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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글따글 인간극장 - 보이지 않는 천사.feat 롯데리아

커퓌체리
2017-11-13 05:58:26 1012 8 3

오늘도 피곤에 찌든 느낌으로 일어난다.


찐막....그뒤엔 찐찐막..... 나는 왜 방송만 하면 자제력이 없어질까....아니 원래 이런 성격이지.....

떡진 머리...... 짙어진 수염.... 머리라도 감고 방송을 켜야돼는데....너무 힘들다....


오늘도 채널피드를 켠다. 이젠 나도 나이가 들었나보다. 24시간 방송이 이렇게까지 힘들줄이야..

설상가상으로 컴퓨터는 고장..... 폭주할 따무새들을 예상하며 잠시 현기증까지 인다.


탁탁탁탁


무의식적으로 본 킁킁이는 물을 마시고 있었다.


“또 3층에다가 쌋네... 진짜 어떻게하냐..”


한숨만 푹푹 내쉬며 킁킁이의 똥을 치운다.

요즘들어 킁킁이 똥을 치우느라 화장지 줄어드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또 따무새들이 요즘 야동 많이 본다면서 뇌내망상 굴리면 어떡하지.... 아 방송은 어떻게 해야되....

너무도 많은 생각이 들지만 그냥 침대에 누워버렸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

“그 롯데리아.., 거길 한번 가볼까?”


2개월 전부터 시작된 작은 선행.

햄버거를 시키면 오는 ‘치킨 한 조각.’ 오징어링이 올 때도 있다.


따무새가 아닐까.


갑자기 웃음이 슬며시 나온다.


“그래. 오늘 만나러 가자. 그 천사를!”


밖을 나선다. 쌀쌀하다. 이젠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삼선 슬리퍼를 신고 나와서인지 발이 시렵다. 그러나 왠지 따듯하다. 기대감 때문일까.


대체 그...혹은 그녀는 누구일까...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다. 난 그냥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을 뿐이다.


그런데..


왜 여자였으면 더 좋을거 같을까?


지나가던 길에 편의점에 들른다. 어제가 빼빼로 데이였지... 빼빼로를 사라는 시청자들의 성화에 떠밀렸다는 듯이 빼빼로를 고른다. 내가 ‘누드 빼빼로’를 고른 이유는 뭘까.


롯데리아에 도착했다. 왠지 숨이 막힌다. 이름모를 두려움이 엄습한다.

방송 또 안켰다고 따게더에 올라오는 성토의 글들을 보고 홧김에 한 야방이긴 하지만.... 혹시 그 사람이 내 방송을 안보는데 나 혼자 이상한 생각을 하는건 아닐까? 혹시 그 점원이 없으면?

그런건 신경쓰지 않는다. 여기까지 온 이상 어쩔수 없다. 그 사람은 무조건 방송을 보는 사람일 것이다라고 정의해 버린다.


햄버거를 시킨다. 말문이 막혔다. 물어보아야 하는데. 말이 나오질 않는다. 어떻게 말해야 하지?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도저히 용기가 안난다. 햄버거 세트를 받을 때 물어봐야겠다.


만약 이번에도...... 이번에도....


치킨 한 조각이 나온다면 말이다.


초조해진다. 머리를 흔든다. 마치 리듬을 타듯이. 난 긴장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알리려는 듯이.

그러나 미칠 듯이 초조하다. 주마등이 스쳐 지나가듯이 만가지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떠돈다.

어떻게 물어봐야 할까. 자연스럽게? 넌지시?


주문한 햄버거가 완성 되었나보다. 프론트 앞으로 한 발짝식.


비웃는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그 비웃음을 환호성으로 바꿔줄 테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물어본다.


“저.. 혹시 2개월 전부터....치킨 한조각씩이 오던데....”

“아 그건 이벤트로 드리는 겁니다.”


1초만에 날라들어오는 칼같은 대답. 점원의 얼굴표정은 바뀜도 없었다.


정신이 멍해진다. 그럼 그렇지 하는 느낌도 든다. 당연히 이벤트인거지. 머리로는 납득이 가는데 가슴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듯이 내 입은 다시 물어본다.


“오...오징어 링도 그럼.”

“네~ 이벤트입니다.”


내 마음속 깊은 수면으로 잠식되는 느낌이다. 또다른 내가 귀에서 속삭이는 것 같다.


대체 넌 뭘 바란건데?


또다른 내가 비웃는다.


실망. 두려움. 후회. 등등 오만가지의 부정적인 파도가 나를 쓸어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감정은.



부끄러움.


하스스톤에서의 실수도 뻔뻔함으로 철면피같이 방어해내던 내가.

표정이 무너저내린다. 시청자들 앞에선 보여주기 싫었던 표정이다.

힘없이 탁자 위에서 움켜쥐었던 빼빼로와 햄버거를 내려놓는다.


잠시동안 무표정이 되었다가. 일그러지는 얼굴을 시청자들에게 보일 수 없어 두 얼굴을 움켜쥔다.


산타의 실체를 알아버린 어린아이의 마음이 그런걸까.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걸.


시계태엽을 감듯이 시간을 되돌려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이 치즈스틱도.


햄버거 안에 든 이 모짜렐라도. 전부 고무를 씹는 것 같다.

햄버거를 삼키며. 나오지 않는 눈물또한 삼킨다.


이곳을 빨리 떠나고 싶다.

마구잡이로 우겨넣는다.

그러나....

그러나....



결국 난 봐 버렸다......

내 앞에 놓여져 있는 이...


‘치킨 한 조각’을.


심지어 다리 부분이다. 무심하듯 나를 챙겨준다는 듯이.....

차라리 가슴살이었다면... 하다못해 갈비 부분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내가....내가....



오해했을 리가 없잖아!!!!

소리치고 싶다. 그러나 더 추해질 뿐이다.


몰래 돈을 훔친 도둑과도 같이. 빠르게 롯데리아를 빠져나온다.

집을 나설때보다도 더 추워진다.



11월... 겨울보다 더 추운...


순진하고도 추했던.....




보이지 않는 사랑이었다......



오늘 방송 너무 레전드라 한번 써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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