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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ㄹㄱㄷ (4화 中) 2년전 이야기

벨루안
2022-04-06 02:42:20 257 5 0

밤 열시.

이미 늦은 시간이지만, 교육열에 불타는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에겐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니다.

이미 야간자율학습은 이름 그대로 자율화가 되어 많은 학생들은 학교를 떠났지만, 학업에 미쳐버린(?) 학생들을 위해 학교는 지금까지 문을 열어두고 있었다.

[교내에 남아있는 학생여러분들은 이제 귀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녹음되어있는 방송부 학생의 낭랑한 목소리가 교내에 울려퍼지자 각 교실에서 공부중인 학생들은 주섬주섬 공부하던 것들을 치우며 하교준비를 시작했고,

당직 선생님과 학교 경비원은 빠른 퇴근을 원해 교실을 돌며 학생들을 서둘러 하교시켰다.


밤 열한시.

산 중턱에 위치해 도심의 불빛도 재대로 받지 못한 학교는 오로지 달빛에 의존해 희미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는 학교 내부도 마찬가지인지라, 창밖에서 비춰오는 달빛만이 교내를 은은하게 비추며 조용함을 내뿜고 있다. 아니, 있었어야 했다.


텅빈 복도를 움직이는 검은 그림자들.

삼삼오오 모인 그림자들은 지금은 안쓰이는 동아리부실로 모여들었다.

마지막 그림자가 부실로 들어가자 착화음과 함께 양초가 켜졌다.

"잘 와줬다. 제군들. 드디어 오늘밤 우리들의 원대한 계획이 실현되는 순간이다."

"미멘." "미멘." "미멘." "미멘." ..........


이들의 정체는 오컬트부 동아리.

학교에서 이런 이상한 동아리의 존재를 인정해 주진 않을테니 당연히 비공식이다.

촛불을 가운데에 두고 동그랗게 모여있는 학생들, 그리고 그 중 커다란 모자를 쓴, 이 비공식동아리의 부장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다른 학생들에게 말했다.

"그럼 너희들, 내가 가지고 오라 한 물건들은 잘 챙겨왔겠지?

오늘이 위대하신 야미리우스님의 사역마를 소환하기 딱 좋은 날이라고."

이 여학생이 기대와 흥분이 가득한 얼굴로 다른 부원들에게 말을 꺼냈다.

"무...물론이지 부장! 시키는대로 잘 가져왔다고!"

"당연...하지! 우리가 누군데!"

대답을 하는 부원들의 목소리는 떨리고 눈동자는 흔들렸지만, 이미 기대에 가득찬 부장은 그런 이상함따위 간단히 무시해버렸다.

"좋아. 그럼 우선 A. 내가 가져오라고 한 어린애 해골은?"

"어... 부장.... 그게...."

쭈뼛쭈뼛 주저하는 A부원은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고, 이를 본 부장의 표정은 확 식어버렸다.

"이게뭐야 A?"

"아니... 어린애 머리는가져오면 진짜 범죄잖아... 그래서 집에서 동생 인형 머리라도 가져왔어..."

그것은 BA비 인형, 그것도 머리만 똑 때어져 있었다.

"야! 지금 장난해? 위대하신 야미리우스님의 사역마를 소환해야하는 이 중요한 밤에! 뭐? 바BI인형! 다른 애들은 그래도 잘 가져왔을텐데! 너 때문에 의식을 망쳐버렸잖아!"

화난 목소리, 그러나 들키면 안되기에 음량을 최대한 낮춰서 부장은 A를 질타했다.

그 모습에 다른 부원들도 주저하며 하나 둘 자신이 가져온 물건들을 꺼냈다.

"부장... 무덤가 까마귀의 깃털은 찾기 힘들어서... 그냥 길가에 떨어진 비둘기 깃털로 가져왔어..."

"머리카락으로 꼰 밧줄을 어떻게 찾아... 그냥 운동화 끈으로 하자."

"아니... 두개골 열개를 어디서 구해... 그나마 비슷한 계란으로 가져왔어. 내용물은 이미 다 없으니까 걱정마."

부원들이 가져온 물건들이 하나하나 나열될때마다 부장의 얼굴은 화를 냈다가 어이없어 했다가 하며 기분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기 나는... 피는 너무 무서워서 비슷한 케챱으로 가져왔는데..."

"아... 그래... 그냥 하자..."

부장은 체념했다.


바닥(에 직접 그리면 나중에 치우기 힘드니 깔아둔 커다란 도화지)에 

피(대신 구해온 케챱)으로 마법진을 그렸으며 

마법진 각 귀퉁이에 두개골(은 구하기 힘드니 가져온 계란)열개를 차례대로 놓고 

마법진 가운데에는 머리카락으로 꼰 밧줄(이 없어서 가져온 운동화끈)과 

무덤가 까마귀의 깃털(은 무덤에 가기 무서워서 대신 길가에 떨어진 비둘기 깃털), 

그리고 어린아이의 머리(는 가져오면 진짜 범죄니까 대신 가져온 동생의 BㅏBㅣ인형의 머리)를 놓고 

부원과 부장들은 둥글게 섰다.


부장의 목소리로 의식은 시작되었다.

"마신님이시여...! 이 목숨을 바쳐 맹세합니다!"

"미멘." "미멘." "미멘." "미멘." .......

"저희의 피와 영혼을 그대에게 드리오니...!"

"미멘." "미멘." "미멘." "미멘." "미멘." .......

"그대의 사역마를 이 곳에 소환하여 주시옵소서...!!!"

"미멘." "미멘." "미멘." "미멘." "미멘." "미멘." .......

"부귀영화와 영생을..."

비록 부실한 재료로 시작된 의식이였으나 분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다들 흥분하기 시작했다.

다들 열정적으로 주문을 외우던 그때 부원 A의 눈이 부장 뒤쪽 창문으로 향했고, A의 얼굴은 삽시간에 하얗게 질렸다.


"대악마 야미리우스를..."

"부....부....부장님...!!"

"어허, A! 신성한 의식 중이 이니덥니까!"

"그...그게! 뒤에... 뒤에!!!"

"뒤에가 뭡니까! 뒤에가!"

"어떤 여자가 저희를...!!!"

부장은 뒤를 돌아보았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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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기절했다.


"부... 부장님?!"

"젠장, 기절하셨어!!"

"빨리 밖으로 나가!!"

"도망쳐!!!"

부원들은 혼비백산하며 의식을 하던 도구들은 그대로 남겨두고

부장만 들쳐업고 도망쳤다.

부원들이 도망친 후에 촛불만 조용히 타오르다가

한줄기 바람과 함께 꺼졌다.


다음날 부장은 노발대발 화를 내며 부원들을 나무랐다.

"당장 우리 물건 다 가져와!!!!!"

그러나 무언가를 본 A는 물론, A의 말을 들었던 나머지 부원들도 부실을 가기 꺼려했다.

물론 부장도 부실을 찾아가진 않았다.

그렇게 유야무야 한달정도 실랑이를 벌였을까, 결국 다같이 부실을 가기로 결정했고 방과후 부실로 향했으나....





부실은 텅 비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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