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사연을 쓰려고 했는데
자꾸 넋두리가 되네요.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이제 내가 누군지 알 것만 같고,
어째선지 '어른'이란 걸 조금씩 알 것 같고,
괜히 그렇게 알아갈수록 어릴 적의 내 모습은 잊어가는 느낌이고.
남들은 이게 자연스러운거라고 말해요.
근데요, 제 마음 속 한 켠에는 '진짜루?'
'정말 이게 어른이야?' 하는 생각뿐인데
난 아직 낙서하고 싶고,
내 맘대로 머리색 물들이고 싶고,
집 가는 길에 조용히 MP3 노래 따라부르고 싶은데...
귀여운 동물을 좋아하고 이쁜 옷들을 좋아해요.
목소리라던가, 음악의 멜로디 같은 거라던가, 그런 거의 화음이 좋아요.
희극과 비극을 가리지 않고 연극, 뮤지컬 등 문화생활 너무 좋아요.
그런데요, 자희님.
저는요. 자희님보다 나이 조금 밖에 안 먹었는데
이런 사소한 걸 못하고 있어요.
이제서야 저의 취향에 대해 알아낸 것 같은데
사회? 직장? 아니면 내가 평생 생각해 온 꿈 때문에?
어찌됐든 제 주변을 둘러싼 환경 때문에
이런 사소한 재미들을 놓치고 있어요.
물론 꿈은 중요해요.
어른이 되면서 느끼는 건데 꿈은 분명 가까이 다가와요.
그 꿈이 자신의 환경에 맞춰 변한 꿈인지,
이전부터 꾸준히 생각하던 꿈인지,
그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 안해요. 다만,
꿈이 가까워지는 도중에 버려야 할 것들이 너무 마음 아파요.
좋아하는 옷을 못 입게 되고,
게임도 못하게 되고,
노래도 듣기 힘들어져요.
머리도 예전처럼 염색도 못하게 되죠.
이럴 때마다 전 '자희님이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봐요.
라디오를 할 때 위로의 말을 건네던가,
삶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이들에게
무한한 긍정의 힘을 보내주는 당신을요.
사실 예전에 저도 그랬어요. 참 밝았죠.
다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이 꿈을 이룬다는 건 굉장히 즐거울 거라고,
그런 마음 가짐으로 살아왔는데, 그런 걸 잃어가는 중이죠.
그런 상황에서 당신을 생각하니까
'저 사람이 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저 사람과 동등한 위치에 서고 싶다.' 등등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뭔가 글로 쓰니까 혼모노 같이 보이는데 그런 건 아니구요.
그냥 전 '견자희'가 되고 싶었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주는 그런 사람의 대명사요.
그런데 그런 노력을 하면 할 수록
지금 '평범'한 제 모습을 끝까지 못 바꿀 것 같아서,
참 어렵네요.
술마시고 쓴 글이라 그런지 두서 없어서
퇴고를 길게 했는데 원본이 너무 두서 없는 글이라
정리를 해도 마땅한 결론이 없네요.
어찌 보면 첫 문장에서 쓴 것처럼 정말 넋두리인 것 같아요.
굳이 결론을 말하자면, 제 롤모델은 '견자희'입니다.
신청곡은 그네 -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Vocal By 한수연) 입니다.
댓글 0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