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똘이_ 0

"어... 좀 어색하고 장소에 안 맞는거 같은데...?"

"노랑 페인트가 싫다고? 그냥 참아! 게이머들이 멍청한 탓임! [대충 아무 게임]이 플레이테스트 했을때는 [노랑 페인트보다 나은 수단]으로 유도 해야 했었음. 플레이어는 이렇게 해줘야돼!"

최근에 게임에 자주 보이는 노란 페인트/노란 테이프를 사용하는 플레이어 유도 맵 디자인에 대한 반감의 목소리가 특히나 서양에서 자주 나오는데요,

촉발점은 작년에 발매한 바하4 리메이크 때 즈음이였습니다. 이 게임에서 특히나 부술수 있는 통이나 상자, 진행을 위한 사다리 등이 형광 노랑으로 칠해져 있어서 많은 팬들이 "이거 너무 노골적인거 아니냐" "배경이랑 전혀 녹아들지 못한다" 라고 하면서 불호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기존에도 이런 식으로 밝은 형광색으로 길이나 중요 오브젝트를 표시하는 게임 디자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많은데요, 요지는 

"너무 노골적이고 게임에 대한 몰입이 깨진다"

더 나아가서는 

"이렇게 표시하지 않으면 플레이어가 모른다고 생각하는건 플레이어를 무시하는 처사다" 

"게임 개발자들이 더 자연스럽고 나은 수단을 만들 생각을 안하고 이런 게으른(lazy) 수단을 쓰고 있다"

라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반박측 목소리에서는 

"플레이테스트 같은거 해보면 플레이어들이 대놓고 해도 놓치는 경우 많아서 자연스럽게 노골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라고 말하는데요,

저도 게임 디자인에 관심 많은 입장에서 이러저러한 플레이테스트나 개발 노트들을 보면 실제로 개발자들이 의도한 것, 정말 노골적으로 해놨다고 생각한게 생각보다 많이 빗나가서 이런식의 접근이 이해되기도 하더라구요

(참고영상으로 밸브가 얼마나 광적으로 플레이테스트를 참고하는지에 대한 영상. 한글자막 있음)

사실 비단 이 노란페인트 뿐만 아니라 전부터 게임플레이에서 편의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

"너무 게임을 쉽게 만드는건 플레이어들을 너무 무시하는 처사다 or 생각없이 플레이하게 만드는 짓이다"

"게임은 적당히 도움 없이 스스로 극복하는 노력이 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너무 최저실력 플레이어만 배려한다" (주로 예시로 다크소울이나 젤다 야숨/왕눈이 많이 거론됨)

대략적으로 handholding(너무 대놓고 도움 주는 부분)에 대한 반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고

vs

"게임은 최대한 여러 계층이 즐길 수 있게 만들어야한다"

"니가 쉽게 해쳐나갔다고 다른 사람들도 그럴거라고 생각하는건 오만이다"

"니네도 결국 자기도 모르게 이런 유도형 맵설계의 도움 다 받으면서 하는건데 없으면 스무스하게 즐길 수 있을거 같음?"

이런식의 대립 구도들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양쪽 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서 둘 다 이해가 가기도 하면서도 참 복잡한 문제인것 같긴하네요.

반대쪽 입장에서 말하는 것처럼 너무 편하게 만드는것 같아 보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아 이것도 이런 도움 없이는 못 깸? 뇌 없음?" 의 늬앙스가 들리는 우월주의적인 말 처럼 들리는 경우도 없잖아 있더라구요.

게임 개발자들이 이부분에 대해서 어느정도 타협점을 찾는게 맞다고 생각은 하는데 과연 이 노란 페인트가 그렇게 노골적이고 "게으른" 수단인지는 또 선뜻 판단하기 힘드네요. 

혹시 똘삼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