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완방 때리고 자다가 전화 와서 받아보니까
고등학교 3년 내내 껌딱지처럼 붙어 다니던 부산으로 이사 간 친구더라구요?.
서울 올라올 일이 생겨서 전화했다길래 일 마치면 바로 집으로 오라고 말하고
간단하게 먹을 거 준비해서 술 한잔했는데 오랜만에 옛날 이야기하니까 추억에 잠겨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네요.
그중에.. 처음으로 직접 돈 모아서 샀던 옷에 대한 설렘이 문득 떠올라서
마침 사연 탭도 생겼겠다 언젠간 사용될 수도 있으니까 한 번 적어봅니다.
당시 최저 시급이 4300원이었나?
사실 제가 지금도 그렇지만 옷에 관심이 없는 편인데 그 당시에는 더 없었습니다.
옷은 어차피 교복 입고 다니고 나갈 일 있으면 어머니가 사다 주신 옷 대충 입고 다니면 문제없었으니까
옷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생각하고 게임에 투자를 했죠.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명동을 갔다가 엄청 잘생긴 모델 같은 분이 입은 청자켓이 눈에 들어왔고
이후 집에 와서 청자켓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눈에 딱 꽂힌 청자켓이 하나 생겼습니다.
평소에 옷에 관심도 없던 내가 뭐 때문에 갑자기 청자켓에 꽂혀서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지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부모님께 사달라고 말을 했다면 평소에 뭐 사달라고 이야기를 안 하는 아들인지라
왠일이야~? 하면서 사주셨을 테지만
뭔가 이 옷은 내가 직접 돈을 모아서 사고 싶다는 그런 욕구가 막 생겼어서 알바를 구하러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그 와중에 알바가 처음이고 무서워서 친구한테 말해서 같이 하자고 했었던 쫄보였네요.
그치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알바를 받아주는 곳은 거의 없었고 이래저래 고민만 쌓여가던 와중에
마침 이 친구의 이모가 하는 식당에서 주말에 일하시는 분이 그만두셨다길래 주말마다 가서 일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두 달 동안 주말에 가서 일을 했고 열심히 돈을 모았네요,,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아침마다 버스 타고 학교 가던 거
1시간 일찍 일어나서 걸어 갔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그렇게 모은 돈으로 샀던 옷이 아페쎄 청자켓,,
결제하고 남은 돈이 5000원이 조금 안 됐었는데도 그 옷을 들고 집으로 걸어가는 그 길에서 느꼈던 행복감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진짜 오래 입었었는데 아마 지금도 옷장 찾아보면 나올 거 같아요 ㅋㅋㅋㅋ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옛날 이야기를 하다보니 추억에 잠겨서 주저리주저리 글을 써봤답니다.
다들 이런 첫 설렘 있으시겠죠?
신청곡은 카니발에 그땐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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