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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er 덕아
2022-12-01 19:20:00 63 1 0

방송을 너무 힘들게 시작해서 

어려운 성장기를 거쳤다 보니

정말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처음엔 '한 명이라도 내 방송을 보러 와주는 사람이 있구나'

라는 생각에 너무 기뻤고 이게 내 방송의 지향점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다.


욕을 많이 하고 험한 방송을 해보기도 했지만

한 시청자의 부모님이 '이 방송은 비속어를 거의 안써서 너무 좋아요' 라는 말을 해주시면서 더더욱 신경 쓰고 이미지를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장대한 계획이 없이 방송을 시작해서 헤매던 차에 롤, 마크 방송으로 속칭 '잼민이' 라 불리는 어린 시청자들이 많이 유입되었다.


1명 정도 보던 방송에 사람이 북적대던 시점, 도네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얼마 받지 못하더라도 일단 도네 링크를 걸어볼까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하려니 시청자들이 내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며 말하는 것을 알게되었다.

'형 용돈이 너무 적어서 도네 까진 못할거 같아요.'

'맨날 시참 하면서 후원 한 번 못해서 죄송해요.'


나는 그저 봐주는 것 만으로도 고마웠고

되려 내가 이 사람들의 시간을 사거나 혹은 빼앗는 다고 생각해서 미안해 하고 있었는데

뜻 밖에도 이 사람들이 나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그래 그냥 채팅창만 빌려다 쓰자 라고 생각한게 4년 차인 지금까지도 도네 링크가 없는 이유이자 사연이 되었다.


나의 한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나는 방송적인 성공에 집착하기 보다는 그렇게 그냥 사람만 보고 방송을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기에다가 사람을 조금이라도 억압하는 것을 싫어하는 내 성향이 겹쳐 다른 방송인들이 보기에는 말이 안되는 방송이 되어버렸다.


지나친 요구와 TMI 그리고 시청자들의 갑질이 이어졌지만

몇몇 심한 경우를 제외하면 그럭저럭 참을만 했다.

아니 이 사람들이 받아주는 곳이 없으니 이렇게 깊고 깊은 저 아래 내 방송까지 왔구나 싶어서

그 사람들을 차마 버릴 수가 없었다.


'힘들다' '아프다' '괴롭다' '슬프다' '외롭다'

이 사람들의 키워드는 내가 무시하고 지나치기엔 너무나 무겁고 버거워 보였다.

심지어 내게 해결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숨막히는 현실의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고 그걸 들어줄 사람이 필요 하다는데 이걸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


여기서부터 이미 내 방송은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에는 부적합 하다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내 마음 만큼은 엄청 편했다.

비록 내가 그 사람들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을 대신 흡수 하면서 나 역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곤 생각하지만, 그렇게 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어쨌거나 지금의 나는 크게 망가지고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언제라도 같은 상황, 같은 경우가 생긴다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지금처럼 하겠지 싶다.

마치 알고리즘에 맞춰 움직이는 AI처럼 그렇게 살아가게끔 프로그래밍 되어있는 나,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는 환경들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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