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잡담 잊을만할 시점에 또 옵니다.

고무장갑21f7f0
2021-01-23 23:22:53 135 2 2

선생님, 시작된 지 오래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근래들어 알림이 잘 오지않아 간만에 트게더에 왔더니, 약간의 휴식기를 가지신다구요. 좋은 생각입니다. 흔히들 한해의 시작은 활기차게 한다지만, 한해의 마무리를 한 게 엊그제인데 곧바로 뒤집듯이 새로운 기분으로 갑자기 변하는 것은 어렵지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습니다. 

아마 작년이었던가요. 시간 참 빠르지요. 작년에도 비슷한 시기에 선생님의 휴방을 경험했던지라 낯설진 않습니다. 사실, 휴식기 이후의 선생님 컨디션이 완전히 리프레시 되었다고 느끼진 못했기에, 혹여 의무감에 복귀를 한 건 아닌가 했던적도 있었습니다.

아 물론, 그렇다고 복귀할 땐 무조건 원복해야한다_는 부담감을 지우는건 절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이 느끼기에 상태가 좋을 때여야 한다는 겁니다. 거 방탄소년단이 이야기하는거 있잖습니까. Love yourself... 비슷한 맥락이죠.

작년을 좀 되돌아보면, 제가 그 전에 비해 방송을 거의 시청을 못했던 거 같아요. 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하는 일이 그때 특히나 더 정신없었기도 했고, 때문에 내 건강을 헤치면서까지 일을 해야하나는 고민도 했었습니다. 이 또한 주관적이라, 진짜 고생하는 분이 제 모습을 보고 '뭐 그런걸로...'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요. 어쨌든 이것도 제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 생각이니까요. 일로 인정받아 좋은 기분이 들 때가 있지만, 그걸 상쇄해 버릴만큼 허탈감 든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에 어디서 이런 문구를 봤어요. 

"일은 수단이라고 생각할 필요도 있다."

인생에서 일이란 내가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한 돈을 버는 수단이지, 일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속뜻이었죠. 어찌보면 양날의 검으로 들리기도 해요. 

'아니 그럼, 일은 티 날만큼만 적당히 대충하고, 돈만벌면 된다는거야?' 라고 곡해될 수도 있고, '그러면 짤리잖아? 어디서 그런 사람한테 일을 맡기나' 하는 식으로도 보일 수 있거든요.

일이 수단이라는 말은 일을 대충하라는 뜻이 아니죠. 다만 일이 더 중요해서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못하는 것을 경계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중요성을 강조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정서상. 그리고 일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무게 때문에 실현이 매우 힘들 겁니다. 더구나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알기 어려운 우리나라 시스템 구조상 더 어렵지요.

뜬금포 하나 날려볼까요. 저는 평소 곧잘 저 자신을 동물에 비유할 때 고양이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원할땐 옆에 있어줘야하는데, 평소에 그냥 나한테 오는건 싫고, 외로움을 타긴 하는데 그렇다고 왁자한건 부담스럽고... 그러다가 항상 결론은, '진짜 이기적인 생각이구나' 입니다. 결국 내가 원할때만 뭔가가 되길 바라는거니까요. 고양이는 귀엽기라도 하지, 난 그렇지도 않으니까요.

요즘엔 꽤 알려져 있는 개념인데요,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다" 는 말 있잖아요, 저는 취업하고 저걸 그대로 이해하기까지 꽤나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내가하는 모든 행동이 타인에게 낱낱이 보인다고 생각하고, 절대 경거망동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하루하루 나를 엄하게 채찍질만 했어요.

그런데요, 사람들이 말하는것 만큼 그렇게 '첫인상' 이라는게 엄청 오래가진 않더라구요. 어리숙하고 실수에 뭐 하나 특출난 것 없던 저였고, 또 타인의 평가도 그런 편이었는데, 그게 몇 년 지나니까, 그냥 '그랬던 적이 있었나?' 라는 말밖에 안 남더라구요.

누군가는 날 싫어하겠죠, 누군가는 날 호감가지고 바라보겠죠. 근데, 싫어하는 사람에게 가서 '그건 네 오해야, 나는 그렇지 않아' 라고 주절주절 풀어주는 건 딱히 필요없다 생각해요. 불편한 진실이기도 하지만,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에는 이유가 없어도 되더라구요. 경험상 느낀거에요. 어떤이는 그냥 생긴게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어떤이는 말버릇이 싫어서 비호감이 되기도 해요. 사람이란 참 간사하기 짝이없어, '왜' 라고 묻기 전까진 이유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아요.


이쯤해서, 도대체 이 글을 왜 쓰는지 궁금할 수도 있을거에요. 왜 이렇게 나불대냐면, 저도 오늘따라 선생님 방송을 되게 보고 싶은 기분이었거든요. 들어가면 인사하자마자 오늘 좋은 말씀 좀 해달라고 할 참이었거든요. 좋은 날씨고, 좋은 요일이지만.. 그 화창한 날씨가 저를 조롱하듯 내려다보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너무 비참한 기분에 손 가는대로 남기는 것 뿐입니다. 그렇다고 음주를 한 것은 절대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구요.

선생님, 저랑 비슷한 연배라는 생각으로 한 말씀 올립니다.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서 같은것도 더 크게 받아들이고 더 크게 상처받는 사람들이에요. 위로가 필요하지만, 그 위로조차 곧이곧대로 못 받아들이고, 그 삐딱한 마음을 자책하며 또 스스로에게 상처주는 사람들입니다. 꼭 고양이같죠.


제가 한창 위로받고 싶었을 때 절 울렸던 말로 마무리합니다. 

"힘내라기보단, '괜찮아' "


후원댓글 2
댓글 2개  
이전 댓글 더 보기
TWIP 잔액: 확인중
▲윗글 고양이 사진 제제의밍기뉴
▼아랫글 식빵고양 제제의밍기뉴
방송시간잡담
0
12-16
0
잡담
또 기다리며...
고무장갑
01-26
0
11-26
2
잡담
잡담 [1]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06-06
1
방송시간
죄송; 오늘 방송은 취소되었습니다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06-04
1
06-03
1
잡담
귀여운 고양이 사진 투척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06-03
1
잡담
It takes two 재밋네요 ㅋㅋㅋㅋ [2]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06-01
1
05-29
0
잡담
인스타 만들었어요! [1]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05-13
2
05-10
2
잡담
달달~한게 끌리는 요즘 [2]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05-02
1
잡담
사료 먹는 라쿤 [4]
카마고
04-01
1
잡담
-데- [2]
카마고
03-28
2
잡담
안부 인사 올려요 [4]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03-24
0
잡담
후기+잡담 [2]
뽀쏭쏭
02-28
2
잡담
고양이 사진 [1]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02-05
»
01-23
1
잡담
식빵고양 [2]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01-22
2
잡담
밥을 기다리는 웅이 [1]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01-06
1
잡담
두 가지 알려드릴 것이 있어요 [6]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01-04
0
잡담
잘한건가? [1]
갓나인
01-03
0
01-03
1
방송시간
1뤌 2일 jeje is you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01-02
0
방송시간
1월 1일은 휴방 ^^; [1]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01-01
1
방송시간
오늘의 방송 10시부터 내년까지~ [2]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12-31
0
방송시간
죄송...휴방입니다 ㅠㅠ [1]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12-30
0
방송시간
12월 30일 Jeje is you 할 예정입니당!
Broadcaster 제제의밍기뉴
12-30
인기글 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