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페페 0

저는 경호처쪽 출신인데 gp처럼 작전교대를 합니다

다만 저희 소대는 청와대 근처 산에 쳐박혀 운둔생활을 하는데

근무서는거 빼곤 할게 없으니까 보급관님이

소초에서 채소를 키웠죠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보급관님의 고함이 소초를 강타하고 후임놈이 달려와서

화스트페이스라고 보급관 지금 개빡쳤다는 겁니다.

평소 쿨가이 코스프레에 빠져계신 이 양반은 부대에서

가장 오래 짬을 쳐먹고도 진급을못해 내년에 전역하는

초고참 말년상사였음

도대체 뭔짓을 했길래 진급이 막혔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빡치면 부대에서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없는(주임원사가 본인보다 후임이었으니)... 그런 인간이었는데

문제는 이런 인간이 중대 보급관이었다는거

아무튼 무슨일인지 확인하러 가보니 보급관이

눈이 씨뻘것게 충혈되서 야발거리고 있었음

순간 3개월후 전역이었던 나도 오그라들정도로 열이뻗쳐있었는데 알고보니 그 애지중지한던 텃밭이 전부 까발려져 있던거임

그리고 그 상황을 본 순간 ㅈ됐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음

근무지 올라갈때마다 거기서 살다시피했던 양반인데

그 텃밭이 망가졌으니.... 범인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찾았는데

솔직히 올라가면 최소 6개월동안 서로 부대끼고 지내니

미치지 않고서야 내부 인간일리는 없었고... 말했다시피

짬타이거 그 자체라 괜히 건드려서 꼬장 당하고 싶은 변태놈도 

부대에 있을리 없으니 답은 정해져 있었음

범인은.... 사슴

서울에 사람들이 사슴이 없다 생각하겠지만 청와대 근처 산에는 실제로 야생 사슴이 실존한다 초소 근무 설때마다 보는데

겨울에는 근처까지 와서 초소 안으로 대피해야함

뿔이 상상 이상으로 커서 맞으면 황천길 ktx 타는거임

하여간 그 놈들이 소초(막사) 근처로 내려와서 텃밭을 꾸여꾸역 쳐먹었던 거였음

그 뒤로 보급관은 텃밭근처에 트럭을 주차하고는 오함마를 들고 올라가 찾아오는 순간 사슴놈 뚝배기를 터트리겠다고 별 미친짓을 다했음

밤마다 초소 근무하고 돌아올때 트럭위에서 오함마 들고있는 꼴을 보면 참 살다살다 별 희한한 꼴을 다보는구나 싶었음

전역하는 그날까지 오함마를 들던 그 사람이었는데

지금쯤 사슴 뚝배기 하나정도는 부쉈을라나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