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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자랑♥ 2019년 아포칼립스 신작 소설 -이프리나- 3편. 대가

인터초이
2019-08-30 05:58:02 141 1 3

3. 대가

 

“오늘은 여기서 쉬었다 가도록 하자고. 산은 체력소모가 더 크니까 말이야.”

 

변선생의 제안에 리나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 어차피 동굴을 찾기 위한 계획을 짜야했다. 이 넓은 산속에서 하나의 특정한 동굴을 찾는다는건 우격다짐식으로는 안되는 일이니까.

 

“우선 남겨진 안내도를 가져와봤어요. 굉장히 낡아서 멀쩡할건 찾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다행히 쓸만한걸 찾았죠.”

 

티몬은 안내도를 펼쳐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앞서말했듯 당연히 관광코스와 안내도에 적혀있는 동굴들은 제외할거에요. 그리고 이미 노출된 동굴들이나 관광코스 기준으로 150m떨어진 곳도 제외할거에요. 그런 곳은 눈으로 보이니까. 이렇게라도 조금씩 제외해나가보죠.”

 

“그럼 이곳, 이곳, 그리고…. 이곳도 제외하지.”

 

변선생의 말에 모두 의아한 듯 말했지만, 변선생은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가본곳이야.”

 

“아….”

 

납득하고 다시금 안내도를 바라봤다. 한참을 이동루트를 짜고 있을 때, 변선생이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 이렇게 하자. 어차피 하루만에 찾을거란 생각은 안하니까, 이번에는 관광코스를 이용해서 이동해보도록 하자고. 적당한 곳에서 벗어나서 다른 코스로 진입하는 방법으로 하는게 어때. 그게 체력소모는 적을 것 같은데.”

 

잠시 고민하는 두사람. 결국 수색은 효율이 문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성이지만, 지금처럼 인원이 적은 경우에는 시간이 조금 들더라도 체력의 안배를 해서 효율적으로 가야한다. 어차피 짧은 시간안에 발견할 수는 없으니, 지속성을 염두해 두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동선을 짜면 비는 곳이 너무 많아요. 다음 수색때 동선짜기 어려울 수 있어요.”

 

티몬의 의견은 일 리가 있었다. 확실히 효율적으로 수색한다면 변선생의 말이 맞다. 하지만 이 넓은 곳을 그런 제한된 경로로 수색하게 될 경우, 다음 수색에 있어 동선에 혼란을 가져다 줄수 있다. 결국 조삼모사의 성격을 띈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힘들지만 꼼꼼히 수색하느냐, 처음에는 쉽게 다음부터는 힘든 수색을 할것이냐.

 

“그렇게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자고. 넓은 곳을 빠르게 한바퀴 돌수 있잖아. 중간에 발견될 확률이 더 높아. 그리고….”

 

잠시 말을 끊고 목줄을 바라보는 변선생.

 

“믿는 구석도 있고 말이야.”

 

그의 시선 끝에 있는 목줄을 보자 두 사람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변선생을 바라봤다.

 

“변선생님. 변선생님은 그를 많이 봐왔으니 그렇겠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아요. 그런 불확실한 이야기 하나로 계획을 세울순 없다구요.”

 

“나도 그 이유라면 납득이 되지 않아.”

 

티몬과 리나의 반발에 변선생은 예상했다는 듯 진정시키며 말했다.

 

“진정해. 내 말을 믿을거라 생각해서 한말이 아니야. 출발할 때도 말했지만, 난 모험가라고. 나도 그런 불확실한 이야기 하나로 이런 엉망진창인 계획을 세우진 않아.”

 

본인의 입에서 엉망진창이라는 말이 나오자 리나와 티몬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이것 참…. 제법 자랑할만한 베테랑이라 생각했는데 말이야. 나도 수색에 있어 중요한건 효율보다는 정확성이라는걸 알아.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한구역 한구역 확실히 말이지. 내가 저녀석을 만나기 전이라면 굳이 너희와 다른 견해를 내세우지는 않았을거야. 모험에서 가장 피해야할건 분열이니까.”

 

처음보는 변선생의 진지한 말에 리나와 티몬은 잠자코 경청했다. 

