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물다섯 살 트수입니다.
전에 사귀던 여자친구랑 있었던 일입니다.
아직 연애 초기라서 서로 조심하는 게 많았던 시기였어요.
데이트 코스로 룸 카페에 들러 만화를 보는데, 여자친구가 방귀를 뀌었습니다.
소리가 너무 커서 못 들을 수 없을 정도였어요.
여자친구도 그 사실을 아는지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처음엔 그래도 모른 척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 아쉽더군요..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는데, 갑자기 무한도전에서 본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무한상사 편에서 박명수가 뀐 방귀를 멤버들이 함께 들이마시는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이거다!' 하는 생각에 "원래 연인끼린 이런 것도 함께 나누는 거야~"라고 말하며 숨을 크게 들이마셨고
예상보다 독한 냄새에 기침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엉덩이로 담배라도 폈던 걸까요?
뭐였든지 여자친구는 귀여워도 방귀는 전혀 귀엽지 않았습니다…
분위기는 냄새처럼 구려졌고, 여자친구는 삐져버렸습니다. 살살 달래봤지만 욕만 얻어먹었습니다.
"그걸 왜 맡아? 이 미친놈아."라고 하더군요.
나중에는 "너 혹시 방귀 냄새 좋아하는 변태야?"라는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세상에,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결국 싹싹 빌고 다시는 방귀 냄새를 맡지 않겠다는 이상한 약속을 한 뒤에야 용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지독한 방귀 냄새를 맡을 때면 전 여자친구가 생각나곤 하네요.
소영아, 네 방귀 냄새는 너무 지독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