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시킨적이 없는 스티로폼 박스가 문앞에 배송
올게 왔구나! 하고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개봉 했더니
아이스팩이 있는데 아래에 뭐 동그란 게 있음
그것은 바로 =캐비어=
미디어에서나 접했지 한번도 먹어보진 못했던 고오급 그 것.
짭 캐비어 말고 진짜 캐비어라, 캐비어 오프너랑 자개 스푼이 동봉돼있었음.
(꺼무위키발 정보, 1등석에서 캐비어 주면 이정도 급으로 준다고 함)
순서대로 오프너/ 캐비어/ 자개스푼
(스푼 크기는 배스킨라빈스 맛보기용 자그마한 스푼이랑 비슷함)
어떻게 따는 줄 모르니까 검색해서 따는 법 좀 알아보고~
개봉
사진만 보고 막 따라해서 틈에 쑤셔넣고 빠루 처럼 열긴 했는데
다시보니 그냥 곡면에 대고 돌려서 몸통 림과 뚜껑 틈을 벌려 여는 식.
실물은 처음인 캐비어
스푼으로 만져보니까 연약한 알껍질로 알알이 독립적인데
아주 약간의 점액질? 미끈한 용액 같은 것으로 함께 모여있음.
경건하게 장갑끼고 개봉 및 시식
질감= 소금물 처럼 미끈한 용액으로 코팅된 소형 연어알 느낌.
날치알 처럼 탄력있게 씹으면 탁탁 터지는 게 아니라
탱글하게 형태는 유지하다가 약한 힘만으로도 알이 찢어짐.
치아로 씹지 않고 입천장에 혀로 압박해서 먹음.
향 = 비릿함. 마냥 비린내 라고 하긴 뭐하고
등푸른 생선쪽은 아닌 굴비 또는 꽃게같은 갑각류 그 사이 어딘가의 고소한 비릿함.
맛 = 터지면서 비린 짠맛과 함께 감칠맛이 혀에 쫙 퍼짐.
이후 생선 알이나 내장 먹을때 살짝 나는 쌉싸름한 맛으로 마무리.
토요일에 온대서 오늘 올줄은 모르고 그냥 집 오다가 산 바게트에
반쪽은 으깨 발라서/ 반쪽은 알알이 그대로 해서 먹어봄.
결론은 으깨 먹으면 질감도 못느끼고 그냥 비릿한 짠맛만 남.
알알이 먹는 게 더 좋음.
그리고 의외로 단독으로 먹을때의 존재감과 달리
빵이랑 같이 먹으니까 빵에 존재감을 많이 잃어버림. (홍어 삼합처럼)
혀에 빵이 먼저 닿냐 캐비어가 먼저 닿냐 차이도 클 정도.
인터넷에선 팬케익에 계란 사워크림 얹고 먹던데
1 티스푼씩 잔뜩 올리지 않으면 존재감 다 뺏기고 쩌리 될 거 같음.
총평.
"궁금한데 막상 사먹어보기 망설여지는 것" 이라는 주제에 가장 합당한 제품.
상당히 섬세한 식재료 같아 보임.
선이 굵고 직관적인 타 식재료와 달리, 개성있으나 빼앗기기 쉬운 존재감을 가져서
곁들여 먹을 게 마땅치 않다면 단독으로 먹는 게 좋아 보였음.
금쿤님 방송 재밌게 본 것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이런 선물도 주시고,
덕분에 세계 3대 진미중 하나도 경험해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