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며 서사를 음미하는 것을 좋아해서 앨범 위주로 플레이리스트를 짠답니다. 앨범을 추천하고 싶지만, 그러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좋아하는 앨범들 중 몇 개의 노래만 추려 봤어요! 원체 락 사운드를 좋아해서 새벽에 들을 만한 노래는 그다지 없지만,,, 그나마 잔잔한 노래들 위주로 골라 봤습니다.
1. 자우림 - 스물다섯, 스물하나 (9집 <Goodbye, Grief> #6)
너무너무 유명한 노래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가수의 가장 좋아하는 앨범,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 넣을 수 밖에 없었어요. 전 이 노래가 나온 2013년 이후 매년 새해 첫 번째로 이 노래를 듣습니다. 자우림의 팬이기도 하지만,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고등학생 때 노래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스물 한 살이 되어서도 이 노래는 그저 아름답게만 느껴졌을 뿐, 크게 와닿지는 않았답니다. 스물 다섯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 노래의 '너' 가 지금까지 찬란하게 빛나던 나였음을, 이 노래의 '나' 가 무언가를 상실해 갈 앞으로의 나임을 깨달았어요. 20대 후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이미 지나가버린 추억임을 알지만 아직 미련이 많이 남네요.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2. 몽니 - 소년이 어른이 되어 (EP <소년이 어른이 되어> #2)
저는 이 노래를 기점으로 몽니를 좋아하게 됐어요. 이 곡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참 와닿는 노래입니다. 처음엔 보컬 김신의님의 폭발적인 고음에 반했었는데, 어느새부턴가 가사가 제 마음을 사로잡고 있네요. '잡을 수 없는 시간들은 떨어지는 빗방울이 사라지듯 나를 스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랫말 중 하나랍니다.
3. 브로콜리너마저 - 춤 (1집 <보편적인 노래> #1)
지금은 절판된 브로콜리너마저 1집에서 최애곡 한 곡을 꼽기란 너무 힘듭니다. 전부 명곡이거든요. 들을 때마다 매번 바뀌어요. '앵콜요청금지', '유자차', 보편적인노래'... 오늘은 춤이 가장 좋네요. 인간관계를 무언가에 비유한다면 이 노래가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요? 사랑이든, 우정이든 말이에요.
4. 검정치마 - 틀린질문 (3집 part 2 <THIRSTY> #1)
이 노래만큼은 앨범 전체를 들어보시길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part 1, part 2 전부 다요. part 1에서 풀어냈던 아름다운 사랑 노래들을 기억하는 저로서는 part 2의 1번 트랙인 이 노래를 들을 때 강렬한 충격을 받았답니다. 지금껏 검은색 사랑을 노래했던 앨범이 있었나요?
5. 술탄 오브 더 디스코 - 사라지는 꿈 (2집 <Aliens> #3)
술탄의 2집 타이틀곡입니다. 디스코가 가미된 훵크 음악이 정말 제 취향이었던 데다 술탄이 하는 극한의 컨셉질을 너무나 좋아했었어요. 컨셉을 내려놓았을 때 너무나 아쉬웠는데, 이 노래를 듣고선 그러한 아쉬움이 싹 사라졌던 기억이 나네요. 오히려 적절한 때 컨셉을 내려놓은 것이 음악적으로 더 큰 발전을 이뤄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6. 전기뱀장어 - 미로 (2집 <Fluke> #11)
만약 내가 음악을 했었다면 전기뱀장어와 비슷한 사운드를 추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 취향인 곡들로 가득찬 전기뱀장어의 2집, 그 중에서도 정말 좋아하는 노래인 미로입니다. 스쿨 밴드를 할 때 전기뱀장어의 곡들을 많이 커버했었는데, 그런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르네요ㅎㅎ 날카로운 보컬과 기타 리프로 어떻게 이런 부드러운 느낌을 낼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7. ADOY - Grace (EP <CATNIP> #1)
저를 한동안 시티팝에 꽂히게 만들었던 ADOY의 데뷔 앨범 타이틀곡입니다. 새벽만 되면 찾고 싶어지는 그런 곡이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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