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어그로 죄송합니다 ㅎㅎ...
원래 말없이 계속 방송을 안 켠 것부터 사과를 드려야 하는데, 할말이 있음...좀 많아서 글로 적다보니 좀 가볍게 쓰는 점 양해 바라요.
피곤해서 난 몸살은 사실 진작에 괜찮아졌는데, 다리가 좀 아파요.
아프다고 하기도 이젠 지겹고 지치는 게, 그냥 잊을만하다 싶으면 아프던 거라서요. 동네 일수꾼 사채업자마냥 “요즘 살만한가보다?” 라면서 예고도 없이 확 찾아오는 게 벌써 20년이네요.
그런데 하필 이 시기에 또 아파오니까 머리까지 지끈거리더라고요. 뭔가 좀 해보려고 하는데 왜 지금? 이런 느낌이라...
그래서 아픈 것도 어지러운 것도 좀 누르고 싶어서 한동안 안마시던 술에 손을 댔어요. 원래 오늘도 공지는 짧게 하고 말로 설명을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시다시피 음주방송은 좀 ㅎㅎ 음주운전, 음주방송은 안돼도 음주공지는 괜찮겠죠?
다음주에 검사를 받을거에요. 원래 수술 이야기가 나오면 겁나기도 하고 누워 있는게 싫어서 매번 피했는데, 이번에는 뿌리를 뽑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20년도 넘게 인생에 걸림돌이 된 다리인데, 너무 늦게 결심한 게 아닌가...
누워서라도 켤 수 있는게 방송인데, 요즘은 겁이 나네요. 지금 타자를 치는 중에도 콕콕 찌르는 다리를 안고 맨정신으로 할 자신이 없어요. 이렇게 며칠 참다보면 또 가라앉기도 하는데, 이제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아프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요. 정형외과가 아니라 정신과로 가야하나?
한참 안보이다 이런 부탁을 드리는 게 정말 죄송하지만,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안 될까요? 병실에 누워 있든, 이를 악물고 재활을 하든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다른 것보다도, 지금은 방송다운 뭔가를 보여드릴 자신이 없어요.
맨정신에 방송으로 말씀드리는 게 예의인데, 술먹고 성의없이 공지만 남겨서 미안합니다! 그런데 머리가 잘 안돌아가서 이게 최선인 것 같아요. 술 때문에 철원 못 데려다줘서 공혁준한테 너무 미안하고 다른 철원 식구들한테도 너무 죄송하네요... 조금만 쉴게요.
댓글 37개 ▼