~~ 그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