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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수일기장 사연] 크리스마스날 여자친구랑 놀러가서 혼자 트위치 본 썰 풉니다

김익명87c99
2020-01-10 21:29:16 76 4 0

사랑 // 달달이라는 주제에 맞는 이야기인지는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

작년, 그러니까 2019년 크리스마스 때 있었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처럼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 여자친구가 일하는 지역으로 놀러 갔었습니다.

23일부터 26일까지, 무려 4일동안 여자친구랑 둘이 맛있는것도 먹으러 다니고, 야경도 보러 가고 하면서 즐겁게 데이트를 할 계획이었죠.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사람이 아무리 완벽한 계획을 짜더라도,  '짜잔, 절대란건 없군요!'를 당할 확률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대충 짜잔! 절대란건 없군요! 하는 짤)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둘이 자주 가던 디저트 카페에 가서 수플레 팬케이크를 먹고, 노래방에 가고있는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여자친구가 전화를 받고 오더니, 엄청 심각한 표정으로 그러더군요.

"부모님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집으로 내려오래."

순간 당황했습니다. 분명 5일동안 둘이서만 있을 계획이라 숙소도 2인실로 잡아놨거든요.

그래서 무슨 큰일이 났나 싶어서 '급하게 집으로 내려가야 되는거냐, 무슨 큰 일 있는거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그건 또 아니라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부모님이 너 일본 온거 아시고, 크리스마스에 집에서 같이 밥을 먹자신다'

는 이야기 였습니다.

아니 도대체 여자친구 부모님은 제가 일본에 온걸 어떻게 아셨으며, 갑자기 여자친구 집까지 내려오라는 얘기는 또 무슨 얘기랍니까.


결국 여자친구랑 잘 얘기를 해서, 여자친구는 급하게 먼저 집에 내려가고, 저는 크리스마스 당일날 점심쯤 해서 여자친구 가기로 얘기를 했습니다.

사실 저로서는 둘이 같이 가는게 부담도 좀 덜 할것 같았지만, 부모님이랑 따로 이야기를 좀 하고싶으니까 조금 나중에 오라는 여자친구한테 차마 같이 가자고 할수가 없었습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비어있는 시간이 생긴 김에 건강식품점에 가서 여자친구 집에 들고 갈 홍삼도 사고, 먹고싶던 간식도 사먹고 숙소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혼자 있으려니까 너무 심심하더군요.

결국, 트위치를 켜버렸습니다.

역시 놀러가서도 트위치는 재밌었습니다.

트위치는 정말 최고야!

(대충 '시공의 폭풍은 정말 최고야' 하는 트레이서 짤)


아니,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한창 트위치를 보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해가 뜨고 있었습니다.

슬슬 나가겠다 싶어 한 손엔 중요한 짐이 든 작은 가방을, 한 손엔 홍삼박스를 들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여자친구 집에 가까워 질수록 진짜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사실 여자친구 부모님을 뵙는게 처음은 아닌데, 저번에 뵈었을 때는 아직 사귀기 도 전이었고, 집에서 뵌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정말 별 생각이 없었거든요.

아무 생각 없이 트위치를 보면서 밤을 샌게 그때만큼 후회된 적이 없었습니다.

밤샘 탓에 얼굴은 퀭해진 상태로 머리에 새집은 안 졌는지, 옷에 뭐가 묻어있지는 않은지, 뿌린 향수 냄새가 너무 강하진 않은지...

온갖 생각에 점점 정신이 아득해져 가고 있을때 쯤, 여자친구 집에 도착했습니다.

초인종을 누르고, 여자친구가 문을 열어줘서 거실에 딱 발을 들이는 순간,

긴장이 탁 풀리면서 지금까지 하던 고민들이 싹 사라지고 머리가 새하얘졌습니다.


거기서 제가 본건,

산타 코스프레 의상을 입고 실내 장식용 미니 트리 앞에서 브이 하고 사진을 찍고 계시는 아버님과, 그걸 보고 웃고 계시는 어머님이었습니다.

순간 당황해서 머리가 하얘져서, '이게 뭐지'하는 표정으로 여자친구 얼굴을 쳐다봤습니다.

여자친구도 그냥 씨익 웃으며 제가 들고있던 캐리어랑 홍삼을 가지고 안쪽으로 들어가더군요.

덕분에 긴장했던것도 싹 풀리고, 여자친구 집에서 맛있게 밥도 먹고 선물교환도 하면서 잘 놀다가 돌아왔습니다.


P.S. 제가 긴장했을까봐 긴장 풀어주려고 그러고 계셨던건가 해서 물어봤더니 원래 그러고 사진 찍는게 연례행사랍니다. 원래 여자친구 동생이랑 어머님까지 넷이서 다같이 한다는데 저 온다고 아버님만 하셨답니다.

P.S.2 놀러간게 들킨건 여자친구 동생 때문이었습니다. 용돈으로 혼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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