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이갈비님 불타는 금요일이지만 나가서 할 일도 없고 몸도 피곤해서 운동을 거르고 그냥 집으로 왔다.
일찍 집에 왔기 때문에 5시부터 방송을 볼 수 있었다.
간식을 챙겨서 책상에 앉아 잠깐 기다리자 방송이 시작되었다.
내일 이사를 앞둔 묘누나 방송이지만 캠에서 보이는 방의 모습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그리고 묘누나는 어제 도착한 팬심 선물을 개봉하기 시작했다.
편지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 주문한 것이 오길 기다리는 것 그리고 누군가가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
기다림의 시간이란 오묘한 것이다.
시간이 너무 길어선 안 된다.
기다림이 오래될수록 설렘은 짜증과 귀찮음으로 바뀌고, 이내 체념하고 기다림의 대상을 원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빠른 것도 좋지만은 않다.
음식점에서 주문하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음식이 나온 경험이 있는가?
'다른 사람한테 나갈 거 나온 거 아니야?' 같은 생각이 들면서 요리에 대한 의심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심의 시간과 체념 그리고 원망의 시간 사이에선 설렘과 들뜬 기분만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그 기다림의 순간을 조금이라도 늘리고 싶지 않아 도착한 물건을 받기 위해 집에 부리나케 달려가고, 메일함 새로고침 버튼을 계속 클릭하며, 조금이라도 더 빨리 보고 싶어 몸을 쭉 빼고 저 너머를 바라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묘누나에게 아낌없는 칭찬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묘누나는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 어제 바라던 것을 얻었고, 마음만 먹으면 먼저 뜯어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뜯어보지 않고 방송이 시작할때까지 기다린 것은
박스 속 내용물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함보다 선물을 뜯는 순간을 시청자들 그리고 선물을 보내준 고마운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그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할 차례이다.
새 집으로 가는 과정은 길진 않지만 결코 짧지도 않을 것이다.
내일 하루는 확실히 휴방이 예정되어 있고, 그 뒤 일정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불확실함 속에서 우리는 영원한 것은 없기 때문에 영원한 이별도 없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각자의 방식으로 허전함을 달래며 미아오가 다시 방송을 켤 그 날을 기다릴 것이다.
오늘 방송이 조금 일찍 끝나서 아쉬웠지만 그것 역시 더 빨리 돌아오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할 것이다.
지난 클립들을 돌아보며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
묘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