 

“그런데 저녀석은 말이야. 규격 외야. 저녀석은…. 저걸 사람이라고 볼수 있나 싶을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녀석이라고. 저녀석이랑 있으면 기존에 있던 상식은 통하지 않아. 모험가에게는 신세계를 보여주는 그런 녀석이라구.”

 

잠시 둘의 표정을 보는 변선생. 자신의 말을 듣고는 있지만 아직 납득하지 않았다는 표정. 변선생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지난 1년동안 내가 저녀석이랑 같이한 모험이 몇 번인줄 알아? 지금까지 무려 50번이야.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 했다는 말이지.”

 

티몬은 그게 얼마나 대단한건지 몰랐지만, 리나는 알수 있었다. 혼자 행동하는 자신도 일주일에 한번씩 모험을 나갈 수는 없다. 만약 베이스가 가까운 곳이나, 지형적 정보가 확보된 곳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운이 좋아야 일주일이다. 당장 가는 길도 개척해야하니 이동에 시간이 걸린다.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해도 주변 지리를 모두 파악해야만 한다. 이 작업은 길게는 한달도 넘게 걸린다. 게다가 모험을 다녀오고 바로 나갈 수는 없는 일. 사람의 몸은 강철이 아니다.

 

“저녀석 덕분에 길을 헤매는 일도, 녀석들과 싸우는 일도, 누군가를 희생하는 일도 없어졌어. 정말로 그냥 걸어갔다가 걸어오면 됐거든. 물론 저녀석도 만능은 아니라서 가는 방향으로만 뚫어줄뿐이지만, 그게 어디야. 이제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겠어?”

 

적어도 리나는 납득할 수 있었다. 어쩐지 베이스에 물자가 생각 이상으로 풍부하다고 생각했다. 몇 년사이 물자가 늘고, 주변의 위협도 확연히 줄어들었었다. 그것이 목줄의 업적이었던 것이다.

 

“알겠어요.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저도 억지를 부릴수는 없죠.”

 

“그렇네요. 리나도 이렇게 말하니, 전문가의 말을 믿어볼게요.”

 

둘의 동의를 얻은 변선생은 진지했던 표정을 풀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하랑이 들어왔다.

 

“리나. 식사 준비 끝났어. 티몬이랑 변선생도 어서 나와요.”

 

하랑의 말에 모두 긴장하며 물었다.

 

“누가 만들었는데?”

 

“마침 맷돼지를 발견해서 잡아왔거든. 오랜만에 스나코 누님이 실력발휘 해보겠다면서 가져갔어. 아마 스튜가 아닐까 하는데…. 잠깐 메뉴를 물어본게 아니라 요리사를 물어본거야 지금?”

 

하랑의 말에 세 사람은 하랑에게 얼버무리듯 말한 뒤 식사가 준비된 곳으로 갔다. 하랑의 외침은 애써 무시하며 안심한 표정과 함께. 

 

“내 요리가 뭐가 어때서!”

 

------------------------------------------------

 

식사도 하고 잠도 잤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 리나 일행은 만반의 준비를 다한 상태로 산행에 올랐다. 수색을 잘해서 파수꾼을 하고 있었던 하랑이 선두로 나섰고, 그 뒤를 변선생이 이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나섰다. 세 번째는 리나가 자리했다. 결국은 리나의 모험이었으니 모든 결정권은 리나가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앞뒤로 빠르게 내용을 전달하려면 당연한 위치였다. 네 번째로는 티몬, 마지막으로 스나코가 자원해서 섰다. 원래 맨 마지막이 가장 위험하다. 차라리 리나 자신이 마지막에 서겠다고 했지만….

 

“그래? 그럼 오랜만에 실력 좀 볼까?”

 

진 사람은 말없이 이긴 사람의 말을 들어야했다. 새삼 스나코가 대단하다고 느낀 리나였다. 그리고 제 6의 맴버인 목줄은….

 

“그녀석이야 뭐. 당연히 먼저 움직였겠지.”

