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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그리워진다(1) , 묵사발

묵사발63336
2019-04-13 03:37:41 112 0 1

(1)


앗뜨거~!”


갑자기 요란법석을 떨며 들린외침소리에 나는 잠에서 깨어났고그렇게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코를 찌를듯한 쇠냄새.타버린음식냄새.


... 태웠구나...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메스꺼움을 뒤로한채 난 일단 부엌으로 정신없이 튀어나갔다.


역시나...


또태우면 어떻게해요!!”


부엌엔 이미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있었고싱크대엔 익히 짐작하였듯 달궈진 냄비와 애초에 무엇이었는지 짐작조차 못할정도로 새까매진 무언가가 연기와 함께 피어오르고 있었다.아마도 찌개이려니...


하아....”


화가 났지만 이미 벌어진일화내서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었다..어차피 앞전에 단단히 이야기 하기도 했었고일단 수도를 틀어 냄비에 찬물을 끼얹기 시작한 나는 한숨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어무이..티비 보실때엔 차라리 약불로 데우시라니까요.. 냄비 사와야 되잖아요...”


아들 미안해티비 보다가 깜박했어~”


다음번엔 제발 약불 잊지마세요.”


다시한번 신신당부를 하며 간단하게 몇마디 대화를 한뒤 확답을 받아내고 나서야 나는 내방으로 돌아왔다.. 결국 분명 다음번에 또 잊어버리고 태우는 날이 오겠지...


환기를 위해 방 창문을 열어 방안가득 차오른 냄새를 제거하며 오늘 할일을 생각하기 위해 의자에 앉은 나는 문득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냄비를 태워서 버려야 된다는 아쉬움의 부류가 아닌 최고의 드라마를 끝까지 보지 못한 그런류의 아쉬움 이었다왜지왜 눈물이 나려고 하는거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기 전의 일이 떠올랐다.

누구나 그렇듯 꿈이란 녀석은 잠에서 깨면 잊혀지고 뒤늦게서야 서서히 기억이 난다그중 대부분은 기억조차 안날 정도로 잊혀 지겠지만 이번에 꾼 꿈은 그렇게 쉽게 잊혀질 형태의 꿈이 아니었다.


나를 얼마나 사랑해?”


그녀에게 나는 물었다.


당연히 많이 사랑하지!!”


당연한걸 왜 묻냐는듯 답한 그녀가 다시금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는 너는 나를 얼마나 사랑해?”


그녀가 나에게 되물었고 어디 어떻게 답하는가 보겠다는 듯 단단히 벼르며 날 바라 보았고거기에 난 잠시 생각한 뒤에 답했다.


... 조그마한 소리로 보글거리는 찌개소리만큼  널 사랑해


조금은 뜬금없는 답변 이었으려니...

묘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필히 뒤에 더 할말이 있을 것임을 안다는듯 그녀가 가만히 날 기다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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