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의식이 점차적으로 흐려지고 삶의 의욕이라는 불꽃은 꺼져간다.
산성비에 부식된 조각상 같이 무슨 일에도 자신감이 있었지만
부식되어지면서 깎여져 나갔고 열정은 활화산같이 불타던 때와 달리
이제는 죽어가는 사화산으로 점차 굳어져가고 있다. 어른들을 비겁한
변명쟁이라 했던 내가 이제는 그 어른으로 변해간다는 불편함이,
그 침체되어져가고 방향 잃은 나침반이 된 것 같아 괜히 눈 앞이 더
침침해져 가는 것 같다. 내 인생의 이정표가 본래 어디를 향하고
무엇을 원했을까. 어떠한 것을 꿈꾸며 살았을까. 왜 이리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