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천득
- 시집 - 창밖은 오월인데
- 수필집 - 인연
창밖은 오월인데
너는 미적분을 풀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에도 아까운 순간
라일락 향기 짙어 가는데
너는 아직 모르나 보다
잎사귀 모양이 심장인 것을
-창밖은 오월인데 中
산길이 호젓다고 바래다 준 달
세워 놓고 문 닫기 어렵다거늘
나비같이 비에 젖어 찾아온 그를
잘 가라 한마디로 보내었느니
- 후회 中
우리는 이야기를 하고 산다. 그리고 모든 경험은 이야기로 되어 버린다. 아무리 슬픈 현실도, 아픈 고생도, 애끓는 이별도 남에게는 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 당사자들에게도 한낱 이야기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 이야기 中
하늘에 별을 쳐다볼 때 내세가 있었으면 해보기도 한다. 신기한 것, 아름다운 것을 볼 때 살아 있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생각해 본다. 그리고 훗날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있어 '사랑을 하고 갔구나' 하고 한숨 지어 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나는 참 염치없는 사람이다.
- 만년 中
그리워 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 인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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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고 어렸던 머언 시절,
하굣길 나를 힘들게 했었던 피천득의 인연
가을이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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