 

변선생이 이젠 일상이라는 듯한 말에 모두 납득할 뿐이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된 탐색. 계획은 이러했다. 어차피 이 산에 있는 것은 자신들 뿐이니 계속해서 이동경로를 따라 이동한다. 그리고 휴식시간이 되면 그 자리에서 휴식을 취한다. 정말 말도 않되는 계획이었지만, 전적으로 목줄을 믿고있는 변선생이 강하게 밀고 들어오는 바람에 실행하게 됐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무모한 계획 아닌가요?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하는건….”

 

“이봐 티몬. 현장은 처음이지? 내가 그마음 잘알지. 고럼고럼.”

 

어느새 티몬의 옆으로 와있는 변선생이 티몬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앞에서 보던 리나도, 뒤에서 보던 스나코도 못말린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뿐이었다. 

 

“그러고보니 옛날 생각이 나는구만. 옛날에 처음 모험을 떠났을 때 말이야. 자그마치 20명이나 되는 대규모 원정이었지. 거기서 짐꾼을 하고 있었는데….”

 

그리고 시작된 변선생의 농담. 아마도 티몬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함일 것이다. 원래 처음 밖으로 나오게 되면 너무 긴장해서 몸이 굳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동에 제한이 생겨버리고, 여차하는 상황에서 대처할 수 없게 된다. 여러명이 같이 있는 상황이라면 큰 위험을 부르는 상황이다. 변선생은 그런 상황을 안만들기 위해서 티몬에게 붙어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렇게 믿고 싶은 리나와 스나코였다.

 

“잠깐.”

 

하랑의 신호에 모두 일제히 멈춰섰다. 특히 변선생은 당황하기까지 했다. 멈춰설 이유가 없으니까.

 

“뭔가 있어.”

 

조심히 수풀을 걷어 앞을 보니, 믿을수 없을정도로 많은 수의 녀석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도 같은 방향으로. 본적도 없는 광경에 일행은 숨을 죽인채 지켜볼 뿐이었다. 녀석들이 모두 지나갔을 때, 모두들 안도하며 녀석들이 지나간 곳을 살폈다.

 

“여기가 어디쯤이야?”

 

리나의 물음에 티몬이 지도를 짚어주었다. 리나는 위치를 확인하고는 녀석들이 향한 방향을 바라봤다. 녀석들은 어디로 향한 것일지, 왜 그런 대규모 이동을 한것인지 생각하며.

 

“잠깐, 여길봐!”

 

스나코의 낮은 외침에 일행들은 스나코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스나코는 자신이 찾은 물건을 들어올리며 무엇을 찾았는지 말을 대신했다. 그건 어디서 많이 본듯한 칼집이었다.

 

“목줄…. 목줄은 어딨지?”

 

변선생이 당황하며 주변을 미친듯이 찾아대기 시작했다. 하랑은 진정하지 못하는 변선생을 말리기 시작했고, 일행들은 그의 의외의 행동에 당황하며 물었다.

 

“변선생 왜그래요? 선생답지 않잖아요!”

 

“목줄…. 그를 찾아야해…. 얼른 찾아야해. 그는 죽으면 안된다고….”

 

“일단 움직여요. 여기 있으면 위험해요.”

 

리나는 그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많이 진정된 변선생은 호흡을 가다듬고는 녀석들이 향한 곳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분명 그곳에 목줄이 있을것이라고 말하며.

 

“좋아요. 빨리 출발하죠. 목줄이 위험하니까. 대신 가면서 목줄에 대해 설명해줘요.”

 

다섯은 급하게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변선생은 목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말이야….”

 

------------------------------------------------

 

그들이 목줄을 발견한 곳은 처참한 상태였다. 여기저기 기능을 상실한 녀석들이 널부러져 있었고, 아직도 수많은 녀석들이 그를 덮치고 있었다.

 

“목줄!”

 

변선생의 외침과 함께 다섯은 목줄을 향해 뛰어들었다. 녀석들을 한명 한명 쓰러트리며 목줄에게 도착하자 그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상처에서 나온 피로 피칠갑이 된 몸. 한쪽 팔은 더 이상 힘이 안들어가는지 축 늘어져있었다. 그리고 가뿐 숨을 몰아쉬며 한방향을 노려보고 있었다. 힘겹게 그의 시선을 따라간 리나가 발견한 것은 동굴입구였다. 

