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이름이 '눈뜨고코베인' 이에요. 심지어 곡 제목은 '지구를 지키지 말거라' 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노랫말과 영상을 먼저 볼까요?
아들아 너는 지구를 지키지 말거라
아버지는 죽기 전에 얘기했지
네 엄마 일찍 죽은 것도 다 그것 때문이란다
아버지는 죽기 전에 얘기했지
아들아 너는 지구를 지키지 말거라
아들아 너는 지구를 지키지 말거라
아들아 너는 지구를 지키지 말거라
아버지는 죽기 전에 얘기했지
지구는 지키는 사람들이 따로 있는 거란다
아버지는 죽기 전에 얘기했지
아들아 너는 지구를 지키지 말거라
아들아 너는 지구를 지키지 말거라
아들아 너는 지구를 지키지 말거라
아들아 너는 지구를 지키지 말거라
앨범의 컨셉은 '사실주의' 입니다. 그냥 사실주의는 아니고,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그로데스크한 리얼리즘' 이에요.
참고로 영상은 팬메이드 영상이어서 앨범의 제작자가 해석한 것은 아니지만, 컨셉에는 상당히 부합해요. 여기에 나온 캐릭터도 원본 앨범의
라이브 공연 포스터에 있는 것을 가져온 것입니다.
지구를 지키는 아버지와 어머니였다니 비범한 사람들이었던 것 같은데, 정작 그들은 자신의 아들에게 '지구를 지키지 말라'라고 하네요.
지구를 지켜내고 죽음을 맞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세상에 남은 그들의 아들에게 세상은 관심 속의 무관심으로 아들을 대합니다.
'대한영웅협회'라는 기묘한 느낌의 조화, 아버지를 조문 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리듬을 타는 모습과 아들의 멍한 모습이 극적으로 대비되고,
앵커는 아버지의 죽음이 아닌 '더 이상 지구를 지킬 영웅이 없음'에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영웅의 아들이지만 그 아들은 그 부모에겐 그저 '아들'이기 때문에, 여느 다른 성장기 소년과 별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 그에게 부모의
빈자리는 확실히 클 수밖에 없지요. 결국 아들은 절망에 빠져 모든 것을 내버려두었고, 지구는 무법지대로 변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엔가 거대 운석이 다가와 사람들은 패닉에 빠져 버렸어요. 그러나 부모의 피는 아들에게도 있는지라 사실 아들도 지구를 구할
능력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의 머릿속에서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지나간 과거를 스쳐본 아들은 자신의 부모가 결국 죽어야 했던 길,
지구를 구하는 영웅의 길을 선택하게 됩니다.
아주 가끔 어떤 사람들은 자신에게 중대한 불이익이 올 것을 알고서도 정면으로 저항하고, 맞서 싸웁니다.
아들은 자신의 부모가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알고서도, 결국은 자신의 의지로 운석을 깨뜨리기 위해 날아갔어요. 무모한 것일 수도
있고, 멋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고 보면, (예상되는) 결말 같은 것은 그에게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르지요.
아들이 달려나가기 직전, 그를 부여잡았던 부모의 모습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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