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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어느 한 관리직의 수기 - 2

도서관아동학습만화도둑
2019-11-05 23:41:14 29 2 3

22일째


문득 깨닫고보니 교육팀에 소속된 나는 오늘 새로 들어온 신입의 교육을 진행하고있었다. 

내가 보이는 시범을 전부 담으려 하는 그 눈들에는 이곳에지못하던 희망찬 빛이 마치 자신들의 삶은 이제부터 바뀔거라는, 그런 희망.

이곳에서 온후로 보기 힘들기에, 나는 그 희망에 맹목적으로 열광했다. 

그래, 이곳이 지옥이어도 여태까지 쌓아온 기술이 있다. 이러한 수라장에서도 나를 비롯한 많은 인원이 살아남지 않았는가. 교육팀으로 이동한 이것을 기회로 삼자, 쌓아온 경험과 기술을 살려 두번다시없을 정예로 만들어내리라.

그런 결심으로 나는 신입들에게 작업의 과정, 금기시해야할 행동, 특정한 생김새로 유추할수있는 환상체의 부류 . . .

그들은 정말 충실히, 성실하게 그 교육에 임했다. 내가 생각해도 완벽한 선생이라고 할순없었지만, 그래도 그런 나의 교육에 그들은 무언가 깨달은듯한, 자신만의 지식으로 흡수해 새로운 자신을 쌓아올리고있었다.

그중에서도 리신이라고 하는 신입은 특출났다. 그는 내가 알려준것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고, 난도있는 작업도 강박증처럼 보일수도 있을정도로 세밀한 움직임으로 해결해내는, 그야말로 특출난 새싹이였다. 그뿐만아니라 특유의 유머감각은 주변의 동료들도 피로를 잊게하고 심지어 다음 작업에 대한 의지까지 다지게 만든다. 그를 보면 분명 나조차 뛰어넘을거라, 이 끔찍한 환경을 개선해낼 방법을 찾아낼거라는 생각을 금치못하게된다.

이곳에서도 희망을 찾을수있는건가, 오늘이 그들의 실전투입일이다. 내 교육은 모자랐으나 분명 그들은 잘해내리라 믿어 의심치않고, 나도 작업을 하러간다. 오늘 난 새로운 환상체를 관리할 예정이다. 두려움이 없다면 거짓이겠지만, 예전보다 발걸음이 가벼운 기분이 든다. 오랜 짐에서 해방된것처럼.

[이 부분은 시간선교체작업도중 생긴 논리적 오류 소실점, 허구입니다]

23일쨰

리신이 죽었다. 대다수가, 나는 청결유지업무를 명령받았고 업무를 수행하러 중층까지 내려갔다. 일시적인 공포로 미쳐버린 직원의 짓이라 그럴까. 여태까지의 시체들과 다르게 생전의 모습을 거의 유지하고 있었다. 문득 정신을 붙들면 날 바라보고있는듯한 그 시선 그 눈. 마치 내게 원망하는듯한, 꾸짖는듯한 . . . 희망의 빛이 사그러진 눈이

날 그런 눈으로 보지마 어쨰서 이런일이 일어난거야? 내가 헛된꿈을 꾸어서? 이 지옥이 끝나리라 감히 생각해서? 나는 분명 최선을 다했는데 너희들이라면 우리들을 구원해주리라 내가 찾지못한 답을 찾아내리라 생각했는데 날 탓하지마 내게기대지마말걸지마바라보지마붙잡지마그저내게서사라져없었던것처럼원래존재하지않은것처럼내머리속에서사라져

아무빛도없는눈에날가두지마



오늘도 신입이 입사했다. 들뜬 행동거지 기대하는듯한 시선 빛을 머금은 눈

빛을 머금은 눈

난 

직접 교육을

지도할 수

없었다

[검열삭제]


24일째


새직원, 그리고 새로 오는 환상체들, 고참들은 이젠 타인의 죽음에는 무덤덤하게되어가고, 그 누구도 이곳이 얼마나 위험한지, 신중하지않으면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나서서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난 저들의 눈을 보고있다보면 괜히 헛구역질이 나와 가까이 하기도 힘들다.

교육하지않는 교육팀이라니, 누가 들으면 말장난이라도 하냐는듯 내게 쏘아대겠지.

중요한건 그런것보다 신입들과 고참들 사이의 골이 점점 깊어지기 시작한다는거다.

우리는 그들이 얼마 못버티고 금새 새 인원들이 보충될거라 생각해 쉽게 마음을 내주지않고.

그들은 이 위험천만한 불특정 다수 대량학살생물체들에 대해 그 무슨 조언조차도 쉽게 얻지 못한다.

최악의 악순환, 그것이 거듭되니 고참과 신입들이 나뉘어버린것이다.

이젠 그 누구도 타인에게 쉬이 마음을 내주지 않는다. 그 누구도 상처받기 싫어서.

언젠가 들어본적이 있는 말이 떠올랐다.

마음은 물질적인 것이라 다른이에게 나누면 그만큼 자신의 마음이 줄어들고 감정또한 격해진다고.

마음을 받은이가 돌연 떠나버리면 그 마음은 돌려받지 못한채 남은 자신의 마음을 추스리며 빼앗기지 않기위해 더욱 더 견고해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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