 

“티몬!”

 

리나는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그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그에게 손짓으로 동굴의 존재를 알려주었다. 동굴을 본 티몬은 반색하며 외쳤다.

 

“저기에요! 저 동굴! 안내도에 적혀있지 않은 동굴이에요!”

 

“모두 동굴로! 빨리!”

 

변선생의 외침에 모두 일사불란하게 동굴로 향했다. 모두가 도착하고 리나와 티몬이 도착할때쯤, 갑작스럽게 무언가가 날아왔다.

 

부웅- 퍽

 

“컥!”

 

처음보는 커다란 변종이었다. 2m를 넘는 거구의 괴물이 몽둥이를 휘둘러 둘을 날려버린 것이다. 

 

“리나! 티몬!”

 

몽둥이로 후려쳐 동굴로 쳐박히는 둘을 보자 스나코는 재빨리 둘을 향해 동굴 속으로 달려들어갔다. 멍하게 변종을 보고 있던 변선생과 하랑은 스나코가 달려가자 정신을 차렸다.

 

“젠장! 목줄! 여기야! 여길 막는다!”

 

변선생의 외침에 무아지경으로 싸우던 목줄이 반응하여 쏜살같이 변선생의 옆으로 왔다. 그들은 틈을 살피다 동굴 속으로 잽싸게 들어갔다. 상대가 많은 상황이라면 한번에 상대해야할 적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동굴 같은 좁은 통로는 최적의 장소가 된다. 자리를 잡고 녀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 그들은 어째서인지 쫒아오지 않는 녀석들을 의아해하며 기다렸다.

 

“이상한데요?”

 

하랑이 숨을 고르며 말했다. 그의 말에 변선생은 고개를 끄덕이며 목줄을 봤다. 그는 여전히 밖을 향해 으르렁 거리고 있었지만, 딱히 튀어나가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녀석들이 다가오지 않는 듯 했다. 

 

“푸하! 이유는 모르겠지만, 녀석들은 이곳에 못들어오나보다. 잠깐 쉬자.”

 

털썩-

 

변선생과 하랑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목줄도 이번은 지쳤는지 기절하듯 쓰러졌다. 변선생은 그를 잘 추스르고 동굴 속을 향해 외쳤다.

 

“어이! 모두 괜찮아?”

 

달려들어간 스나코에게 외친 말이었지만, 대답이 없었다. 아무리 경사가 있어도 소리가 안들릴정도로 들어갔을리 없어 의아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둘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 더 들어가자 열려있는 문이 보였다. 그리고 문 앞에서 앉아있는 스나코를 봤다.

 

“…. 뭐야?”

 

“티몬….”

 

스나코의 품에서 눈감고 있는 티몬의 모습에 모두 할말을 잃었다. 힘없이 늘어져있는 몸. 피를 토해낸 흔적. 하지만 평온한 표정.

 

“누님. 티몬은 어떻게….”

 

“미안하데….”

 

담담하게 말하는 스나코의 모습에 하랑은 말을 멈췄다.

 

“그 짧은 순간에 리나를 감싸고 대신 맞았나봐. 덕분에 리나는 크게 다치지 않았어. 웃기지? 자기가 제일 약하면서…. 힘도 약하면서….”

 

떨리는 스나코의 목소리에 변선생이 다가가려했다. 

 

“괜찮아. 괜찮으니까…. 리나에게 가줘.”

 

무슨 말을 하려 하던 하랑은 변선생의 만류에 입을 열지 못했다.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주고자 했다. 둘은 스나코를 지나쳐 문 안쪽으로 향했다. 흐느기는 스나코의 울음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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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누가 죽는게 가장 자연스러울까 하고 말이죠. 쓰고 나서 느낀점은 '누가 죽건 자연스럽진 않구나' 였습니다.


3편만에 한분이 퇴장하게 되었네요. 이런 급전개! 넘모 좋아^^


즐감하세요.


P.S 티몬님 너무 짧게 나와서 서운하신거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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