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몬 0

올 4월 쯔음에 오픈을 시작으로 반년 조금 넘게 운영해온 사이트를 되돌아 보는 글입니다.

트위치 한국 VOD 서비스 종료 예고로 사이트의 메인 피쳐로 사용 중인 클립 관련 기능들이 소용이 없어져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개발을 그만해야할지, 다른 기능들로 채워 넣을지 고민이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네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정하기 전에 중간 세이브 포인트 느낌으로 그동안 있었던 일을 회고를 적어보려 합니다.

중간중간 개발용어가 있어서 노잼이 더해질 수 있어요. 찡긋

# 개발 시작

개인 프로젝트를 한동안 손놓고 있다가, 방송에서 우연히 말한 아이디어를 주제로 삼고 개발을 시작했어요. 몇년 전에 비슷한 컨셉으로 만들다가 접어서, 이번엔 더 잘할 수 있을꺼란 생각도 들었어요.

개발자에게 첫 삽을 뜨기전에 어떤 기술로 만들지 정하는건 행복한 고민이지요. 검색엔진에 크롤링이 잘되려면 SSR(Server Side Rendering)도 되어야하고, 여러 개발 편의성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후보군을 추리기 시작했어요. 최종적으로 요즘 핫하기도 하고, 한번 공부해보고 싶은 Next.js로 결정했어요.

사이트에 채워 넣을 데이터는 전에 접었던 프로젝트 Python 코드를 재사용해서 데이터 크롤러를 만들었어요.

뭐든 처음이 즐겁듯이, 처음 한두달 동안 정말 재미있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 내다버린 초심

2~3달 넘어가면서 초기에 구상했던 그림은 개나 줘버리고 방황하기 시작했어요. 슬슬 회사일에 치이기 시작하고 손에 잘 안잡혔던 것 같아요.

그래도 검색엔진에 크롤링이 잘 되었는지 방문자 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어서 보는 재미는 있었어요.

하지만 재방문률 같은 서비스에 중요한 지표가 낮아서 추가적인 기능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제가 누구입니까. 그저 개발자이기 때문에 유저가 눌러 앉아서 즐길 서비스를 만드는 능력이 부족했어요. 그냥 클립을 더 잘 때려박고, 쌓여있는 데이터들로 랭킹같은 시스템을 추가해 넣었어요.

처음에 "스트리머를 위한 PR 공간"이라는 목표였어요.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사이트에 재방문하는 유저의 수를 늘리는게 우선이라는 판단을 해버립니다. 그리고 클립과 기타 데이터 지표를 더욱더 채워넣기만 하면서 목표가 주객전도 되어버렸죠.

# 첫 오픈소스 기여

추가적인 기능 개발은 기획에서 계속 막히면서 손을 슬슬 놓기 시작했어요. 잠시 환기도 할겸, 시스템 개선을 하기로 했어요. 서비스 페이지는 Typescript(이하 ts), 봇은 Python으로 되어있어서 코드 재활용성이 안좋았어요. 게다가 저는 Python을 싫어합니다. (대충짜고 버릴 용도로는 좋은 듯)

점점 데이터를 처리해서 서비스에 보여주는 부분은 늘어가는데 계속 Python으로 작업하기 싫어서 봇 코드를 ts로 옮길 계획을 세움니다. 간단한 부분부터 옮기면서 구조를 잡아 나갔어요. 그러다가 Twitch API 호출부분을 옮겨야하는 차례가 되었어요. 검색해보니 Twitch API 오픈소스 라이브러리가 있어서 이걸 사용하기로 했어요.

하지만 여기서 "오픈소스" 해버립니다. 개인이 만드는거에, 큰 라이브러리가 아니라 기능 구현이 완벽하지 않았어요. 만들고 있는 서비스는 크롤링해야하는 데이터가 많아서 Twitch에서 설정한 분당 호출량을 맞춰야 해요. 하지만 사용하려는 라이브러리는 관련해서 핸들링 할 수 있는 기능이 없었어요.

다행히 구조가 단순해서 첫 기여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해당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는 규칙과 Project owner의 개발 지침에 따라서 개발하고, 모두가 사용 할 수 있도록 배포가 되었어요.

첫 오픈소스 기여는 생각보다 유쾌하진 않더군여.. 프로젝트 셋팅이 이상해서 코드짜는데 좀 힘들었어요... wlswnwBb 

# 그리고 악재들

오픈소스 기여하고 어느 순간 검색 노출이 개박살이 나버림니다. 하루에 30~40명씩 방문하는 상황에서 10명 이하 수준으로 떨어져 버렸어요. 크롤링이 문제인지 점검해서 의심되는 부분을 고쳐도 되돌아 오질 않고있어요.

그리고 어제는 한국에서 VOD 서비스 종료까지 발표까지... 메인으로 밀던 기능이 무쓸모가 되어 버렸어요. 다시 한번 다른 플랫폼에 기생해서 사업하는건 리스크가 크다라는걸 느끼는 순간이 되었어요.

# 지금까지 얻은 것, 앞으로

시작부터 지금까지 7개월 정도되었지만, 실제로 집중적으로 한 기간은 3~4개월은 될까 싶네요. 되돌아 보면 되게 배운게 많은 시간이였어요. 글에는 다 적지 않았지만 정말 골때리는 문제가 많이 있었고, 해결하면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아요. 평생 안할 것 같던 오픈소스 기여도 해봤네요 ㅋㅋㅋㅋ

이제 곧 클립 관련 기능은 제거하고, 원래 하려했던 기능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새로운 주객전도가 생기진 않을지 걱정이되네요. 일단 시스템 개선부터 마무리 해야겠어요.

지금까지 금요일이라 일하기 싫어서 쓴 뻘글이였습니다 wlswnw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